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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때까진 노량진 못떠난다"…'코로나 지뢰밭'서 버티는 수험생들

임용시험 이어 경찰·소방·9급공무원 시험…인생 건 청춘들
76명 확진에도 평소같이 컵밥·수강·스터디모임…확산 우려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이밝음 기자 | 2020-11-22 12:33 송고 | 2020-11-22 16:34 최종수정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대형 임용단기 학원 앞 포장마차 앞으로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2020.11.2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대형 임용단기 학원 앞 포장마차 앞으로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2020.11.2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다시 집에 내려갈 수는 없죠"
2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 만난 수험생 김모씨(22)는 "확진자가 대량 나오지 않는 이상 노량진에서 공부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휴학까지 하고 소방 공부원 시험을 준비 중인데 중간에 포기할 수 없다"며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우모씨(23)도 공부를 위해 노량진에 자리잡은 만큼 쉽게 떠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우씨는 "학원에서는 온라인 강의 전환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지금 듣는 강의가 12월 중 끝날 예정이라 그때까진 노량진에 남아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공무원 시험을 앞둔 김모씨(25)는 "확진자가 나와서 불안하긴 하지만 시험이 얼마 안남아서 어쩔 수 없다"며 "공부하던 곳이 노량진이라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장소를 바꾸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량진 학원가에서 최근 수 십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연이은 확진 소식에 길거리에 인적은 드물었지만 일부 수험생은 평소와 다름없이 노량진에서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컵밥으로 서둘러 끼니를 해결하고 학원에 수업을 들으러 가거나 여느 때처럼 스터디모임을 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서울 노량진 임용고시학원 관련 누적 확진자가 69명으로 늘어난 21일 서울 동작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0.11.21/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 노량진 임용고시학원 관련 누적 확진자가 69명으로 늘어난 21일 서울 동작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0.11.21/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전문가들은 노량진 학원 특성상 앞으로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량진 임용단기 학원 관련 확진자는 이날 7명이 추가돼 누적 76명(수강생 70명)으로, 검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관련 확진자는 증가할 수 있다.

대입·공무원 시험 등 각종 학원이 몰린 노량진에는 다수의 학생이 제한된 장소에 모여 '3밀'(밀접·밀폐·밀집) 우려가 높다. 또 무증상 감염자가 많고 전국에서 수험생이 오기 때문에 집단감염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위험도 크다.

중등교원 임용시험은 지난 21일 끝났지만 앞으로 경찰·소방공무원, 9급 공무원 시험 등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만큼 노량진의 집단감염 위험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험생은 흔히 면역저하자라고 일컫는데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체계가 취약하고 고시원 등 단기 주거시설에 거주할 경우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십명의 확진자가 한 번에 나오는 걸 보면 이미 몇 주 전부터 감염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무증상, 잠복기 등을 고려해 증상여부를 따지지 말고 광범위하게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형)학원은 밀집도가 높아 이전부터 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로 꼽혀 왔다"며 "수업을 원격으로 돌리지 않으면 학원에 사람들이 몰릴 수 밖에 없고 그만큼 감염 위험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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