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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 운명 가를 결정 이번주에 나온다

25일 첫 심문기일…늦어도 내달 1일 결론 날 듯
산은, 경영권 방어아닌 경영상 목적 인정받아야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박응진 기자 | 2020-11-22 05:55 송고 | 2020-11-22 10:23 최종수정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2020.11.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KCGI(강성부펀드) 주주연합 측이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해 신청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문기일이 오는 25일로 잡혔다. 빠르면 이번주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원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다른 주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KCGI 측이 승소한다. 산업은행과 한진칼은 이번 유상증자가 경영상 목적이 아닌 항공업 재편 목적이라는 점을 강조해 상법상 예외규정으로 인정받겠다는 입장이다.  

◇ 25일 첫 심문기일, 인용 시 통합 무산…KCGI "주주 권리 침해"

22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오는 25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560호에서 KCGI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심문한다.

이날 KCGI 및 한진칼, 산업은행 등 이해관계자들이 출석해 산업은행 출자의 정당성 여부를 다툰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이 다음 달 2일인 만큼 늦어도 다음 달 1일에는 결론이 나야한다.

만일 이번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산은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없게 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 작업은 무산된다.

법리적으론 KCGI 측이 유리하단 시각이 많다. 상법 제418조에는 제1항은 '주주는 그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서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기하고 있다. 주식회사의 대주주가 자기 이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주식을 발행해 다른 주주의 지분율 희석을 초래하는 것을 제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산은의 유상증자 참여 소식이 알려지자 KCGI 등 3자 연합 측은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대립해왔다.

KCGI 측은 "경영권 분쟁 중인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신주발행이 무효라는 것은 우리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라고 주장했다.

실제 국내 소송 판례를 보면 법원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있다.

2019년 4월 대법원은 주식회사 유에스알이 피씨디렉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환사채 및 신주발행무효확인 소송에서 상법 제418조 1~2항에 따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상법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주 발행에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것이 있고 그것이 주식회사의 본질 또는 회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거나 기존 주주들의 이익과 회사의 경영권 내지 지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신주의 발행은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뉴스1

◇상법상 예외조항 해당 여부 쟁점…경영권 방어아닌 경영상 목적 설득해야

산업은행과 한진칼 입장에선 한진칼의 3자 배정 증자가 상법이 허용하는 예외 조항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받아야 한다.

주주 외의 자에 신주를 배정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담은 상법 제418조 2항은 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로 한정하고 있다.

산은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한 근거로 내세운 한진칼의 회사 정관 제8조 2항도 중요하다. 이 조항은 "회사의 긴급한 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외 금융기관 또는 기관 투자가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주주 외의 자에게 이사회 결의로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쓰여있다.

실제 경영권 분쟁 중 3자배정 증자를 시도하던 기업이 자금 조달이나 경영상 목적을 인정받아 최종 승소한 사례도 있다. 이 때도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원고 측의 논리를 깬 것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2014년 삼화페인트공업 김장연 대표가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자 오랜 동업자였던 고(故) 윤석영 전 공동 대표의 부인이 소송으로 저지했다. 당시 김 대표 측 지분율은 30.34%로 윤씨 측(27%)과 엇비슷했지만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하면 36.1%로 늘어나 윤씨(27%) 측을 압도하게 됐다.

1심에선 김 대표 측이 패소했지만 2심과 3심에선 "신주인수권부사채는 피고의 정관에서 정한 긴급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있어 그러한 자금 조달을 위하여 발행된 것으로서 피고의 경영권 분쟁이 임박하거나 현실화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발행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영권 분쟁 중이었던 한창제지 역시 경영상 목적이 인정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성공한 사례다. 한창제지는 2012년 최대주주 김승한 회장 등을 상대로 3자배정 증자를 진행하려 했으나 경영권 분쟁 중인 상대방 측이 신주발행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울산지법 1심에서 한창제지가 패소했으나 부산고법 2심에서는 뒤집혔다. 당시 2심 법원은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볼 증거가 없다"며 "이 사건 신주발행은 피고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안에서 정관에서 정한대로 이뤄졌으므로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원고 불복으로 이 사건은 대법원에까지 이어졌으나 대법원은 2014년 12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한창제지 승소를 확정지었다.

법무법인 고원의 김수민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 등을 살펴봤을 때 KCGI 측의 가처분 소송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한진칼에 제3자 배정이 가능한 정관이 있어 산업은행을 '산업재편 및 구조조정 전문 금융기관'으로 보고 코로나 19등으로 인한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한다면 기각이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