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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족쇄 풀린 느낌"…낸시랭, 협박·폭행 아픔 딛고 활동재개(종합)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0-11-19 16:06 송고 | 2020-11-19 16:44 최종수정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팝아티스트 겸 방송인 낸시랭(본명 박혜령)이 3년에 걸친 갈등, 소송 끝에 이혼을 하고 다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낸시랭은 19일 오후3시 서울 마포구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스칼렛 페어리' 전시회 개최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생애 첫 전시회 개최 기자회견이라면서 "오늘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낸시랭은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작품, 방송 활동으로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전준주씨(왕진진)와 혼인신고를 하고 1년 만인 2018년 전씨로부터 '리벤지 포르노' 협박과 지속적인 감금, 폭행 등을 당했다고 밝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지난해 4월 낸시랭은 전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또한 전씨를 상해·특수협박·특수폭행·강요 등 12개 혐의로 고소했고, 도피생활을 하면서도 수차례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며 협박 등 혐의로 추가 고소하기도 했다.

올 9월 서울가정법원은 낸시랭이 전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서 이혼청구를 인용하고 "낸시랭에게 위자료로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전씨는 이에 불복하고 항소한 상태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혼 후 활동을 재개하는 첫 공식 석상이었다. 낸시랭은 "요즘 얼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그건 서류상으로 3년 만에 이혼이 확정됐기 때문인 것 같은데, 족쇄가 풀린 느낌이다"라고 했다.
낸시랭은 "5000만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났는데,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이게 우리나라 위자료 최고 수준의 금액이라고 한다"며 "그동안 힘들었던 많은 것들이 이번  판결로 위로가 됐고 너무나 속이 시원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웨딩드레스도 입어본 적이 없고 상대방이 혼인 신고를 하자고 해서 10분 만에 혼인을 한 건데, 그 신고서 한 장이 이렇게 3년이 걸려서 끝날 줄은 몰랐다"라고 했다.

짧은 결혼생활은 그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낸시랭은 "설리, 구하라 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너무 마음이 아픈 시기에 나도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낸시랭은 "(전 남편으로부터)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받았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곁에 누군가가 있으면 그걸 막을 수 있는 것 같더라"며 "나는 가까운 지인 언니 집에 피신해 있었기에 그 선택을 빗겨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많이 알려진 유명인들은 힘든 일을 겪으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것 같다"며 "다행히도 나에게는 예술과 믿음이 있어서 극복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경제적인 상황도 급격하게 악화됐다. 그는 "상대방 때문에 진 사채빚까지 8억원의 빚이있고 이제 9억8000만원 정도다"라며 "월 이자만 600만원 나간다는 기사가 나가자 처음에는 창피했는데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고 더 열심히 활동하려고 한다"고 했다. 또 "귀신은 안 무서운데 사람이 무섭다"면서 "이성적으로 다가오는 남성이 있으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그런지 무섭더라"고도 했다.

낸시랭 "누구에게나 시간은 필요하고 나도 갑자기 치유된 것은 아니고 작품에 몰입하면서 치유할 수 있었다"면서 "상처와 아픔을 겪는 분들에게 작품으로 치유와 위로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의 기억에 선명한 솔직한 입담은 여전했다. 그는  '미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여성의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일단 (먼저) 혼인신고하지 마시고 서로 좋으면 한 번 살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나도 사실 10개월 동거하다가 이렇게 끝난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웨딩드레스는 입어보고 결혼식도 하고 가족들과 행복을 누리면서 시작하라"며 "혼인신고는 몇년 후에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낸시랭은 "다음 전시가 기대되는 작가가 되고 싶고, 모두 힘든 시대에 예술과 미술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치유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해외에서 전시활동을 하고 많은 작가들을 보면서 작품 한 점당 1억원이 넘는 가치로 거래되는 국제적인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목표도 생겼다"라고도 했다.

또 앞으로 뜸했던 방송활동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서류상 이혼이 확실해져서 보는 분들도 방송활동을 하라고 하는 중에 '비디오스타'에서 섭외가 왔고 12월에 녹화를 한다"면서 "그동안은 예능 섭외가 들어와도 출연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낸시랭은 한 여성으로서 자신이 겪은 극심한 가정폭행, '이혼녀' 등의 사회적 낙인을 통해 그 아픔을 '여성'이라는 약자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게 됐고, 이에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전세계 여성들의 삶과 사회적 위치에 대한 물음을 담은 '스칼렛'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낸시랭은 오는 27일까지 서울 진산갤러리에서 '2020 낸시랭 개인전 '스칼렛 페어리'(Scarlet Fairy)'를 열고 전시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이어갈 예정이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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