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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수목원에 지자체 '혈세'로 3400주 나무 심어…특혜 논란

나주 은행나무수목원에서 식재행사
수목원 진입로 위해 23억 들여 도로 확포장도

(나주=뉴스1) 박진규 기자 | 2020-11-22 07:30 송고
전남 나주시 남평읍의 은행나무수목원. 수목원의 유일한 출입로인 농로가 혼잡해지면서 마을 주민들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수목원 입구에 마을 사람들이 트랙터를 몰고 와 항의 시위를 벌이는 모습.2020.11.14 /뉴스1 © News1

전남 나주에 있는 개인 소유 수목원에 지자체가 혈세를 투입해 나무 수천그루를 식재한 것을 두고 특혜논란이 일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수목원 등록부터 도로 개설, 카페 영업 등이 나주시의 특혜와 묵인 속에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0일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월10일 제72회 식목일을 앞두고 남평읍 광촌리 은행나무수목원에서 강인규 시장과 공무원, 유관기관, 사회단체 회원 등 4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나주사랑 나무심기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은행나무와 편백 등 총 3400주를 심은 뒤 산불예방 캠페인과 산지 정화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나주시가 혈세를 들여 시 소유지나 공공부지가 아닌 개인 소유의 수목원에 수천그루의 나무를 식재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인규 나주시장이 2017년 3월10일 개인사유지인 은행나무 수목원에서 유관기관 등 450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무심기 행사를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나주시 제공) /© 뉴스1

주민들은 현재 나주시가 사업비 23억원을 들여 마을 입구에서 수목원까지의 농로를 넓히는 도로 확·포장 공사 역시 특혜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도로 공사를 위한 주민제안서가 조작됐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주민 이모씨는 "나주시는 주민들이 도로를 넓혀달라는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조차 모른다"며 "주민들이 확인한 결과 제안서의 80여명 주민 명단이 한 글씨체로 쓰여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나주시가 원주민들을 위해 혈세를 사용하지 않고 외지인의 영업을 돕기 위해 길을 내고 있다"면서 "그린벨트 지역인 수목원안에 어떻게 카페를 짓고 영업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80가구 120여 명이 사는 조용한 시골마을인 나주 남평읍 풍림리와 광촌리에서는 외지인이 들어와 수목원과 카페를 개설하면서 분쟁이 발생했다.

광주에서 건설업을 하는 황모씨는 지난 2014년 광주 도심에서 20분 거리인 나주 남평읍 광촌리 마을 뒤편 임야와 산 8만2000평을 사들인 뒤 나무들을 정비하고 2층 규모의 휴게시설을 지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수목원 등록을 마치고 그해 6월에는 카페를 개업했다.

수목원과 카페는 소위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후 마을 일대가 마비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쌓여갔다.

특히 수목원이 진입로를 따로 개설하지 않고 오랜 시간 주민들이 사용해 온 농로를 활용하면서 혼잡과 교통사고 등이 빈번히 발생했다.

나주시가 사업비 23억을 들여 시행하고 있는 남평 은행나무길 도로 확포장 공사. 주민들은 이 공사를 위한 사업건의서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11일에는 도로 혼잡을 놓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마을 이장을 지낸 주민이 수목원 주인 아들에게 폭행당해 갈비뼈와 가슴뼈가 골절되고 입 안쪽을 7바늘 꿰매는 중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수목원을 폐쇄하라는 항의 집회에 나섰고,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관광공사는 '2020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이곳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 나주시는 "도로 확·포장은 마을회에서 총회를 통해 건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을 대신해 이장이 서명을 대필했을 수 있으나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식목행사와 관련해서는 "매년 조림 대상지 중 공유지와 사유지를 구분하지 않고 식목행사 장소를 선정해 오고 있다"며 "2017년 남평 은행나무길 식목행사 또한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04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