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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얽힌 연…홍명보의 울산, 넘치는 스토리가 기다린다

기본적인 전북과의 우승경쟁에 친정 포항과 동해안더비
수원은 박건하 감독과, FC서울은 박주영 기성용과 인연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12-29 18:07 송고
2021년 K리그1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단연 홍명보 울산현대 신임 감독이다. © 뉴스1
2021년 K리그1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단연 홍명보 울산현대 신임 감독이다. © 뉴스1

일찌감치 '흥행'이 예고되고 있는 2021년 K리그1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단연 홍명보 울산현대 신임 감독이다. 워낙 존재감이 큰 축구인이 처음으로 K리그 클럽의 지휘봉을 잡았기에 기본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향하는데, 다른 팀과의 얽히고설킨 사연들이 많아 더 흥미롭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4일 울산의 11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김도훈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끝으로 울산과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홍 감독은 결국 3년 여 행정가(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활동을 마치고 지도자로서의 새 출발을 결정했다. 중국 항저우 뤼청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이 2017년 5월이었으니 3년 7개월 만의 감독으로서 현장 복귀다.

은퇴 후 2005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홍명보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을 맡으면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성과는 뚜렷했다.

2009년 이집트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는 8강에 올랐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사 첫 동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뤘다. 실패로 끝났으나 2014년 월드컵 본선도 밟았다. 이렇듯 대표팀 감독은 익숙한 그이지만 K리그 클럽을 이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감독은 "각급 대표팀과 해외리그 감독에 행정가까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경험했지만 마치 숙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마음 한편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그게 K리그 감독직이었던 것 같다"며 울산의 제안을 수락한 소감을 전한 바 있다. 합당한 성적을 내야하는 팀이기에 부담이 있겠으나 K리그 판에는 확실한 볼거리가 생겼다.

기본적인 관전 포인트는 울산의 우승 한을 풀어줄 수 있느냐다. 울산은 최근 2~3년 동안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스쿼드의 질과 양의 수준을 높였고 덕분에 전북현대와 대등한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 내내 잘하고도 마지막 2%가 부족해 연거푸 준우승에 머물렀다.

마지막에 ACL 우승이라는 홈런으로 아쉬움을 씻어내긴 했으나 2005년 이후 아직 되찾지 못한 K리그 정상은 울산의 한과 같은 일이다. 홍명보 감독의 제1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 2020년 울산은 전북과 만나 단 1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정규리그는 3전 전패였고, FA컵 결승전의 1무1패까지 철저하게 밀렸다. 여러모로 빚을 갚아야한다. 전북 역시 김상식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하는 터라 관전 포인트가 많다.

2년 연속 울산의 우승을 방해한 포항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 라이벌전도 흥미가 배가 됐다. 홍명보 감독은 1992년 당시 포항제철 소속으로 K리그에 데뷔했고 그해 곧바로 리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J리그로 떠나기 전인 1997년까지 포항에서만 뛰었고 미국 MLS LA갤럭시 진출을 앞두고 2002년 마지막 국내 생활도 포항과 함께였던 '포항맨'이다. 그가 공교롭게도 울산의 지휘봉을 잡게 됐으니 얄궂은 스토리가 추가되게 생겼다. 친정을 쓰러뜨려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합작했던 홍명보 감독과 기성용. 이제 울산의 감독과 FC서울의 선수로 대결해야한다. © 뉴스1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합작했던 홍명보 감독과 기성용. 이제 울산의 감독과 FC서울의 선수로 대결해야한다. © 뉴스1

개인적인 인연을 가진 감독 및 선수들과의 만남도 기대된다. 수원삼성과의 대결은 아끼는 후배 박건하 감독과의 만남에 조명이 향한다.

박건하 감독은 동메달 신화를 작성했던 2012 런던올림픽 때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코치로 홍명보 감독을 보좌한 바 있다. 한솥밥을 먹던 감독과 코치에서 이젠 딛고 일어서야하는 적으로 상대한다.

또 다른 빅클럽 FC서울과 울산의 대결도 흥미롭다. 서울에는 베테랑 박주영과 컴백한 기성용 등 과거 '홍명보의 아이들'이라 불렸던 선수들이 뛰고 있다. 약 10년 전 런던 올림픽 때 풋풋한 모습으로 환호성을 질렀던 지도자와 선수들이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K리그에서 조우한다.

이밖에도 2002 한일 월드컵 때 4강의 기적을 함께 일궜던 김남일 감독의 성남FC와 대결, 그리고 행정가로 새 출발하는 이영표 대표이사의 강원FC와 만남도 때마다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굵직한 소재들만 찾아도 이 정도다. 특별한 연이 또 다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 K리그 입장에서는 호재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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