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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열린다]③ Z세대 뛰어놀 '판'…어떻게 깔아야 할까

출생과 함께 디지털 접한 Z세대, 여러 가상세계 넘나드는 '메타버스 네이티브'로 성장
"메타버스 놓치는 기업은 도태…회사 비전, 브랜드, 세계관 녹여야"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12-07 07:15 송고 | 2020-12-07 11:16 최종수정
편집자주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디지털 세대' 등장으로 온라인 공간이 점차 일상을 대체하더니 전세계를 '격리'한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메타버스 현상'을 조명해본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26일 다이나마이트 뮤직비디오 안무버전 영상을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포트나이트 홈페이지 공지사항 갈무리) © 뉴스1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가 두려워하는 상대는 누굴까.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9년 주주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넷플릭스 경쟁자로 게임 '포트나이트'를 꼽았다. 그는 "넷플릭스는 미국 유료방송채널 HBO보다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와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곧 돈인 세상에서 빅테크 기업은 '어떻게 하면 이용자의 시간을 더 빼앗을까' 고민한다. 넷플릭스가 게임을 넘어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의 소셜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는 '포트나이트'를 두려워한 배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은 빅테크 기업에게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안겼다. 성장 과정에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접하며 여러 개의 가상세계를 오가는 '메타버스 네이티브' 세대, 이들을 통칭하는 'MZ세대'가 관심을 받는 이유다.

팀 스위니 포트나이트 CEO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라며 "사람들은 메타버스로 일을 하러 가거나 쇼핑을 하거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버스 시대를 앞두고 기업은 무엇을 준비를 해야 할까.

◇부모님 도움·간섭 없는 나만의 가상세계 만드는 메타버스 세대

애플이 지난 2일 공개한 '2020 인기 애플리케이션(앱)'에 따르면 올해 인기 유료게임 부문 1위는 '마인크래프트'가 차지했다. 지난 2009년 출시된 마인크래프트는 이용자가 정육면체 블록과 도구를 이용해 건축물을 세우고 낚시 등 활동을 즐기는 인디게임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014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을 25억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MS 고위 관계자는 "마인크래프트를 즐기며 성장한 이용자가 창조성을 갖게 되고 이 창조성을 발현하기 위해 MS 제품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단순하지만 이용자가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특징을 내세워 10대를 중심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외 추가 수익을 내고있다.

장경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마인크래프트는 장난감(레고), 만화, 영화 등으로 파생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보조 학습 및 코딩 등의 교육용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인크래프트와 함께 '차세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거론되는 서비스가 있다. 미국 '로블록스'다.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게임을 프로그래밍하고 다른 이용자가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이다.

FILES-FRANCE-TECHNOLOGY-COMPUTER-GAMES-INTERNET-ROBLOX © AFP=뉴스1

모바일 디바이스와 소셜미디어 활동에 익숙한 Z세대는 가상세계에 사회를 만들고 그 안에서 상대와 문화를 공유한다. 이 공간은 부모의 도움이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 Z세대가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에서 콘텐츠를 생산·유통하는 데 열정과 시간을 쏟는 이유다.

로블록스에서는 경제활동도 이뤄진다. 로블록스에서 모든 활동은 사이버머니 '로벅스'로 움직이는데 이용자는 창작 활동(아이템 제작)을 통해 로벅스를 벌 수 있고, 로벅스로 아이템을 구매하기도 한다. 아이템 제작을 통해 로블록스에서 수억원대 수익을 내는 10대 창작자도 등장하고 있다.

올해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집에 갇힌 Z세대가 메타버스 세계로 빠지는 '판'을 깔았다. 로블록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310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82% 증가했고, 같은 기간 누적 게임시간은 220억시간에 달했다.

김상균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Z세대에게 게임은 놀이의 대상을 넘어 비즈니스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판매해 수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엔터·콘텐츠 업계도 '메타버스' 녹아들기…"메타버스 놓치면 도태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메타버스로의 확장의 움직임이 나타난다. 미국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콧은 지난 4월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비대면 공연을 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 밖에 나설 수 없던 이용자들은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며 전 세계 이용자와 유대감을 쌓았다. 이 공연에는 동시접속 기준 1230만명의 이용자가 몰렸다.

지난 8월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를 발매한 방탄소년단(BTS)도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안무버전' 영상을 포트나이트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에픽게임즈는 행사 시작 전, 캐릭터가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출 수 있는 이모트(캐릭터의 감정표현)를 출시했다. 이모트를 구매한 포트나이트 이용자들은 BTS 안무버전 영상에 맞춰 캐릭터를 춤추게 했다.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국내 게임업계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넥슨은 지난 11월 월트디즈니 최고전략책임자(CSO)직과 틱톡 CEO를 역임한 케빈 메이어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메이어는 내정 당시 "넥슨은 가상세계 기반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글로벌 리더"라며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성장하는 지식재산권(IP)을 만들어내는 넥슨 만의 능력은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넥슨이 게임업계를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엔씨소프트는 K팝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앱 '유니버스'의 내년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회사는 "인공지능(AI) 음성합성, 모션캡처 등 IT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즐길거리를 유니버스를 통해 이용자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유니버스 이용화면 예시 (엔씨소프트 제공) © 뉴스1

게임업계뿐 아니라 콘텐츠 업계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콘텐츠 최강자' 디즈니도 메타버스로의 확장을 예고했다. 틸락 만다디 월트디즈니파크 부사장은 지난 11월 링크드인을 통해 디즈니파크의 청사진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언급했다.

그는 "물리적(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넘어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풀어낼 (미래형) 테마파크를 '테마파크 메타버스'라고 지칭한다"며 "웨어러블, 스마트폰, 컴퓨터비전,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이 이용자를 테마파크 메타버스로 몰입하게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디즈니파크의 공원, 호텔, 유람선이 이용자의 집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힘든 한 해였지만 더 많은 이용자가 연결되는 미래가 코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상균 교수는 "새로움을 탐닉하려는 자극, 높은 성취와 효율을 갖고 싶어하는 '욕망'과 균형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심리'가 이용자로 하여금 메타버스를 찾게 만든다"며 "이제는 IT, 엔터기업뿐 아니라 모든 기업이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져야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이 꿈꾸는 비전과 브랜드, 게임적 세계관 등을 메타버스에 어떻게 녹일지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용자들이 '더 쉽고 더 오래' 머물기보다는 '더 재미있게' 머물고 싶은 메타버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수동적 이용자를 위한 풍부한 콘텐츠 제공 △소셜미디어 기능의 강화 △새로운 가상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메튜 볼 메이커펀드 벤처 파트너는 "메타버스 세계는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종료되지 않고 지속적이어야 하며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경험을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나아가 모든 이용자는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새로운 경제활동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타버스 세계는 디지털 세계와 현실세계, 개인과 집단활동, 경험과 폐쇄형 플랫폼이 모두 어우러지는 형태여야 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데이터와 자산(사이버머니), 콘텐츠들이 상호운용돼야 한다"며 "이용자 누구나 콘텐츠와 경험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 구축돼야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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