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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증 확진자 넘치는데, 어린이 중증 환자 적은 이유는?

소아 환자들, 성인보다 혈관손상 적어 혈전발생 확률 낮아
유아시기 예방접종 등 영향으로 성인보다 면역반응 강해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20-12-04 06:30 송고
© AFP=뉴스1
© AFP=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 환자들이 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드문 원인이 혈관 건강과 어른들과 다른 면역반응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 머독아동연구소(MCRI)와 멜버른대학교 및 스위스 프리부르대학교 연구진들은 더 강력한 면역 반응과 혈관 건강이 어린 환자들이 중증 코로나19로 발전하는 것을 보호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일 '영국 내과학회지(BMJ)'에 게재됐다.

연구에 참여한 니겔 커티스 멜버른대학 소아 감염학 교수는 "대부분의 소아 코로나19 환자들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며 보통 발열, 기침, 인후통 또는 후각이나 미각의 변화가 나타난다"며 "면역저하 등 감염질환에 위험한 요인을 가진 어린 환자들 조차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아 코로나19 환자들 성인보다 혈관손상 적어 혈전발생 확률 낮아
연구진은 여러 장기들, 특히 혈관, 심장 및 림프관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내피 세포층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손상되며 이것이 중증 코로나19로 발전하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혈관 손상이 중증 코로나19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혈전(피떡)을 유발해 뇌졸중과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러한 내피 세포를 감염시켜 혈관의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어린 환자들의 내피 세포는 성인들에 비해 손상 정도가 훨씬 적을 뿐 아니라 혈액 응고 시스템도 달라 이러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발생하는 혈전에 피해를 덜 입는 것이다.

연구진은 당뇨병과 비만 등 코로나19 위험군에 속하는 만성질환들이 고령으로 갈수록 많은 것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아시기 예방접종 등 영향으로 성인보다 면역반응 강해

또 다른 중요한 요인으로는 경미한 감염과 예방 접종 후 선천적인 면역(내제면역) 세포가 이를 기억하는 '훈련된 면역'이다.

논문의 저자 중 한명인 페트라 짐머만 프리부르대학교 교수는 "어린이와 성인의 면역 체계에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며 "아이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첫 번째 방어선인 선천적 면역반응이 성인보다 더 강하다"고 말했다.

또한 어린 환자들이 성인들에 비해 홍역, 유행성이하선염, 풍진 예방을 위한 MMR 백신 등 면역체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 예방접종을 맞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도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짐머만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는 종종 다른 바이러스에도 함께 감염된다.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경우 이 훈련된 면역을 향상시켜 아이들이 코로나19를 더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돕는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목, 코, 폐 및 위장에 있는 다양한 미생물군도 어린 환자들의 코로나19에 대한 민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생물은 면역, 염증 및 질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 환자들은 특히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코에 다른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들이 있을 확률이 높다. 이 미생물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인들에 비해 어린 환자들이 항염증 기능을 하는 비타민D 수치가 더 높은 것도 한 원인으로 꼽혔다.

짐머만 교수는 "비만, 만성신장질환, 흑인, 아시아계를 포함해 중증 코로나19 위험 군에서 비타민 D 결핍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비타민 D 보충제가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비타민 D는 많은 국가에서 1세 미만 영아 또는 일부 국가에서는 3세까지의 영아에게 일반적인 보충제로 섭취된다. 최근 코로나 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항체치료제, 항바이러스제, 스테로이드제 등의 의약품과 더불어 비타민 D도 함께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연령간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면 코로나19 감염 예방 및 치료에 중요한 통찰력과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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