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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語사전] "물받이숲과 땔나무림 조성"…치산치수 속 북한말

나무모·사름률 등 우리말 적극 활용된 北 산림용어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2020-11-21 09:00 송고
편집자주 '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평안북도 운산군에서 나무모를 생산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올여름 장마철 홍수와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북한은 수해 예방을 위한 치산치수(治山治水)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남한에선 쓰지 않는 산림 용어들이 북한 매체에 종종 등장해 눈길을 끈다.

"평안북도의 운산군에서 물받이숲을 조성하는 데 힘을 넣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열렬한 향토애를 안고 산림조성 사업을 전망성 있게'라는 기사를 싣고 이같이 전했다. 그런데 문장 속 등장한 '물받이숲'이란 단어가 생소하다.

물받이숲은 단어 그대로 물을 받아놓기 위해 만들어진 숲을 의미한다. 순우리말로 이뤄진 단어이기에 뜻을 유추하기가 어렵지 않다. '조선말대사전'은 물받이숲을 '강하천 또는 저수지의 수위를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산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물받이숲 대신 수원함양림(水源涵養林)이란 단어가 등재돼 있다. 물을 조절해 공공용수의 원활한 공급과 가뭄·홍수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설정한 산림이라는 뜻으로 물받이숲과 의미가 같다.

"목재림, 기름나무림, 산과실림, 펄프 및 종이원료림, 땔나무림 조성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같은 날 신문은 산림조성 사업 중 하나로 '땔나무림' 조성을 언급했다. 땔나무림은 땔감이 되는 나무를 가꾼 숲을 의미한다. 전기와 가스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북한이기에 여전히 땔감은 겨울철 생필품이다.

우리는 땔나무림이란 말 대신 연료림(燃料林)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땔감이란 말보다 연료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기에 연료림이란 단어가 더 익숙하게 느껴진다. 다만 가급적 순우리말을 사용하려는 북한과의 언어 습관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나무모 생산을 앞세우고 나무를 질적으로 심어 사름률을 보장할 수 있게 기술적 대책을 따라 세웠다."

문장 속 '나무모'와 '사름률'은 북한 매체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이다. 나무모는 '옮겨 심기 위해 가꾸는 나무의 어린 모'를, 사름률은 '옮겨 심거나 접목한 식물이 제대로 산 비율'을 뜻한다.

나무모의 '모'는 옮겨 심으려고 가꾼 벼 이외의 온갖 어린 식물을 의미한다. 모내기의 '모'와 같은 말로 이해하면 된다.

나무모는 남북 국어사전에 모두 올라있는 말이다. 다만 남한에선 나무모 대신 묘목(苗木)이란 말을 주로 쓰기에 생소하게 느껴지는 단어다.

사름률은 눈으로 보기엔 낯설지만 소리 내 읽어보면 '살아있는 비율'이란 뜻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나무모를 옮겨 심었을 때 식물이 살아있는 비율을 북한에선 사름률이라고 말한다.

우리 국어사전은 사름률 대신 활착률(活着率)이란 한자어를 쓰고 있다.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한자어가 아니기에 그 뜻을 한 번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몇몇 어려운 산림 용어는 북한말을 참고해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해본다면 어떨까 싶다.

■ 물받이숲
= 수원함양림(水源涵養林). 강하천 또는 저수지의 수위를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산림. 가뭄·홍수 피해를 막고 공공용수의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

■ 땔나무림
= 연료림(燃料林). 땔감이 되는 나무를 가꾼 숲.

■ 나무모
= 묘목(苗木). 옮겨 심기 위해 가꾸는 나무의 어린 모.

■ 사름률
= 활착률(活着率). 옮겨 심거나 접목한 식물이 제대로 산 비율.


carro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