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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매체들 "'미나리'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 배제"...벌써 '인종차별' 논란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0-12-24 14:05 송고
미나리 포스터 © 뉴스1
미나리 포스터 © 뉴스1
한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벌써부터 미국 현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내년 2월 열릴 제78회 골든글로브 측은 현재까지는 각 부문 공식 후보작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 등은 '미나리'가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하고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화 속 대사의 50% 이상이 한국어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규칙상 영화 부문의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 위해서는 극중 사용되는 영어가 50% 이상이어야 한다. 올해 중국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 영화 '페어웰'(감독 룰루 왕) 역시 같은 이유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할리우드 내부에서는 "인종 차별"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룰루 왕 감독은 "나는 올해 '미나리'처럼 미국 영화 같은 미국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이 영화는 아메리칸 드림을 기대하는 미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적'인 것을 오로지 '영어의 사용'으로만 정의하는 구식 규정들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킴은 "이 영화는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나라가 사실은 미국인데도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몇몇 언론인들은 골든글로브 주최 단체인 할리우드 외신 기자협회(HFPA)가 과거 쿠엔틴 타란티노의 '버스터즈: 거친 녀석들'이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 같은 영화들을 작품상 후보로 올렸으면서도 '미나리'를 배제한 것은 '위선'이라고 지적한다. 두 영화 모두 '미나리'처럼 외국어가 주로 쓰인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바벨'은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마블 영화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의 주인공이자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에도 출연했던 시무 리우 역시 "'미나리'는 미국 감독이 쓰고 연출을 했으며 미국 세트에서 미국인 주연 배우가 연기하고 미국 제작사가 만든 미국 영화"라며 "이보다 어떻게 더 미국적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역시 '김씨네 편의점'에 출연한 배우 앤드류 퐁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인종차별" "완전한 헛소리"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 윤여정 등이 주연을 맡았다. 최근 플로리다 비평가협회에서 각본상을 받았으며, LA비평가협회에서는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해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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