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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안 때렸나 못 때렸나…희망과 불안 동시에 안긴 첼시전

단단한 수비력 보여줬으나 손흥민-케인 봉쇄 당하자 고전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11-30 11:40 송고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통하는 해리 케인도 첼시의 수비에 고전했다. © AFP=뉴스1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통하는 해리 케인도 첼시의 수비에 고전했다. © AFP=뉴스1

3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 토트넘의 경기는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최고의 빅매치였다. 가뜩이나 9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리버풀이 지난 28일 약체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원정경기서 1-1 무승부에 그쳐 동기부여가 더 커졌다. 맞대결 결과에 따라 두 팀 모두 선두로 뛰어오를 수 있었으니 놓칠 수 없는 승부였다.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득점이 없었다고 마냥 지루한 경기라 평가할 순 없던 내용이고 첼시도 토트넘도 수준 높은 공수 밸런스를 보여줬다.

이날 무승부로 6승3무1패(승점 21)를 기록, 리버풀과 전적이 같아진 토트넘은 골득실(토트넘 +12/리버풀 +5)에서 앞서면서 순위표 꼭대기를 되찾았다. 반면 첼시는 5승4무1패 승점 19로 3위를 유지했다. 여러모로 토트넘이 만족스러운 경기가 됐다.

일찌감치 '창과 방패'의 대결이 예상됐던 경기였다. 첼시는 최근 6연승을 포함해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 행진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언급한 6연승 동안 첼시는 매 경기 2골 이상을 넣으며 막강 공격력을 선보였다.

반면 토트넘은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합쳐 5연승 중이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는 단 1골도 내주지 않으면서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했고 그 사이에는 강호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2-0)도 있었다.

뚜껑을 열자 그대로였다. 홈팀 첼시는 경기 시작부터 주도권을 잡고 토트넘의 문을 계속 두드렸다. 후반전 초반 이후에는 대부분의 공 움직임이 토트넘 진영에서 펼쳐졌을 정도로 일방적인 시간들도 많았다. 다만 아주 결정적이다 싶은 수준까지 토트넘 수비를 흔들지는 못했다. 결국 13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모리뉴 감독의 지독한 실리 축구는 성과를 거뒀다. 10라운드까지 토트넘이 허용한 실점은 단 9골에 불과한데, 이는 리그 최소실점이다. 리그 최다득점(22골)에 빛나는 첼시의 창까지 막아냈으니 토트넘의 자신감은 더 커질 판이 깔렸다.  

토트넘이 정규리그 10경기 이상 치른 상황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1985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다소 빠른 시간이지만 지금껏 정규리그 우승이 단 2번(1951, 1961 시즌)뿐인 토트넘이 '2년차 모리뉴'와 함께 새로운 이정표를 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난적 첼시전 무승부는 희망적인 결과였다. 동시에 불안한 내용이기도 했다.

손흥민 역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 AFP=뉴스1
손흥민 역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 AFP=뉴스1

잘 막아냈으나 분명 실점에 근접했던 위험한 장면들이 꽤 있었다. 더더욱 문제는 자신들이 준비했던 역습은 거의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날 모리뉴의 복안은 명확했다. 일단 신중하게 막는 것에 집중하다 언제고 찾아올 틈을 노려 한방을 날린다는 계획이었다. 그래서 물오른 골감각을 자랑하는 손흥민과 해리 케인 콤비를 지난 27일 루도고레츠와의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아예 출전시키지도 않았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90분 내내 존재감이 없었다.

이날 토트넘이 시도한 슈팅은 5개였다. 그리고 그 5번의 슈팅은 모두 전반전에 나왔다. 케인도 손흥민도 모두 봉쇄됐다는 방증이다. 경기 후 현지의 '풋볼런던'은 손흥민을 향해 "경기 내내 공 잡은 모습을 잘 보지 못했고, 공을 가지고 있을 때도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혹평을 내리며 최하점인 평점 4점을 줬다. 해리 케인은 5점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도전적인 공격을 자제한 인상이 있었던 경기였다. 손흥민도 케인도 무리한 공격은 삼갔고, 특히 손흥민은 특유의 이타적인 몸놀림으로 수비에도 많은 힘을 보탰다. 괜스레 무게 중심을 앞으로 높였다가 치명타를 맞는 것을 우려, 몸을 사린 느낌도 있다.

동시에 뚫으려 했으나 막혔다는 평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올 시즌 내내 펄펄 날았던 케인과 손흥민이 거의 처음으로 무기력해 보였던 경기였다. 첼시가 그만큼 잘 대비했다는 뜻이면서 두 선수가 막히면 토트넘은 고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단면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난적 첼시와의 경기는 토트넘에 희망적인 요소와 불안한 측면을 동시에 보여준 경기가 됐다. 올 시즌 토트넘은 예년에 비해 분명 발전했으나 흠이 없는 수준은 아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영리한 모리뉴 감독이 부족함을 어찌 보완하고 잘하는 것을 어떻게 부각시키느냐에 따라 토트넘의 성패가 달렸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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