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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이청용 울산, 기성용·박주영 서울…또 하나의 빅매치가 온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일군 사제대결에 절친 쌍용의 조우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1-01-05 17:31 송고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동메달 금자탑을 함께 세운 홍명보 감독(가운데)과 박주영(왼쪽)-기성용(오른쪽)이 2021시즌 K리그에서 사제대결을 펼친다. © 뉴스1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동메달 금자탑을 함께 세운 홍명보 감독(가운데)과 박주영(왼쪽)-기성용(오른쪽)이 2021시즌 K리그에서 사제대결을 펼친다. © 뉴스1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볼거리를 예고하고 있는 2021년 K리그. 그중에서도 중심에 있는 팀은 일단 울산현대다. K리그 4연패에 빛나는 나아가 5연패까지 도전하는 전북현대의 존재를 간과할 수는 없으나 울산에 대한 주목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만약 2020시즌이 전북에 모두 밀린 '더블 준우승'으로 끝났다면 지금과 같은 기대감은 아니었을 공산이 적잖다. 하지만 막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울산 스쿼드가 지닌 내공을 입증, 공기가 달라졌다. 여기에 한국 축구의 레전드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스포트라이트가 더 많아졌다.

벌써부터 김상식 체제로 바뀐 디펜딩 챔피언 전북과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뭉친 홍명보의 울산이 펼칠 경쟁이 K리그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 K리그에서는 포항서만 뛰었던 홍명보 감독이 울산 선수들을 이끌고 친정과 치를 '동해안 더비'도 관심사다. 수원삼성에는 홍 감독이 아끼는 후배 지도자 박건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어 이 매치업도 흥미롭다.

여기에 FC서울과의 경기도 스토리가 많다. 홍명보 감독과 과거 금자탑을 함께 쌓았던 애제자 박주영과 기성용이 FC서울에 있어 흥미진진한 사제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일 FC서울의 새해 첫 훈련이 펼쳐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기성용은 "홍명보 감독님이 울산으로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깜짝 놀랐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현장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K리그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상상해보지도 못한 일이라는 뜻도 덧붙였다.
기성용이 국내 무대로 복귀하는 것도 1~2년 전까지는 짐작키 어려웠는데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맡으며 행정가로 변신했던 홍명보가 K리그 팀 사령탑을 맡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가능할까 싶었던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게 됐다.

두 사람은 한국 축구사에 큰 획을 함께 그었던 관계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홍명보 감독은 U-23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기성용은 팀의 컨트롤타워로 나서 동메달을 합작했다. 남자축구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당시가 처음으로, 2002 월드컵 때 선수로 4강 신화를 만들었던 홍명보는 감독으로 또 세계 4강에 올랐던 영광스러운 무대이기도 했다.

그 동메달 쾌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박주영이다. 박주영은 당시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런던행 비행기에 함께 올랐고 첫 승을 거두던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2-1 승)과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한일전으로 펼쳐진 3/4위전에서 골을 뽑아내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랬던 박주영의 소속팀이 FC서울이라 또 흥미롭다. 박주영은 서울과 재계약, 내년에도 상암벌을 누빈다.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의 만남으로도 관심이 큰 FC서울과 울산현대의 대결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의 만남으로도 관심이 큰 FC서울과 울산현대의 대결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이미 울산 소속으로 지난해 K리그에 컴백한 이청용의 존재 때문에 이미 불이 붙은 울산과 서울의 맞대결이다.

이청용은 FC서울 유스 시스템이 빚은 선수다. 11년 만에 국내무대에 복귀하는 자리에서도 그는 "서울은 내가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팀이다. 울산이 좋은 기회를 제공해줬고 이제는 울산현대만 집중하겠다. 그렇다고 서울에 대한 좋은 감정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는 뜻까지 전했다. 여기에 친구도 친정에 가세했다.

기성용의 국내 복귀가 한참 뒤였고, 부상 시기가 겹쳐 제대로 상대한 적이 없었는데 2021년에는 '쌍용'이라 불리던 절친의 대결도 피할 수 없다. 과거 한국대표팀의 기둥이었던 '양박 쌍용' 중 은퇴한 박지성을 제외한 박주영-기성용-이청용이 K리그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그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FC서울도 2021시즌 새 사령탑과 함께 하는데, 박진섭 감독과 홍명보 감독의 연도 있다. 박 감독은 "홍명보 감독님은 평소 존경하는 선배다. 그리고 내가 대표팀 발탁 초반에 함께 방을 쓴 적도 있어 더 특별하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소위 '방장과 방졸'의 인연이었던 선후배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지략대결을 앞두고 있다.

원래 빅클럽인 울산과 서울이지만, 이전까지 흥행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밋밋했던 두 팀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2021년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배경은 그 어떤 매치업보다 화려하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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