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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전국에 망신살 뻗친 진주시, 누가 책임질건가

(경남=뉴스1) 한송학 기자 | 2020-11-27 10:38 송고
© 뉴스1

연일 진주시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날 때마다 비난의 수위가 높아진다. 진주시가 이번 코로나19 무더기 확진 사태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진주 이통장들이 제주 연수를 다녀와 지역에 감염병을 퍼트린 숫자는 27일 기준 59명이다. 이제는 연수를 다녀왔다가 확진된 인원보다 지역의 접촉자 감염이 더 많아졌다. 시민들은 불안감을 넘어 이제는 공포스럽다고 말한다.

그동안 진주시는 코로나19에 비교적 잘 대응해 왔다. 지난 2월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전국이 공포에 휩싸였을 때 신속한 동선 파악과 접촉자 등을 분류해 검사하고 자가격리 조치하는 등 조기 진화에 성공했다.

국내 최초 사우나 발 윙스타워 확진자 발생 때도 접촉자 등을 분류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검사 대상도 광범위하게 넓히는 등 발 빠른 대처에 시민들은 시의 방역 체계를 굳게 믿었다. 이후에도 드문드문 확진자가 나왔지만 적절한 대처로 감염병 확산을 잘 막아냈다.

하지만 이번 제주 연수로 시민들의 시에 대한 믿음과 방역 체계에 대한 신뢰도 한꺼번에 무너졌다. 감염병으로부터 시민을 지켜야 하는 시가 오히려 확산시킨 꼴이 됐다.
경남도에서 지난 10월 말께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연수 자제 등 공문을 발송했는데도 시는 듣지 않았다. 여행 경비를 지원해서 연수를 보내준 게 진주를 감염병 천지로 만들어 버렸다.

이통장들이 꼭 제주 연수를 가야만 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매년 이 통장 회장단의 가장 큰 행사가 연수라고는 하지만 이 시국에 왜 가야 했는지, 시는 또 왜 막지 않았는지도 시민들은 궁금해 한다.

당초 이통장협의회는 올해 3월 제주 연수를 계획했다. 당시에는 코로나19를 의식해 시에서 만류했다. 이후 6월에도 이통장협의회는 다시 연수를 계획했지만, 이때도 시는 말렸다. 그리고 10월에도 요청을 했고, 시 행정과에 항의성 방문까지 했다.

당시 시에서는 거리두기 1단계 상황과 이통장들의 수차례 강력한 요구, 타 지역의 제주 연수 사례를 들고 와 요청한 터라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없다. 결과적으로 얼빠진 행정을 한 것이다.

공직기강 해이도 심각하게 지적된다. 얼마나 행정이 물러터졌으면 옆 동네 사천, 하동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제주 연수를 가는 걸 시가 내버려 둔 것이다. 또, 성북동 통장협의회는 동장 등 공무원 2명은 제주 연수에 동행하면서 시에 보고도 하지 않고 다녀왔다. 심각한 공직기강 해이가 아닐 수 없다.

시민, 정치권, 시민단체 등 온통 진주시를 비난하는 여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시를 고발하는 청원도 이어진다. 제주에서도 진주 이통장 관련 확진자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반드시 누군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지금은 책임을 따지기에 앞서 확산 방지와 수습이 급선무다. 진주시가 지역을 감염병 천지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우선 벌어진 일에 대한 수습에 집중해야 한다. 이통장발 코로나 확산세가 조금 누그러지는 추세다. 진주시가 방역 고삐를 단단히 죌 수 있게 조금은 지켜보자. 엄중한 책임은 시민들이 반드시 물을 것이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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