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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300회 넘는 토론회서 시민단체는 뭐했나?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2020-11-17 16:07 송고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 착공 기자설명회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강력하게 추진하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첫 삽을 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궐위 상황이지만 4년여간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게 시민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시민이 걷기 편한, 쉬기 좋은 새로운 광장을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약 800억원을 투입해 현재 세종문화회관 쪽 광장의 서측 도로는 광장에 편입해 보행로를 확장하고, 미국 대사관 앞인 광장 동측 도로는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7~9차로로 넓힐 방침이다. 넓어진 광장은 시민의 뜻을 반영해 공원같은 광장으로 만든다.

그럼에도 여전히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두고 '졸속 추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유작'을 왜 남은 공무원이 밀어붙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가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을 밝힌 4년 전부터 착공이 시작된 지금까지도 이 사업은 무수한 비판을 받아왔다. 원안보다 축소돼 역사성, 당위성이 퇴색된 이 사업을 시장 궐위 상황에서 진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는 서울시가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인다며 착공 취소를 촉구했다. 경실련, 서울시민연대 등 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시장 선거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급하기 추진하지 말라"며 "내년 4월 새 서울시장이 선출되면 지금까지의 사회적 토론 결과와 사업 타당성 검증을 다시 가진 후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광화문광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졸속 추진'이 맞는 말일까. 서울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4년 동안 300회가 넘는 토론회를 열고 시민과 소통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당초 서울시는 역사성 복원을 위해 광화문 앞 월대 복원, 역사 광장 조성 등을 계획했다. 또 지하공간을 대규모로 개발해 보행성을 회복한다는 방침이었다. 서울시는 한때 행정안전부와 충돌하면서도 이를 강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잇단 비판에 서울시는 한발 물러섰다. 당시 박 전 시장은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해 말 박 전 시장은 주말을 반납해가며 광장 인근 지역 주민과 만나고 의견을 직접 들었다.

시민단체 조언(?)을 수렴한 공개토론회도 12차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원안보다 대폭 축소된 현재 안이 나왔다. 시는 광화문광장 인근 지역 주민의 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해 버스도 도입하는 등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시장 궐위 상황이어서 지금은 안 된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의 말대로 시장 궐위 상황에서 굳이 서울시 공무원들이 광화문광장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진짜 이유가 뭘까. 

지난 4년간 토론 결과물을 토대로 내린 결정이고 무엇보다 서울시민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년에 보궐선거로 선출되는 '임기 1년짜리' 시장이 오히려 섣부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여태껏 소통이 부족했다면 차기 시장, 차차기 시장도 임기 내 새로운 광장을 조성할 수 있을까. 그때도 시민단체들은 '졸속 추진'이라는 꼬리표를 계속 붙일지도 모른다. 

서울시의 이 같은 결정이 '졸속'이라면 4년간 소통 결과를 넘어서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안 없는 비판만 하는 게 시민단체의 역할이 아니지 않나.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