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CEO선임 1년 맞은 KT 구현모, 연착륙 성공…"실리 중시·협력 강화"

'발로 뛰는 CEO'로 변모…현대重·우리금융 등 협력 잇따라
B2B·탈통신 미래비전 합격점…통신사 KT 본질인 'MIT'는 글쎄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12-02 07:37 송고 | 2020-12-02 12:07 최종수정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신3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서로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0.7.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신3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서로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0.7.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지난 2019년12월, 무려 8개월간의 대장정을 거친 KT 최고경영자(CEO) 선발 오디션에서 '최종 우승'을 거머쥔 이는 정치인 낙하산이나 장관출신도 아닌 30년 정통 'KT맨' 구현모 사장이었다. 주주총회까지는 3개월 이상의 시간이 남았지만 KT는 이례적으로 '내정자' 구현모를 앞세워 1월부터 '구현모 체제' 출범을 선언했다. 

그로부터 1년. 구현모 대표는 성공적으로 KT CEO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회장 직급을 사장으로 하향조정하고 연봉도 크게 삭감해야 한다는 당시 이사회의 조건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본인이 스스로 '홍보'대신 '실리'를 추구하는 전략을 폈다. 
다만 KT 본연의 경쟁력인 모바일, 인터넷, TV 부문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 부분에서는 평가가 유보된다. KT맨으로서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가 너무 깊다보니 오히려 새로운 변화를 주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적'은 아직 제자리걸음…"믿었던 MIT, 시간이 필요해"

지난 1월 구현모 대표가 본격적인 경영일선에 나선 이후 3분기까지 누적실적을 보면 KT는 냉정하게 말해 '제자리걸음'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17조70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누적매출 18조1466억원보다 2.4%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1조173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28억원보다 1.46% 증가하는데 그쳤고 순이익은 6642억원으로 전년 6761억원보다 1.76% 감소했다. 

실적만 보면 '구현모 효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셈이다. 

무엇보다 통신사의 근원적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모바일(이동통신), 인터넷, TV'(MIT) 3가지 분야에서 다소 부진하다. 

이동통신 분야는 전년대비 1% 성장에 그쳤고 유선(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 부문은 3% 감소했다. 유일하게 IPTV 부문만 8% 성장했다. 

30년 정통 KT맨인 구현모 사장이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KT 내부적으로는 "통신사 KT의 근원적 경쟁력인 MIT의 기반을 다져줄 인물"이라며 큰 기대를 걸었다.

당시 KT 내외부에서는 "구현모 대표는 KT의 본질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인만큼 장기간에 걸친 CEO 선발 과정에서 미뤄진 각종 의사결정에 속도를 낼 수 있고 무엇보다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큰 MIT 부문 사업에 어떤 인수인계나 업무 공백없이 즉각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인물"이라는 기대가 나왔었다.  

때문에 MIT 부문에서 아직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것은 구 대표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20일 오전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AI 1등 국가를 위한 'AI One Team'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명준 ETRY 원장, 신성철 KAIST 총장, 구현모 KT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 2020.2.2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20일 오전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AI 1등 국가를 위한 'AI One Team'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명준 ETRY 원장, 신성철 KAIST 총장, 구현모 KT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 2020.2.2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현대HCN에 추가 인수까지 공격적 행보…'협력 세일즈'도 적극적

그럼에도 구 대표가 KT 리더로 연착륙하는데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이전 CEO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 때문이다. 

구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대표이사 회장이 아닌 사장으로 직급을 낮췄다. 연봉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취임 직후 실시한 인사에서는 '구현모표' 인사의 색을 더욱 뚜렷이 드러냈다. 

종전 4명의 사장체제였던 직급을 전면 개편해 구 대표의 러닝메이트였던 박윤영 부사장을 사장으로 발탁승진 시키켜 복수 사장 체제를 구성했고 다른 직급은 모두 부사장 체제로 하향 조정했다. 

'부사장'이 총괄했던 홍보실과 부문장(전무)이 이끌었던 대외협력실도 모두 실장급(상무) 조직으로 축소시켰다. 구 대표는 자신을 보위할 조직을 직접 줄여 KT 내외부에 "더이상 대표이사 개인에 대한 홍보는 하지 말고 회사에 대한 전략을 실행하라"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다. 

업무적인 부분에서도 구 대표는 '발로 뛰는' 행보를 보였다. 흔히 기업에 CEO가 새로 취임하면 영업현장이나 공사 현장 등에 안전모를 쓰고 나타나 '현장경영'을 한다며 순시를 나서게 마련이다. 

그러나 구 대표는 현대중공업, LG전자, 한국투자증권, 우리금융 등의 CEO들을 직접 찾아가 긴밀하게 사업협력 논의를 하며 굵직한 협약을 이끌어냈다. 

현대중공업 등과는 인공지능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AI원팀'을 구성했고 우리금융과는 AI 인재 양성과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까지 단숨에 일궜다. 

무엇보다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삼총사를 앞세워 '탈통신'을 추진함으로써 기업시장(B2B)을 공략하기 위해 'KT엔터프라이즈'라는 새로운 브랜드도 론칭했다. AI협력과 B2B를 통한 탈통신 미래비전은 합격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IT 분야에서도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이통3사 중 현 LTE와 동일한 요금의 5G 요금제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5G 가입자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유료방송 현대HCN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미디어 시장의 '절대강자' 위치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직 이같은 협력과 인수합병의 성과는 '숫자'로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내년 이후부터는 숫자로도 그 성과가 입증되리라는 것이 KT 내외부의 판단이다. 

© 뉴스1
© 뉴스1



esther@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