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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업종별 3대 키워드]②식음료·외식업계, 홈술·혼밥족 잡아라

'생활패턴 변화·친환경·프라이빗' 화두로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2021-01-02 06:50 송고 | 2021-01-04 15:35 최종수정
27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외식 소비가 줄었지만 가정용 식재료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계란, 돼지고기 등 축산물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2020.3.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7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외식 소비가 줄었지만 가정용 식재료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계란, 돼지고기 등 축산물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2020.3.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식음료·주류·외식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업종 가운데 하나다. 소비자들의 생활양식이 180도 뒤바뀌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에 직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홈술'과 '혼밥'이 보편화되면서 와인과 가정간편식(HMR)은 최고의 히트상품에 등극했다. 반면 패밀리 레스토랑의 몰락은 더 빨라졌고 특급호텔을 비롯한 고급 식당들도 도시락 상품을 속속 내놨다.
신축년 새해에도 이같은 흐름은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식음료와 외식업계는 '생활패턴 변화(change)'와 '프라이빗(private)' 흐름을 따라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이 보다 쉽도록 용기를 바꾸는 등 '친환경(Eco-wave)'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며 다중이용시설의 출입과 영업이 제한되자 '홈파티'가 연말 모임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한 온라인쇼핑몰의 파티용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또, '홈파티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간접 지표인 와인 매출도 롯데마트 기준 1~11월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7% 증가했다. 2020.1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9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며 다중이용시설의 출입과 영업이 제한되자 '홈파티'가 연말 모임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한 온라인쇼핑몰의 파티용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또, '홈파티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간접 지표인 와인 매출도 롯데마트 기준 1~11월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7% 증가했다. 2020.1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홈술·혼술 올해도 계속…최고 수혜는 와인

주류업계는 올해도 회식 대신 홈술·혼술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확진자 추세나 백신 도입 계획 등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가장 수혜를 입은 주종은 바로 와인이다. 홈술족, 저도주 트렌드, 홈파티 증가 등의 수혜를 등에 업고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자 고도주보다 저도주를 가볍게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된 것도 와인 수요를 증가 시켰다.

'초저가 제품의 대중화'도 와인 인기의 주요 원인이다. 가격 부담 없는 3000~4000원 대 초저가 와인이 속속 등장하면서 와인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와인 세계에 입문했던 이들이 중저가 와인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전체 와인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 주춤한 맥주 시장은 반등이 필요하다. '4캔 1만원' 등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입맥주가 시장을 늘려왔지만 와인 강세에 점유율을 잃고 있다. 회식과 모임 등이 사라진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맥주 업체들은 회식이 아닌 다양성을 앞세워 홈술족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오비맥주, 칭따오 등 주류업체들이 신제품으로 '무알코올' 맥주를 내놓은 것도 홈술족 공략을 위해서다. 

위스키 역시 유흥업소의 영업금지가 이어지면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하이볼' 등 음용 방법을 다양화해 고도주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업소에서 마시는 술이 아닌 가정에서도 편히 즐길 수 있는 주류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주류를 비대면으로 구입할 수 있는 시장이 확대된 것도 생활패턴 변화의 중요 요소다. '사전 결제 시스템'을 통해 원하는 제품을 미리 구매한 뒤 편의점 등 매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이다. 전통주는 온라인 구매가 가능해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코로나19 이후 주류업계에 생겨난 변화중 하나다.

(GS25 제공)© 뉴스1<br><br>
(GS25 제공)© 뉴스1


◇'프라이빗(private)', 외식업계 트렌드 변화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외식업계에는 소수 소비자를 위한 '프라이빗'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도 취향에 따른 프라이빗 마케팅이 진행돼 왔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보편화 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에 따라 개인 가치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가성비보다 차별화 된 경험을 요구하는 추세가 확산된 것도 주요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고급 도시락 판매가 늘고 있다. 한끼 식사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식당에서 직접 먹는 모임 대신 도시락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지난해 도시락 판매 실적은 2019년 대비 약 100% 상승했다. 일식당 '스시조'와 중식당 '홍연' 셰프 요리를 도시락으로 구현했다. 가격은 7만부터 35만원까지 고가에 속하지만 호텔만의 우수한 식자재와 안전한 위생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에는 배달 서비스까지 도입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 맞춰 풀코스 파인다이닝으로 럭셔리한 홈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단품 위주로 구성된 일반적인 투고 프로모션과 달리 호텔 업계 최초로 파인다이닝 풀 코스 요리를 집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앞서 롯데호텔은 지난해 봄 업계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도시락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프로모션 매출이 목표의 2배 이상을 달성하자 이후 다양한 코스 메뉴와 혼술세트, 캠핑 패키지 등을 선보이는 등 '뉴노멀' 트렌드를 선도해 왔다.

bhc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한우 전문점 '창고43'은 공간 운영에서 프리미엄 전략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던하고 격조 있는 인테리어를 기반으로 식사 겸 미팅이 가능한 독립 룸을 운영, 비즈니스 미팅, 가족 모임 등 다양한 목적으로 매장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이랜드이츠의 애슐리, 신세계푸드의 보노보노, SPC그룹의 이탈리안 캐쥬얼 레스토랑 라그릴리아 등은 집에서도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홈파티와 홈뷔페 신메뉴 등을 선보여 딜리버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에코' © 뉴스1
 업계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에코' © 뉴스1

◇'친환경(Eco-wave)', 패키지 변화하는 식음료 업계

식품업계는 정부의 친환경 포장 정책이 강화되면서 분리배출을 용이하게 만들고 친환경 소재를 포장에 도입하는 등 분주하다. 소비자들 사이에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것도 기업의 친환경 행보를 부추기고 있다.

음료업계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 시행으로 제품에 투명 용기·분리가 쉬운 비닐라벨을 적용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업계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아예 없앤 생수 '아이시스 에코'를 선보였다. 수원지, 미네랄 함량 등 필수 표시사항은 병마개 포장에 최소화했으며 에코 마크와 브랜드 로고는 용기에 음각으로 간결하게 디자인 됐다. 병마개에 씌워진 비닐 라벨 역시 비접착식으로 자연스럽게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라벨이 없는 아이시스를 180만 상자 판매할 경우 약 9톤에 이르는 포장재 1430만장을 줄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대다수 음료에는 ‘에코라벨’을 적용했다.

풀무원, 농심도 각각 '이지오픈라벨'과 '이지필라벨' 을 적용으며 제주삼다수는 환경부와 페트병 분리배출 홍보 협약을 맺는 등 친환경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동원F&B는 김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던 플라스틱 용기를 없앴다. 동원그룹의 종합포장재 기업 동원시스템즈가 2년 여간 연구를 통해 개발했으며 포장 부피가 줄며 비닐과 종이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동원F&B는 다른 제품에도 에코패키지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도 플라스틱 패키지를 종이 패키지로 전면 교체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90% 이상 절감했다. 맥도날드는 아이스크림 디저트 메뉴 '맥플러리'의 플라스틱 컵 뚜껑을 없애고 종이 형태의 신규 용기를 사용 중이다. 용기 교체후 1년간 맥플러리 패키지 변경으로 줄인 플라스틱 양은 약 14톤이다.

농심은 지난해 9월, 튀김우동, 우육탕, 새우탕, 육개장, 김치 등 큰사발면 5종의 용기를 특수종이 재질로 업그레이드했다. 재활용이 불가했던 PS 재질에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의 장점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식음료 업계는 패키지 변경 외 환경을 보호하는 다양한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정부, 시민단체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거나 시범사업을 공동 진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업체들의 친환경 경영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한 행보는 더욱 확산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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