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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부모 간절한 염원 이뤄지나?"…특화사업장 8부 능선 넘었다

예산 120억원 통과 유력…신규 조성 6곳 포함 총 8곳 가능
발달장애인 부모 10명 중 7명 "가족창업 사업 참여 희망"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2020-11-23 07:05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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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사업장이 생기면, 내가 좀 더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발달장애인 부모 A씨는 지난 8월 울산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특화사업장 구축사업 설명회'에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정부는 발달장애인의 국가책임제를 약속했지만 현재 자녀의 상황과 처우는 눈물겹다"며 "(오늘 설명해주신)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이 구축된다면, 아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런 시설이 단순히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걱정과 근심이 희망으로 전환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간절하게 원해왔던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특화사업장'이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야간 이견이 없는 상황이어서 관련 예산안이 국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예상이다. 

◇ 특화사업장 '대선 공약' 여당 찬성… 추경호 의원 등 야당도 적극 나서

23일 국회와 추경호(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특화사업장' 관련 예산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120억원으로 증액돼 편성됐다. 당초 정부 요청안이 25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여야 모두가 공감했다는 방증이다. 

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통과하면 전국에 6개 특화사업장(위치 미정)이 생길 수 있게 된다. 1개소 구축에 필요한 예산은 약 20억원이다. 올해 시범 사업으로 선정된 경북 안동과 광주 광산구 2곳의 특화사업장은 곧 문을 열 예정이다.

발달장애인 관련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대책'을 발표한 자리에서 "(발달장애인의) 부모님들은 내가 아이들보다 하루라도 더 살아서 끝까지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인 것 같다"며 "그런 아픈 마음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게 마음을 보여줬는지, 그런 반성이 든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특히 제21대 국회 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이 관련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예산안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추 의원은 "평소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특화사업장은 단순히 지원해 주는 복지를 넘어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는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번 예산안에는 6개소 예산만 담겨있지만 앞으로 전국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소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1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추경호 소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1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발달장애인 부모 10명 중 7명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참여 희망…지자체에서도 관심↑"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특화사업장'은 오랜 숙원 사업이다. 발달장애인 부모 10명 중 7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부모 73.1%는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프로그램 참여 희망한다고 답했다. 특히 가장 필요한 분야로는 창업인프라 지원(86.4%)을 꼽았다.

지자체 역시 관련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2021년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특화사업장 구축사업 지자체 수요조사'를 한 결과, 대구·부산·대전 등 전국 광역시도 및 기초단체 중 18곳이 참여를 희망했다.

이같은 관심의 이면에는 발달장애인의 열악한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수는 최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20만488명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률은 24.6%로 일반 장애인(34.9%)에 비해 낮은 실정이다. 또 근속기간(3년7월) 및 평균임금(73만원)도 다른 장애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장애인 평균 근속기간은 6년, 평균임금은 178만원이다.

특히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문제를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외면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힘든 현실에 좌절하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과 6월 각각 제주와 광주에서 발달장애 가족이 고통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발달장애인 청년과 그 엄마의 죽음에 대해 대통령님 응답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글까지 올렸다.

발달장애인 부모인 B씨는 지난 7월 제주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특화사업장 구축사업 설명회'에서 "발달장애인에게는 단순히 일자리만 주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부모의 돌봄이 함께 동반돼야 한다"며 "만일 설명회처럼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이 구축된다면 부모가 아이를 옆에서 돌보고, 아이랑 함께 일도 하고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단순히 국가의 지원 받는 것을 넘어 국가와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되는 사회 구성원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청년과 그 엄마를 기리며,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그리고 미안합니다' 추모제에서 한 참가자가 오열하고 있다. 2020.6.11/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지난 6월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청년과 그 엄마를 기리며,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그리고 미안합니다' 추모제에서 한 참가자가 오열하고 있다. 2020.6.11/뉴스1 © News1 한산 기자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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