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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 코로나에 전년 해외수주 빈손…올해 대규모 계약 기대

[2021 전망]지난해 마무리 짓지 못한 계약 올해 집중될 듯
유럽 K2전차, 호주 K9자주포, 동남아에는 완제기 수출 기대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1-01-04 07:00 송고 | 2021-01-04 09:39 최종수정
수리온 기반의 군관용 파생형 헬기(KAI 제공) © 뉴스1
수리온 기반의 군관용 파생형 헬기(KAI 제공) © 뉴스1

지난해 국내 방산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주요 전시회가 연이어 취소되면서 해외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군의 방위력 개선비 증가에 따라 국내에선 규모 있는 수주가 이어졌지만, 해외에서 추진돼온 사업은 줄줄이 연기됐다.

올해엔 'K-방산' 제품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마무리 짓지 못한 대규모 계약이 잇따라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한화디펜스,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 업체들은 지난해 해외에서 방산 분야 신규 수주를 따내지 못했다. 이들은 국내 사업 호조에 힘입어 코로나에 따른 실적 직격탄은 피했지만,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해외 수주를 따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KT-1이 활주로에 무사히 안착하고 있다. (공군본부 제공) 2018.11.26/뉴스1
KT-1이 활주로에 무사히 안착하고 있다. (공군본부 제공) 2018.11.26/뉴스1

먼저 KAI는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완제기 신규 수출을 달성하지 못했다. KAI는 지난해 중순엔 경남 사천 본사로 16개국 주한대사를 초청해 소형무장헬기(LAH)를 소개하고 수리온 조립현장 시찰 및 경찰헬기 체험 행사를 열며 세일즈에 집중했다.

이후 방글라데시와 필리핀에 KT-1 기본훈련기(웅비)를 수출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했다.

KAI는 2001년 인도네시아에 KT-1을 처음 수출한 이후 2011년부터 △터키(2007년) △인도네시아(2012년) △페루(2016년) △세네갈(2018년) 등에서 8년 연속 해외 완제기 수주를 따냈지만, 2019년부터는 신규수주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K2 흑표 전차(현대로템 제공)© 뉴스1
K2 흑표 전차(현대로템 제공)© 뉴스1

현대로템도 K2 흑표(K2 Black Panther) 전차를 앞세워 폴란드와 노르웨이 등에서 차세대 전차 사업 수주를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수출계약을 확정 짓지 못했다.

지난해 9월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유럽 3대 종합 방산전시회 중 하나인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에 참가해 K2 흑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주력전차인 K2PL 모델을 폴란드에 제안했지만, 계약 확정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8년 전차 강국인 독일을 제치고 터키에 K2 흑표 생산기술을 수출한 적이 있지만, 폴란드 수출이 성사되면 처음으로 완제품과 기술을 함께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한화디펜스 비호복합(한화디펜스 제공)© 뉴스1
한화디펜스 비호복합(한화디펜스 제공)© 뉴스1

한화디펜스가 인도 정부와 함께 추진한 3조원 규모의 비호복합 프로젝트도 2년 넘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비호복합은 2019년 10월 인도군이 추진 중인 단거리 대공 유도무기 도입 사업에서 유일하게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늦어지고 있다.

LIG넥스원도 비호복합 프로젝트 때문에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비호복합은 한화디펜스가 만든 30㎜ 자주 대공포 비호에 LIG넥스원의 휴대용 지대공 유도 미사일 신궁을 탑재한 복합 대공 화기다. 3조원 중 1조원 정도는 LIG넥스원의 매출로 잡힌다.

한화디펜스의 대표 명품무기인 K-9 자주포도 지난해 신규 수출 계약은 없었다. 다만 호주 정부가 재추진한 자주포 획득사업의 단독 후보로 선정되면서 가격 협상 등을 거쳐 연내 양산 계약 체결은 거의 확실시된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정부의 최대 관심사인 자주국방에 기여하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최종 계약을 따낸다는 방침이다.

한화디펜스의 궤도형 미래장갑차인 레드백도 2019년 9월 호주 육군이 추진하는 'LAND 400 3단계 사업'에서 독일 라인멘탈 디펜스의 '링스' 장갑차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현재 시제품 3호까지 호주에 보내진 상태로 오는 2월부터 본격적인 시험평가에 들어간다.

T-50 훈련기를 기반으로 개발된 KA-50 전투기가 공중 비행하는 모습. (공군 본부 제공) 2019.4.7/뉴스1
T-50 훈련기를 기반으로 개발된 KA-50 전투기가 공중 비행하는 모습. (공군 본부 제공) 2019.4.7/뉴스1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주요 방산전시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주요 방산업체들의 수주계획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무기수출 선적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K2 전차,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은 뛰어난 제품력을 바탕으로 수출 길을 모색해온 만큼 올해 수출 전망이 밝은 편이다. 지난해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수주가 올해 대규모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AI도 전술입문용 훈련기 T-50 8대를 미군에 임대하는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미군은 T-50과 이탈리아 훈련기 M-346을 경쟁 입찰에 붙여 심사를 진행 중인데 코로나를 이유로 최종 낙찰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낙찰시 대당 200억~250억원, 총 20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특히 '미군이 선택한 한국의 T-50'이라는 홍보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형 전투기(KF-X)의 성공적인 데뷔도 KAI의 완제기 수출 부진을 타개할 돌파구로 꼽힌다. KAI는 올해 상반기 KF-X 시제기 1호기를 출고하고 비행시험을 실시한다. 업계에서는 10년 내 KF-X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로 움츠렸던 시장이 올해 열리기 시작하면 많은 수출 소식이 들릴 것"이라며 "우리나라 방산제품들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해외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K2전차, K9자주포, 레드백 등 많은 건이 터져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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