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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장관 "프로토콜 경제로 '더불어 잘사는 공정경제' 만들 것"

[프로토콜경제]① '3대 원칙 4대 모델' 제시
"주식으로 보상 가능하게 법 개정 추진"

(서울=뉴스1) 대담=서명훈 부장, 조현기 기자 | 2021-01-01 08:00 송고
편집자주 우버 시가총액이 최근 100조원을 돌파했다. 배달의민족은 4조7500억원에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됐다. 이들 회사가 소위 '대박'을 터트렸지만 우버 기사나 배민 라이더의 수입은 달라진게 별로 없다. 플랫폼 경제에서도 '소외' 문제는 해결이 안된 셈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프로토콜 경제'다. 프로토콜 경제는 집단 구성원들의 약속(프로토콜)을 통해 기여한 만큼 대가가 보장되는 시스템을 지향한다. 릴레이 기획 기사를 통해 아직은 낯선 프로토콜 경제의 실체를 들여다 봤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News1 박정호 기자

"프로토콜 경제는 플랫폼 경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독점 및 폐쇄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경제모델이 될 것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프로토콜 경제'(Protocol Economy)라는 화두를 우리 사회에 처음 던지며 한 말이다. 지난해 11월의 일이었다. 2개월이 지난 지금, 프로토콜 경제는 새해 경제정책 방향에 담길 정도로 공론화에 성공했다. '한국판 뉴딜'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개념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프로토콜 경제'란 시장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일정한 규칙(프로토콜)을 만들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경제를 말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보안과 프로토콜 공유 문제를 해결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정해놓은 규칙을 따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탈중앙화·탈독점화가 가능하다. 공정성과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

박 장관 생각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만난 박 장관은 "'프로토콜 경제'로 '더불어 잘사는 공정경제'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한층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프로토콜 경제' 3대 원칙과 4대 모델이 바로 고민의 결과물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뉴스1

◇ 박영선 장관, '프로토콜 경제' 3대 원칙 선언…'정보분산'·'수수료 최소화'·'합의된 규칙'

박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 법에서 주식을 나눠주는 것은 우리사주 제도까진 허가가 되는데, 그 이상 나눠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한시적으로 배달원, 운전자 등 플랫폼근로자들에게도 주식을 나눠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선 법을 고쳐야 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우버에 허용해준 것처럼 우리도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3대 기본원칙'과 '4대 선도모델'을 중심으로 프로토콜 경제를 정책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 분산(탈중앙·분권형) △수수료 최소화 △합의된 규칙 등 3대 기본원칙에 입각해 △플랫폼 노동자와의 상생 모델 △전통산업과의 상생 모델 △공유경제 활성화 모델 △블록체인 기반기술 관련 모델 등 4대 선도모델을 통해 프로토콜 경제를 구체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박 장관은 프로토콜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해 '현대자동차 중고차 매매'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대자동차 역시 박 장관의 프로토콜 경제 구상에 동감, 중고차 매매 시장 진출 문제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에게 프로토콜 경제와 관련된 피드백이 왔다"며 "정 회장과 현대자동차는 프로토콜 경제 개념과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중고차 시장 진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현대차는 출고부터 폐차까지 히스토리(이력)을 갖게 된다"며 "현대차 입장에서는 본인들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중고차 상인들은 현대차가 시장을 독점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을 이제 믿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마디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현대자동차 공장 출고부터 중고차 매매 그리고 폐차까지 모든 히스토리(이력)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News1 박지혜 기자

◇ '프로토콜 경제' 왜 필요?…富 독식하는 '플랫폼 경제' 해결책

박영선 장관은 현재 플랫폼 기업들이 이끌고 있는 경제 시스템이 소수의 사람이 부(富)를 독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이런 현상(공정하지 못한 상황)은 '플랫폼 경제'에서 소수(플랫폼 사업자)가 모든 데이터를 독점하고(독점화), 모든 규칙을 정하는 구조적 특성에 기인했다"며 "국민들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 수수료 결정 과정에서 점주들의 의견은 배제되고, 동의할 수 없는 수수료율이 결정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배달의민족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장님들(소상공인)·배달원·경영진 등이 모두 힘을 합쳐 얻은 결과물이다. 그렇지만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1조원의 막대한 경제적 부를 얻은 반면, 사장님들과 배달원들의 지갑은 그 때와 큰 차이가 없다. 한 마디로 소수의 인원(경영진)이 성장의 결과물을 독식한 것이다.

