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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대치 탈출구는 없나…마주보고 달리는 여야

이낙연 "공수처는 시대적 과제…공수처법 소수의견 존중규정 악용"
주호영 "與가 법 만들어놓고 함부로 바꾸다니…반드시 막겠다"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정연주 기자, 유새슬 기자 | 2020-11-20 17:11 송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0.11.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여야는 20일 공수처장(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현행법 상 야당의 비토권을 인정하면서 공수처를 이달내 출범시킬 방법은 없어 보인다. 여당이 야당도 동의할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거나, 야당이 비토권을 스스로 내려놓고 예산이나 법안 등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정치적 타협'에 나서야 풀릴 수 있는 정국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올해 정기국회는 이 시대의 국가적 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표는 "공수처는 우리 국민이 20년 넘게 기다려 온 시대적 과제"라며 "공수처법의 소수의견 존중 규정이 악용돼 국민의 기다림을 배반한 결과가 됐다. 이제 더는 기다리게 해 드릴 수 없다. 법사위가 의원들의 지혜를 모은 개정안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애초에 이 제도로 공수처장 추천이 불가능한 것을 확인했다"며 "야당의 비토권이 좋은 후보를 뽑기 위한 야당의 권한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공수처법 집행을 막는 반칙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이어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며 "25일 국회 법사위 소위 논의부터 본회의 의결, 공수처 출범까지 올해 안에 이뤄내겠다"고 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야당 추천위원들은 신속론에 맞서 신중론을 펼쳤다고 주장했지만 신중론을 가장한 반대론이고 무조건 반대하자는 몽니"라며 "민주당이 더 인내할 수 없다고 한 것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깡패짓'이라고 했다는데 깡패짓은 국민의힘이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먼저 입법을 추진해야 할 '시급한' 법안으로도 공수처법 개정안을 들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확대간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25일 법안소위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재확인했다. (법 개정 방향은) 합리적이고 국민이 납득할 정도로 돼야 한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여론전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입안할 때 야당의 비토권을 인정했음에도 불구, 올해 중 공수처 출범을 기정사실화하고 야당의 비토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특히 23일 예정된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회동에서도 공수처장 추천위원의 교체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지난해 공수처법을 처리할 때 야당에 주는 거부권을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핵심장치라 했고, 이상민 전 법제사법위원장은 야당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은 공수처장이 될 수 없다고 했다"며 "우리가 요구한 법도 아니고, 자기들이 만든 법"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들이 비토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후보자들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왜 거부권을 행사했는지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이 요구하면 왜 거부했는지 일일이 말할 수 있다"며 "그것을 듣는 순간 적격자가 한 명도 없구나라는 것을 국민이 알 수 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함부로 법을 바꿔 자기들의 마음에 드는 공수처장 같지 않은 공수처장을 임명하는 것은 좌시하지 않고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도 했다.

공수처 연내 출범에 사활을 건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만큼 사실상 이를 막을 도리가 없는 국민의힘은 타협이냐, 장외투쟁이냐 기로에 서있다. 당내 여론은 타협보다는 투쟁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장외투쟁 등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할 경우 역풍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대국민 호소를 통해 여당의 독주를 비판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입장에서도 공수처와 예산안, 쟁점 법안 등 정기국회 현안들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경우 부담이 크다. 여당의 거듭된 무리수로 내년 초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정국 주도권이 급속하게 야당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야당이 지금 어떤 것을 해도 여론의 호응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대안 없이 반대만 하려고 하면 분위기가 안 좋아진다"며 "(타협을) 시도할 방안이 있다면 하는 것이 제일 실리적인 접근인 듯하다. 다만 실현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이 어떤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도 여당이 받아들이기 어렵거니와 야당 내에서 의견을 수렴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