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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기금으로 '숨통' 튼 제주항공…LCC도 '대마불사' 재편되나

제주항공 321억원 투입…추가 1700억원 지원 예정
기안기금 요건 충족 제한…타 LCC 정부 지원 미지수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20-12-13 06:30 송고
제주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처음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지원받는다. 사진은 11일 김포공항 계류장에 있는 제주항공 항공기의 모습.2020.12.1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제주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처음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지원받는다. 사진은 11일 김포공항 계류장에 있는 제주항공 항공기의 모습.2020.12.1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제주항공이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다른 LCC들이 추후 제주항공처럼 기안기금 등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기안기금과 별개로 이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통합 LCC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정부 주도의 LCC 업계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산업은행에서 열린 '제21차 기금운용심의회' 결과 제주항공은 기안기금 321억원을 지원받는다. 운영자금 대출로 257억원(80%), 영구전환사채(CB) 인수로 64억원(20%)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대출 금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안기금 출범 당시 시장금리 수준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업계에선 5~6% 수준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제주항공은 필요한 운영자금 대부분을 기안기금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앞서 제주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실사를 진행해 제주항공의 필요자금을 약 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높은 금리가 예상되는 기안기금 특성상 채권단과 기안기금 두 곳을 통해 조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기안기금 외에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400억원을 투입하고 신용보증기금이 채권담보부증권(P-CBO) 방식으로 300억원을 지원한다. 이중 수출입은행은 이미 지난달 20일 제주항공에 574억원의 자금 지원을 마쳤다.

현재 제주항공은 지난 8월 유상증자로 1506억원의 신규자금을 조달하며 어느 정도 재무구조가 개선된 상태다.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53%로 유상증자 전인 2분기(876억원)보다 낮아졌고, 부분 자본잠식상태도 해결됐다.

여기에 기안기금 등 정부 지원으로 내년까지는 유동성 공급이 한층 더 수월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중 유상증자 대급 납입을 완료하며 향후 2개 분기까지 현금은 확보했다"며 "지원안이 추가 확정되면 2021년 말까지 유동성 위기는 무난히 넘길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LCC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형항공사의 경우 보유 자산 매각 등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 방안을 강구할 수 있지만, LCC는 정부 지원과 유상증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미 제주항공을 비롯,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 상장 4곳이 모두 유상증자 카드를 꺼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LCC들도 제주항공처럼 기안기금 등 정부 지원 수혜를 입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기안기금 신청을 위해선 근로자 수 300명 이상,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등 조건이 필요한데 LCC 업계에선 제주항공 외에 에어부산만 해당 조건을 충족한다.

에어부산은 최근 진행한 우리사주 및 구주주 청약에서 802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내년 모기업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 등에 따라 상황이 유동적이지만, 일단 기안기금 신청 여부는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에어부산측은 "현재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 집중하고 있고, 아직까지 신청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LCC 3사 통합, 제주항공 기안기금 지원 등을 공식화한 만큼 코로나19를 계기로 업계 구조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간 LCC 업계에선 이미 "정부가 국적 항공사와 LCC 1위 제주항공 외 나머지는 살릴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실제 이번 제주항공에 기안기금을 지원하기로 한 게 정부가 믿음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코로나19 이전 영업실적이 가장 좋았고, 모회사 경영환경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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