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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재개 후 5전 전승…불운했던 울산의 2020년 시즌 최종 결말은?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12-04 12:52 송고
ACL 재개 후 5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ACL 재개 후 5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울산현대의 2020시즌은 어떻게 평가 내려야할까. 정규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한 클럽을 향해 '실패'라고 칭하는 것은 다소 가혹하다. 전북현대에 밀려 모두 2위에 그쳤으나 근 10년 간 그 어떤 팀도 전북의 대항마가 되지 못했으니 시즌 내내 박빙의 레이스를 펼친 것만으로도 성과이기는 하다. 전북의 독주가 막을 내리고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래도 '넘지 못한 것'은 부인할 수 없고 때문에 울산 선수들도 2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한 사실에 눈물을 뿌렸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결과가 중요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최고 클럽들이 모두 참가하는 대회이니 ACL에서라도 우승해야 '더블 준우승' 아쉬움을 씻을 수 있다는 접근은 아니다. 냉정하게 저울질할 때 K리그 클럽들보다 전력이 강한 팀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할만한 납득할 내용과 결과는 필요했다. 2020년만 축구할 것 아니기에 울산으로서도 내일의 희망이 필요했는데, 적어도 지금까지는 분위기가 좋다.

울산은 지난 3일 오후 카타르 자심 빔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최종 6차전에서 최강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상하이 선화(중국)를 4-1로 대파했다. 5라운드까지 결과만으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했던 울산은 마지막까지 깔끔한 승리를 거두면서 5승1무 무패 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악몽을 꾼 듯 전북에게 K리그와 FA컵 우승 트로피를 빼앗겼던 울산은 아무래도 맥이 빠진 상태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올랐다. 엎친 데 덮쳐 대표팀에 차출됐던 No.1 수문장 조현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사실상 대회 출전이 불발됐고 함께 벤투호로 향했던 김태환, 원두재, 정승현도 뒤늦게나 가세가 가능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 전 안방에서 열린 FC도쿄(일본)와의 1차전에서 1-1로 비긴 것까지 여러모로 불안했던 울산인데 대반전에 성공했다.

불운한 울산현대는 2020년 마지막 과연 웃을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불운한 울산현대는 2020년 마지막 과연 웃을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울산은 카타르 입성 후 처음 치른 상하이 선화와의 2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면서 산뜻하게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지난달 24일 열린 퍼스 글로리(호주)와의 경기에서 탄력을 받았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아 고전하던 울산은 외려 후반 26분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그런데 후반 44분 김인성의 극적인 동점골에 이어 추가시간에 터진 주니오의 역전골까지 나오면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이 경기가 분수령이었다.

지난 달 27일 퍼스 글로리와의 리턴매치에서 2-0 승리를 챙긴 울산은 사흘 뒤 FC도쿄와의 5차전에서 2-1로 이기며 토너먼트 조기 진출을 확정했다. 도쿄전도 내용이 흥미로웠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선제골을 내준 울산은 전반 44분 윤빛가람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40분, 다시 윤빛가람이 역전골을 터뜨리며 또 한 번 드라마를 썼다.  

상하이 선화와의 최종 6차전까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내면서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조별리그 마침표를 찍었다.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그간 출전 기회가 적었던 박정인, 이상헌, 정훈성, 김민덕, 서주환 등 젊은 피들이 대거 필드를 밟았으면서도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으니 금상첨화였다.

파죽의 5연승으로 토너먼트에 오른 울산은 오는 6일 오후 11시 도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E조 2위를 차지한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16강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도, 체력적인 측면에서도 울산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매치업이다.

향후 사흘에 한 번 꼴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하나 울산은 김태환, 원두재, 정승현 등 대표팀에서 복귀한 이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린 덕분에 플러스 요인도 있다. 워낙 '미리 터지는 샴페인'을 경계할 울산이나 지금 분위기는 아주 좋다. 2020년 울산현대 스토리는 아직 결말이 공개되지 않았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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