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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사당 난입 사실상의 쿠데타"…4명 사망(종합3)

시위대 난입으로 의회의 대선 결과 승인 절차 일시 중단
워싱턴D.C 주방위군 전원 동원…오후 6시 통금 발동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21-01-07 13:51 송고 | 2021-01-07 15:15 최종수정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을 하며 경찰과 충돌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을 하며 경찰과 충돌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 연방 의회의사당이 6일(현지시간) 밤 안정을 다시 찾았지만 4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체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백명이 의회의 대선 결과 승인을 저지하기 위해 이날 낮 의사당에 난입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인근 시위대에게 대선 패배를 수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고, 미국 현대사에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이 같은 폭력 사태는 다분히 대통령의 선동적 발언에 자극을 받아서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 의회 승인 절차 중단 : 미 의회는 이날 하원 본회의장에서 오후 1시부터 각 주에서 보낸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집계하고 이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대선 결과에 대한 의회의 최종 승인 절차다.

선거인단 투표 발표는 알파벳 순서로 진행되는데 앨라배마와 알래스카 등 총 12명의 결과를 발표한 뒤 중단됐다. 선거인단 총수는 538명이다. 사태 직후 의원들과 함께 긴급 대피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의회로 복귀했고, 부통령 주재하에 의회의 절차는 오후 8시쯤 재개됐다.

◇ 경찰 발포, 시위자 숨져 : CNN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수백명의 시위대는 의사당 주변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넘으려고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폭동 진압 장비로 완전 무장한 경찰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 내셔널 몰에서 대선 불복 집회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 내셔널 몰에서 대선 불복 집회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경찰에 따르면 약 90분쯤 뒤에 시위대가 의사당 건물 내로 들어갔고 상원과 하원 문은 잠겼다. 또 그 직후에 하원 본회의장에 있던 의원들은 긴급 대피했다. 의사당 건물 내에서의 대치는 오후 3시쯤 하원 앞문에서 벌어졌다. 의회 경찰들은 안으로 진입하려는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눴다.

이번 폭력 사태로 사망자 4명이 나왔다. 워싱턴D.C 경찰 발표에 따르면 여성 한명은 의회 건물 내에서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문을 부수려고 시도하던 중에 의회경찰의 총에 맞았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또 다른 3명은 '응급상황'에서 숨졌다. 또 경찰과 시우대 모두 최루탄을 사용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건물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최루탄도 사용됐다. 의사당 유리창이 파손됐고, 경찰관 수백명이 해산 작전을 위해 1층이 모였다. 이날 오후 3시30분쯤 상원 회의장에 모여있던 시위대는 해산됐다. 시위대를 건물 밖으로 내보내는 작전은 오후 5시40분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이번 폭력 사태와 관련해 약 52명을 체포했다.  

◇ 워싱턴 전역 통행금지 :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통행금지를 명령했다. 통금은 12시간 지속된다. 아울러 미 국방부는 워싱턴D.C 주방위군을 전원 동원시켰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및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 배치 명령을 승인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펜스 부통령이라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을 경찰이 체포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6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을 경찰이 체포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 연방수사국(FBI)은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의 폭발물 사용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FBI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친트럼프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사태와 관련해 폭발 의심장치 2개를 안전히 처리했다"며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폭력 사태는 오는 20일 퇴임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백악관 인근에서 지지자 수천명을 상대로 선거가 부정 행위로 빼앗겼다는 거짓 주장을 되풀이한 뒤 벌어졌다.

◇ 트럼프, 폭력 사태 정당화 :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 사태가 벌어진 지 몇시간 뒤에 시위대에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1분가량의 영상에서 대선 패배를 한탄하며 거짓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으로 가라"라면서도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 당신들은 무척이나 특별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당신들의 고통을 안다. 당신들이 다쳤다는 걸 안다. 우리는 선거를 빼앗겼다. 압승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당신들은 집으로 가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에서는 시위대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이들을 칭찬했다. 그는 "오랫동안 부당하게 대우를 받아온 위대한 애국자들이 신성한 선거 압승을 불명예스럽게 탈취당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썼다. 트위터 측은 이 트윗을 삭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지지자들의 ‘도둑질을 멈추라’ 집회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지지자들의 ‘도둑질을 멈추라’ 집회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것은 시위가 아니라 반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위대를 말릴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TV 생방송에 출연해 의사당 포위를 끝내라고 촉구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 공화당 내에서 탄핵 주장:
폭력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쏟아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는 공화당원들이 늘고 있다. CNN은 공화당 지도부 4명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촉구했고, 또 다른 2명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현 상황에서도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임시키면서 그가 다시는 연방정부직을 맡지 못하게 투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려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내각 과반이 트럼프 대통령 해임 의사를 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의 부재나 직무 불능시에 부통령이 대통령의 직무상 권한과 의무를 대행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이었던 제임스 매티스 전 장관이 의사당 난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조장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우리 의회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이고 '폭도 통치'(mob rule)로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하려는 시도"라고 규탄했다.

◇ 전 세계 충격: 이번 의사당 난입 사태를 본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하원 본회의장에서 시위대의 의회 난입으로 중단됐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인증 회의를 재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하원 본회의장에서 시위대의 의회 난입으로 중단됐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인증 회의를 재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 의회에서 수치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상징하고 있으며 이제 평화롭고 질서 있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뉴스1130 밴쿠버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나는 미국 민주주의 제도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교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미국 유권자들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것을 멈춰야 한다"이라면서 "민주주의의 적들은 워싱턴 D.C.의 이런 놀라운 모습들을 보게 되면 기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공격"이라며 트럼프가 "나라를 깊게 분열시켰다"고 덧붙였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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