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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터뷰] 300살 핀란드 산타클로스 "90살도 내겐 아이…착한 일하면 선물"

핀란드관광청 지정 산타클로스 "이번 크리스마스는 비대면으로 만나요"
"산타마을 풍경, 인터넷 생중계 할것"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0-11-21 06:00 송고
지난 18일 랜선으로 인터뷰 중인 핀란드 산타클로스© 뉴스1 윤슬빈 기자
지난 18일 랜선으로 인터뷰 중인 핀란드 산타클로스© 뉴스1 윤슬빈 기자
매년 12월이면 핀란드 산타마을에서 한국으로 날아오던 산타가 올해는 오지 못한다. 이동이 어려워서는 아니다. 산타에겐 루돌프 썰매가 있어서, 하늘길이 막힌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지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하면서 산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택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은 산타 선물을 못받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산타만의 '비밀 마법'으로 비대면(언택트)으로 선물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핀란드 산타마을에 사는 산타와 랜선으로 만나 코로나 시대에 크리스마스 준비는 어떻게 하는 지, 한국인들이 궁금해했던 사소한 궁금증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핀란드 북부 로바니에미엔 교황청이 승인하고 핀란드관광청이 지정한 산타 마을이 있다. 이 산타마을엔 전 세계 어린이 정보가 담긴 책이 있는 도서관, 산타 우체국이 있고, 산타와 요정들이 살고 있다. 우체국에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한 해 동안 얼마나 착한 일을 했는 지, 그래서 무슨 선물이 갖고 싶은지를 써서 보낸 편지가 가득하다.

다음은 '진짜' 핀란드 산타클로스와의 일문일답이다.

순록을 돌보고 있는 산타클로스
순록을 돌보고 있는 산타클로스
-산타클로스가 랜선으로 전 세계 여행객을 만난다는 것은 처음 하는 경험이지 않나. 소감이 어떠한가. 

▶새로운 도전은 누구나 어렵지만, 산타클로스도 상황에 따라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해. 비록 얼굴을 마주할 순 없지만 이 산타할아버지가 한국 여행객 모두를 아끼고 생각한다는 것을 기술 덕분에 알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매년 산타클로스의 우체국은 199개국에서 수십만 개의 편지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올해 한국 사람들에게 받은 편지가 얼마나 되나.
  
▶ 허허허, 엄청날 거야. 사실 산타클로스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아. 다행히 내 요정들이 알고 있을 거야. 그리고 요정들이 내가 모든 편지를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  

-이번 겨울엔 산타마을에선 어떤 일이 펼쳐지는 알고 싶다. 한국 여행객들이 랜선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

▶이 산타할아버지와 요정들은 크리스마스이브 준비로 분주해. 그날을 기대해 봐도 좋아. 지금 산타마을은 안전 예방 조치를 받은 방문객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어. 올해 산타마을의 크리스마스 풍경은 인터넷에서 생중계해줄 예정이야. 

-구체적으로 산타는 크리스마스 전에 어떤 것을 준비하나. 

▶거의 요정들이 내가 해야할 것을 많이 알려줘. 누가 착했고, 착하지 않았는지 분류한 명단을 읽어보고 전 세계에서 온 편지에 답장을 해. 루돌프와 순록들을 돌보기도 하지. 무엇보다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무척 설레.   
외출에 나선 산타클로스와 요정들
외출에 나선 산타클로스와 요정들

-그럼 개인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연세가 얼마나 되나.

▶자꾸 나이를 까먹어. 아마도 300살 정도는 된 것 같아. 요정들이 알려줄 때 기억하지, 사실 난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산타의 식단이 궁금하다. 

▶주로 곡물로 만든 죽 요리인 포리지(Porridge)를 먹어. 보통 크리스마스때 먹는 요리로 알려져 있는데 나는 자주 먹어. 그리고 연어를 좋아하는데, 자연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가끔 먹고 있어. 그리고 베리 종류도 종종 먹어. 근데 사실 내 배를 보면 알겠지만, 난 쿠키나 케이크, 핫초코 등 단 걸 엄청 좋아해. 

- 코카콜라를 좋아하는가.

▶ 코카콜라 광고 속 산타는 미국에 사는 내 사촌이야. 콜라가 내 취향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리고 난 코카콜라와 펩시 둘다 마셔. 

-수염은 진짜 수염인가. 마스크를 쓸 수 있는가. 

▶나는 수염에 대해서 물어보면 한 번 만져보라고 해. 완전 진짜야. 나중에 나를 만나게 되면 직접 만져 봤으면 좋겠어. 나는 집에서 요정들과 생활을 하고 있어서 마스크를 쓸 일이 많지 않아. 그리고 사회적 거리를 잘 실천하고 있지.
  
-순록이 몇 마리나 되나. 특히 애정이 가는 순록이 있다면.

▶정말 많아. 그 중에서 나랑 교류하는 애들은 8~9마리 정도 돼. 가장 좋아하는 순록은 단연 대장인 루돌프지 않을까.
 
-산타는 밤에 활동을 하는가.

▶일년 내내 낮에 일하는데, 크리스마스때만 밤에 일해.
 
핀란드 라플란드에 있는 산타마을
핀란드 라플란드에 있는 산타마을

-산타는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준다고 하는데, '착한일'에 대해 예를 들어줄 수 있나. 

▶남을 존중하고,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착한 일이라고 생각해. 이 산타할아버지가 생각하기엔 착한일을 한 사람에겐 반드시 좋은 일이 돌아오게 돼. 그래서 생각과 행동 모두 착해야 해.

-한국에선 산타가 어린이들에게만 선물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몇살까지 선물을 받을 수 있나.
 
▶어린이에게만 주는 것이 아니야. 나보다 어리면 나한텐 다 아이야. 90세여도 나한텐 아이라고.
 
-한국의 어린이들은 지금 산타할아버지를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 올해 한국을 못 오는데, 어린이들은 선물은 받지 못 하는 건가.
 
▶사실 나 한국에 갈거야. 산타만 아는 '비밀의 상자'가 있거든. 그 상자 안엔 마법이 있어서 한국의 어린이들 몰래 선물을 주고 올 수 있어. 하지만 내가 마법을 부렸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나를 볼 수는 없을 거야.
  
-한국 여행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하는 한국 친구들. 나는 한국을 생각하면 아름다운 도시와 언제나 호의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생각나. 이번 크리스마스를 알차게 보내려면 주위 사람들에게 미소를 전하며 행복과 평화를 전파하는 것을 추천해. 

- 마지막으로 '메리 크리스마스'를 핀란드어로 부탁한다.

▶ 휘바 욜루아(Hyvää Joulua) !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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