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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코로나가 아시아시대 앞당긴다-④

동양인이 아니라 서양인이 백신 실험용 '기니피그'로 전락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1-01-04 07:00 송고 | 2021-01-04 07:20 최종수정
지난달 27일 아테네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화이자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달 27일 아테네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화이자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각국에서 승인을 받고 접종에 들어가자 동양인들은 발 빠른 서구의 백신 접종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서구는 반대로 서양인들이 ‘기니피그’(실험용 쥐)로 전락했다고 한탄하고 있다.

세계적 권위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16일 동양이 코로나19 백신 전쟁에서 서양인을 실험 대상으로 삼으며 장기전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아시아 각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어느 정도 통제하면서 가장 안전하고 높은 효능의 백신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염병이 창궐하는 미국과 유럽이 백신 접종에 열을 올리는 사이 아시아는 서양인을 '기니피그'로 여기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아시아 국가들이 백신접종에서 긴 게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서양인을 기니피그로 삼고 있다는 제목 - FT 갈무리
아시아 국가들이 백신접종에서 긴 게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서양인을 기니피그로 삼고 있다는 제목 - FT 갈무리

아시아 국가들은 코로나19를 비교적 잘 억제했다. 아시아는 철저한 방역 덕분에 감염률이 낮아 코로나 백신의 임상실험을 하기 힘들 정도다. 이에 따라 중국의 백신업체들은 해외에서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이에 비해 피해가 막심한 구미는 백신개발에 열을 올렸고, 결국 동양보다 먼저 백신을 개발했다. 그리고 곧바로 접종에 들어갔다.

FT는 그러나 한국, 베트남, 호주 같은 국가들은 백신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특히 한국의 예를 들었다. 박능후 한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는 코로나19에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백신 접종을 시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12.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12.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FT는 한국은 어느 정도 바이러스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조건과 좋은 가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협상력’을 갖고 있다며 한국이 영리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FT는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 호주 등도 서양의 백신 접종을 지켜보며 자국의 백신 접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언론은 사전에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현 정부를 연일 비판했지만 외신은 전혀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FT가 이 기사를 쓴 시점은 한국에서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기 전이다. 이후 한국에서 일일 확진자가 네 자릿수에 달하는 등 상황이 급변하자 사전구매를 하지 않은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정부는 부랴부랴 백신을 구입했다.

결국 한국도 백신을 서둘러 구입했지만 FT의 ‘동양이 서양인을 실험용으로 여긴다’는 지적은 역사적 맥락을 명쾌하게 짚은 촌철살인이다. 예전에는 서양이 동양인을 실험용으로 여겼었다. 이것만 해도 상전벽해의 변화다.

Happy New Year & Happy New Era(시대)! <끝>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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