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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업소 사라진 선미촌, 성평등 도시의 거점으로”

[전주 선미촌 문화재생 사업]②도시에 활력 불어넣는다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2020-12-01 07:10 송고 | 2020-12-01 11:20 최종수정
편집자주 전북 전주시청 인근에 위치한 선미촌이 성매매집결지라는 오명을 벗고 있다. 성매매업소가 있던 자리에 전시관과 책방, 박물관 등이 들어섰고,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공간도 마련됐다. 호객행위를 하던 길은 ‘여행길(여성이 행복한 길)’로 변신 중이다. 성매매집결지라는 이미지가 사라지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첫발을 내디딘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와 전문가, 마을주민, 예술가가 힘을 모아 시작한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가 올해 1단계 사업을 마무리 한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사업을 앞두고.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의 의미와 성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민간위원장 조선희)가 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사업을 앞두고  지난 11월10일 성평등 전주 1층 커뮤니티홀에서 ‘2020년 선미촌정비 민관협의회 집담회’을 개최했다.(전주시 제공) /© 뉴스1

전북 전주 성매매집결지인 선미촌 문화재생사업(노송예술촌 프로젝트)의 1단계 사업이 올해 마무리된다.

지난 2017년부터 본격 시작된 도시재생사업으로 선미촌은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지난 2002년 85개소(250명)에 달했던 성매매업소는 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가 발족한 2014년에 49개소(88명)로 줄었다. 그리고 올해 15개소(22명)으로 감소했다. 최근에는 2~3개 업소가 추가로 폐업에 들어간 상태다.

폐업한 성매매업소 일부는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바뀌었다. Δ시티가든(마을정원) Δ성평등전주 커먼즈필드(주민협력소통공간) Δ노송늬우스박물관(마을사박물관) Δ새활용센터 다시봄 등이 조성됐다. 전시활동과 공연이 가능한 문화예술복합공간도 12월 중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성매매 여성들이 호객행위를 하던 ‘권삼득로’도 장애인과 노인, 여성을 위한 거리로 변하고 있다. 선미촌 인근에 주민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됐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냈던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이 내년부터 2단계에 돌입한다. 이미 지난 11월10일 ‘선미촌정비 민관협의회 집담회’가 개최되는 등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성평등전주 내부 모습. 2020.11.30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2단계는 소프트웨어적인 면이 강하다. 1단계 사업이 거점 공간 조성이 주였다면 2단계는 이미 조성된 거점 공간 활용을 통한 도시재생 방향이 핵심과제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전주시와 선미촌정비민과협의회는 일단 선미촌을 인권의 메카(중심), 문화예술 부흥이라는 상징을 갖는 거점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선희 선미촌정비민과협의회 민간위원장은 “앞서 열린 집담회에서도 선미촌 재구성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무엇으로 둘 것인지가 논의됐다”면서 “2단계 사업에서는 각 거점에 마련된 문화, 인권, 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가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2단계 사업의 추진방향을 큰 틀에서 보면 △선미촌 종식 선언 및 인권의 메카로 만들기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따른 공가 활용 △거검 공간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 부흥 △주민생활 공유 거점 공간 조성 추진 △인권, 예술, 주민공동체의 상호협력을 통한 도시재생 지속 등으로 요약된다.

먼저 전주시는 선미촌에 이미 조성된 인권단체 공간과 문화예술 공간, 주민생활공간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 선미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민과 예술과 인권센터가 소통하는 시스템도 마련할 예정이다. 거점 공간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 부흥으로 품격의 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지난 1월31일 전북 전주시 노송동 선미촌 내 옛 성매매업소 건물에서 '노송늬우스박물관' 개관식이 열린 가운데 김승수 전주시장과 박병술 전주시의장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전주시 제공)2020.1.31 /뉴스1 © News1 

늘어가고 있는 공가(폐업한 성매매업소)에 대한 효율적인 활용방안도 찾을 계획이다

선미촌에는 여전히 폐업한 성매매업소가 여기저기에 흉물스럽게 남아는 상태다. 전주시는 아직 남아있는 12~13개 업소를 없애기 위해 건물주와 업주들을 설득하고 있는 만큼, 공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와 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도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정은영 서노송예출촌팀장은 “전주시는 올해를 선미촌 종식 원년으로 삼고, 올해 안에 성매매업소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공가 활용은 시급한 문제다. 1단계 사업으로 인해 현재 성매매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공실을 그대로 방치하면 슬럼화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늘어나는 공가를 예술가를 위한 공간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0여명의 예술가들이 선미촌에 마련된 문화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2단계 사업이 진행될수록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콘텐츠도 구상 중이다. 마을기업과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기관과 단체와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역상권 활성화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건전한 상업활동이 이뤄져야 도심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시는 앞으로 건물주나 업주에 대한 설득을 통해 업종전환도 추진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의 지속성도 고민하고 있다. 주민과 예술과 인권센에 간 소통시스템을 만들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선희 선미촌정비민과협의회 민간위원장은 “선미촌문화재생사업은 단순 마을재생사업이 아니라 성평등한 도시로 만드는 과정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인권과 문화, 예술 및 주민공동체의 상호협력을 통해 선미촌을 인권의 메카이자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