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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용균 2년 지났지만…숨진 그곳서 같은 사고 반복 '비극'

9월-11월 특수고용 화물노동자 추락 사망 '닮은꼴'
"산업 현장 여전히 그대로…산안법 통과됐지만 허술"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최현만 기자 | 2020-12-07 06:15 송고 | 2020-12-07 09:16 최종수정
지난 2018년 12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내가 김용균입니다, 비정규직 이제는 그만'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부발전 협력업체 직원으로 홀로 작업 중에 안타깝게 숨을 거둔 고(故) 김용균씨의 사망 2주기(12월11일)를 눈앞에 두고 그의 동료들은 여전히 청와대 앞에 섰다.

그들이 바라는 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위험의 외주화 해결'. 하지만 여전히 대답 없는 청와대의 반응 속 제2의 김용균이 또다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 재단 대표를 비롯, 김씨의 동료들의 속은 타 들어가고 있다.

한국발전기술의 외주하청업체에 소속된 1년 계약직 노동자였던 고 김씨는 지난 2018년 12월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야간 근무 도중 컨베이어 벨트 사이에 말려들어 목숨을 잃었다.

당시 2인1조 근무가 원칙인 위험 업무였지만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그는 홀로 세상을 떠났다.

2년이 지난 2020년은 어떨까. 당장 지난 9월 태안화력발전소, 11월 영흥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특수고용 화물 노동자의 죽음이 김씨의 죽음과 닮았다.

지난 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와 청년단체 청년 전태일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뉴스1

그로 인해 지난 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와 청년단체 청년 전태일은 청와대 분수대 앞을 찾았다.

김씨의 죽음으로 원청은 계약직으로 안전인력을 대거 뽑았지만 하청 업체에는 안전인력이 배치되지 않았고, 이번 사고에도 안전 인력은 현장에 없었다는 것.

이들은 "결국 여전히 원청이 모든 것을 쥐고 있는 것은 2년 전 김씨의 사망 이후에도 구조적인 문제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이제 말만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지쳤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두 차례에 걸쳐 연료, 환경 설비, 운전 분야의 노동자들을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고용 안전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과정에서 경상정비 분야는 정규직화 대신 노무비 단가 인상을 하는 것으로 이행 계획을 다소 후퇴시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전히 현실에선 방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 김씨의 동료들과 노조 측의 설명.

김씨의 어머니이자 김용균 재단 이사장인 김미숙씨(52)는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용균 재단은 전날(6일)을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를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2주기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경기도 마석, 태안발전소 현장 추모제, 전국 행진 등을 기획했다.

김 대표는 "이미 몇 달 전부터 마음이 아파 온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힘든 게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최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국회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밥 먹듯이 쫓아다니면서 의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며 "추모 행사도 중요하지만 법 통과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싶다"고 했다.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지난달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김 대표는 지난달 18일에도 국회를 찾아 정의당의 21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호소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취지 자체는 존중하고 어떻게든 반영하겠다는 의지지만 이중 처벌은 안 된다며 내부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아울러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정책위 중심으로 나오는 상황.

이에 정의당과 김 대표는 크게 반발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지난달 18일 "지난 20대 국회에서 일명 '김용균법'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처벌은 원안보다 대폭 후퇴했고, 처벌의 하한선은 지웠다"며 "결과적으로 김용균씨와 같은 노동자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이 계속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게 후퇴한 법이 올해 1월부터 시행됐지만 김용균이 숨진 그곳에서 또 사고가 발생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김용균법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죽음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 역시 "산안법 자체도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너무 협소하게 통과됐다"며 "산안법을 '용균이법'으로 부르는데 그건 용균이를 두 번 울리고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끝으로 "우리나라 산재 사고 역시 여전하다"며 "용균이처럼 당사자 잘못으로 몰고 간다. 이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로 많은 사람의 죽음과 누명을 막고 싶다"고 말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