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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IMF때 친구따라 고객센터에"…20년 상담사 외길 워킹맘, 임원까지

98년 입사한 고은정 상무…통신업계 첫 상담사 출신 임원
"AI 도입 추세, 복합 업무 담당 고객센터 전문가 육성"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2020-12-06 09:00 송고
LG텔레콤 고객센터 상담원으로 입사해 본사 상무로까지 선임된 고은정 LGU+ 상무 (LGU+ 제공)© 뉴스1

"고은정 상무는 1998년 LG텔레콤 부산 고객센터 공채 1기 상담사로 입사하여 20년 만에 통신 업계 최초로 고객센터 대표 자리에까지 올랐다.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로 고객센터의 역량을 한층 끌어올린 점을 인정받아 상무로 선임됐다."

LG유플러스의 2021년 임원인사 공고에서 유독 눈에 띄는 문단이다. 이동통신사의 상담원으로 입사해 본사 상무로까지 선임된 고은정 상무(47)의 이야기였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여성 직원이 임원까지 오르는 비율 자체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자회사 상담사 출신으로 본사 상무까지 오른, 말 그대로 '입지전'적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고 상무를 3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만났다.

◇친구따라 면접 본 LG텔레콤 입사…40명 동기 중 남은 건 고은정 상무뿐

고 상무는 지난 1998년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부산고객센터 상담사 1기로 입사했다.

원래 부산여대(현 신라대) 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준비했던 고 상무는 1997년 IMF 사태를 만났다.

"구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친구를 따라 LG텔레콤 고객센터에 면접을 봤는데 어쩌다보니 저만 합격을 했어요."

고 상무와 함께 입사한 일반 상담사 동기는 40명. 현재 LG유플러스에 남아있는 동기는 고 상무뿐이다.

상담사로 시작한 고 상무는 △팀장 △VIP팀장 △실장 △센터장 △운영담당을 거쳐 LG유플러스의 고객센터 자회사인 씨에스원파트너(CSONE Partner)의 대표까지 올랐다.

현재 고 상무는 LG유플러스의 인터넷과 IPTV의 상담을 관할하는 홈상담 고객센터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전국 5개 고객센터 2900여명 상담사들의 총 수장인 셈이다.

고은정 상무가 대표로 있는 CS ONE 파트너 상담센터 © 뉴스1

◇"현장 상담사 출신 선배…후배들 본보기로서 막중한 책임감도 느껴"

고 상무는 현장 출신에서 본사 임원인 상무까지 승진한 자신의 무기로 '일에 대한 열정'과 '직원에 대한 애정'을 꼽았다.

특히 "상담 센터의 총 인원이 2900명 정도 되는데,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저만 잘하면 되는게 아니고 함께하는 직원들이 잘돼야하는 거였다"며 "저희 상담원들이 로열티, 만족감 갖고 같은 방향으로 갈 때 성과가 나오는거라는 걸 배웠다"는 소회를 밝혔다.

실제로 고 상무는 사내에서도 현장 출신 대표로서 누구보다도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잘 이해하고, 직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섬세하게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고 상무는 "현장 상담사 출신 선배로서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는 점도 토로했다.

고 상무는 "처음에는 저도 센터장이 제 목표의 끝이었지만, 어느새 대표를 달고, 상무 보직을 받으면서 제 자리와 역할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다"면서도 "우리 상담사들이 센터장, 대표를 넘어 임원이란 현실적인 꿈과 비젼을 가질수 있다는 계기가 마련된 점에 대해 기쁘다"고 밝혔다.

◇'20년 워킹맘' 임원…"분명 힘들지만, 절대 그만두지 말라고 조언해"

2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며 임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고 상무가 일과 가정 사이에서 어떤 모습을 취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고 상무는 "솔직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결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며 "저도 여러번의 고비가 있었고, 제게도 가정과 일의 불균형이 가장 힘들었던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한 번은 아들이 어릴 적에 학원에서 연락이 왔다. 내일 시험인데 안왔다고 하더라. 애는 전화를 해도 안받고, 전화로 한참 수소문을 하다가 아들 친구네 어머니를 통해서야 겨우 아이 행방을 알 수 있었다. 그날 남편한테 전화해서 펑펑 울면서 회사 당장 그만둬야겠다고 했던 적도 있다."

고 상무는 이같은 워킹맘으로서 힘든 시기를 넘길 수 있었던 건 결국 남편과 주변 동료들의 도움과 이해 덕이었고 혼자 너무 힘들어하다 결정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고 상무는 "저도 주변에서 제게 상담하면 그 시기엔 아이를 돌봐주는 도우미를 쓰든 뭘하든 지출을 늘리는 한이 있더라도 일은 그만두지 말라고 한다"며 "힘든 시기만 잘견뎌내면 훨씬 인정받고, 또 엄마가 직장에서 인정받고 올라가는 거에 대해 아이들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렇게 키운 고 상무의 아들은 올해 학군사관(ROTC)에 합격했다. 고 상무는 아들의 ROTC 최종 면접 전날에 직장 생활에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모의 면접을 봐주기도 했다며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LG텔레콤 고객센터 상담원으로 입사해 본사 상무로까지 선임된 고은정 LGU+ 상무 (LGU+ 제공) © 뉴스1

◇"AI 도입 추세에 맞춰 상담사를 복합업무 특화된 전문가로 키울 것"

고 상무는 상담사의 미래에 대해 "인공지능(AI)의 상담업무 도입으로 상담사의 역할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상담사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기존 상담사들은 단순업무와 복합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지만, AI가 시스템적으로 정리된다면 단순업무는 AI로 이전되고 상담사의 일하는 방식도 복합업무에 특화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모바일·IPTV 등의 서비스들은 요금제나 서비스가 다양화되고, 약정이나 결합, 통신 관련 정책이나 규제 등도 복잡해지는 추세다.

고 상무 역시 "여전히 상담사에 대해 단순업무 처리를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실제로 상담사는 3~5분 안에 가입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히스토리를 보면서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요금 컨설팅, 상품 추천 등까지 제대로 수행하는 고객센터 전문가를 육성하려고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에서 벤치마킹 오는 고객센터 만드는게 꿈"

고 상무는 요즘에 우리 직원들에게 '대한민국 1등 고객센터를 넘어서 세계 1등 고객센터 만들어 보자'고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고 상무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는 20년이 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끊임없이 혁신하고 발전한 조직으로, 현장출신의 센터장, 대표가 배출되는 등 현장이 인정받는 조직 문화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세계 곳곳의 콜센터 운영자들이 우리 LG유플러스 고객센터로 벤치마킹(Bench-Marking)을 오는 모습을 기대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고 상무는 "제 상무 승진은 우리 상담직원들의 노고와 수고를 인정해 주시고, 저를 통해 꿈과 비전을 가지고 성장을 위한 도전을 해 보란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현장 출신의 대표로서 우리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고, 최선을 다해 상담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까지도 바꾸고 싶다"고 강조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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