실제 박 장관의 진단처럼 소수의 플랫폼 운영자는 판매자(소상공인), 소비자 등 플랫폼 참여자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챙긴다. 수수료, 광고 수익 등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 현재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7곳이 플랫폼 기업이다. 7곳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 성장에 기여한 소상공인과 라이더(배달의 민족), 택배운송 근로자(쿠팡), 집 제공자(에어비앤비), 차량 운전자(우버), 유튜버(유튜브) 등이 갖는 수익은 플랫폼 기업이 갖는 이윤과는 비교가 안된다. 기형적인 현재의 플랫폼 경제 체제가 지속된다면 '부(富)의 독점과 편중'은 더 심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부의 독점과 편중은 사회 논란과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다. 실제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배달의 민족과 소상공인간의 수수료 갈등, 택배 근로자 과로사 및 대우 논란 등 플랫폼 기업에서 촉발된 사건·사고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뉴스1

◇ '프로토콜 경제' 정체는?…"공정한 富의 재분배 가능한 경제 시스템"

그렇다면 '프로토콜 경제'는 내가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을까?

박 장관은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프로토콜 경제는 일종의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협동조합은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조합원들이 구매·생산·판매·소비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협동으로 영위하는 조직이다. 농협이 쉬운 예다. 농협은 매년 협동조합에서 얻은 수익을 조합원들에게 분배하고 있다.

'프로토콜 경제' 역시 협동조합 모델처럼, 시장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일정한 규칙(프로토콜)을 만들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길 지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쿠팡 로켓맨이 열심히 일하면, 그 대가로 쿠팡은 로켓맨에 주식을 지급하는 식이다.

박 장관의 주장은 단순히 이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모두 현재 프로토콜 경제가 구현되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우버 운전자 및 플랫폼 노동자에게 1년 보상금은 15%까진 지분으로 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에어비앤비는 IPO 과정에서 숙박공유 호스트를 위해 비의결주식 920만주를 '숙박공유 호스트 기부펀드'(Host Endowment Fund)에 기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트업 보이스루가 전세계 번역가 플랫폼을 만들어서, 합당한 대가를 토큰 형태로 지급하고 있다. 이같은 토큰 형태의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국민은행이 지난달 26일 국내 은행 최초로 '디지털자산 수탁 시장'에 진출했다.

이같은 부의 재분배를 위해선 '블록체인' 기술이 꼭 필요하다. 전국에 있는 배달 기사, 전 세계에 있는 우버 운전자, 에어비앤비 소유주 수천만명이 주식과 토큰을 받기 위해 본인 신분증을 팩스로 보내고 문서를 만드는 등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공정한 분배를 하려다가 오히려 더 비용이 들어갈 상황인 셈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거래하는 사람들의 인적 정보를 분산 저장해 안전하고, 무엇보다 모든 데이터가 공개되기 때문에 투명한(신뢰 있는) 거래가 가능하다.

박 장관 역시 "블록체인 기술은 프로토콜 경제 선행(先行) 기술"이라며 "미래세대 먹거리를 위한 '성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공정한 '분배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 뉴스1

◇ '프토토콜 경제' 미래는?…공정한 분배와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

박 장관은 진심으로 '프로토콜 경제'를 활용해 '더불어 잘사는 자본주의'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부의 독점을 막고, 부의 재분배와 공정한 분배가 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우리 사회가 이전에는 경제 활동에 있어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한 '결과'에 초점을 뒀다"며 "하지만 이제는 성장한 파이를 나누는 '과정이 얼마나 공정한가'라는 정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프로토콜 경제'는 참여자 모두에게 기여한 만큼 대가가 보장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며 "기존의 제도로 해결하기 어려운 배달앱 수수료 문제나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 문제 등 사회적 이슈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배달의민족 배달원, 우버 운전자, 택배 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소상공인 사장님들은 지금보다 열린 프로토콜(약속) 체계에서 좀 더 합리적인 수수료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갈등을 빚고 있는 중고차 업계의 경우에는 블록체인 기술 도입으로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완성차, 중고차 매매업자, 소비자들이 모두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마디로 프로토콜 경제가 실현되면, 우리는 지금보다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인정받는 사회',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에 살 수 있게 된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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