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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리뷰] "부장, 오전엔 성수에서 오후엔 을지로에서 일하겠습니다"

토종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 자유이용권 '패파패스' 체험기
'제3의 업무공간' 원한다면 '딱'…1인 기업, 프리랜서, 영업직도 好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11-14 09:00 송고
패스트파이브, 미국 애리조나대학과 양해각서 체결 (패스트파이브 제공) © 뉴스1
패스트파이브, 미국 애리조나대학과 양해각서 체결 (패스트파이브 제공) © 뉴스1

드라마 '스타트업'이 인기입니다. 드라마를 시청하셨다면 배수지와 남주혁이 우여곡절 끝에 스타트업의 요람 '샌드박스'에 입주하는 모습을 보셨을 텐데요. '아이디어'와 '사람'이 모이면 으레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사무공간'이 아닐까 합니다.

정부가 창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벌써 11곳의 유니콘 기업이 등장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도 '반짝 열풍'에서 멈추지 않고 활발히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스타트업에게 사무공간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등장한 사업 모델이 바로 '공유오피스'입니다. 미국 공유오피스 위워크는 뉴욕 맨해튼에서 사무실을 구하기 어렵다는 문제에서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은 원하는 시기만큼만 공간을 임대할 수 있게 됐고 의자·책상 등 비품을 구매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몸'만 들어가면 되는 '만들어진' 회사가 등장한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5년, 토종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가 등장했습니다. 현재 패스트파이브는 전국 2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패스트파이브가 지난 5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1인 프리랜서와 소규모 스타트업, 분산 근무 도입 기업, 영업직을 위한 사무실 자유이용권 '패파패스'입니다.

제가 삼산텍 배수지 대표에 빙의해 패파패스를 한번 경험해봤습니다.
패파패스를 등록하게 되면 받게 되는 출입증(목걸이카드). © 뉴스1 송화연 기자
패파패스를 등록하게 되면 받게 되는 출입증(목걸이카드). © 뉴스1 송화연 기자

패파패스는 패스트파이브의 전 지점 라운지를 월 멤버십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입니다. 이 패파패스만 있으면 서울 전역에 있는 패스트파이브 라운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죠. 상품은 △강남존 △강북존 △노마드존 △위켄드존으로 구성됐습니다.

이용자는 자신의 상황에 따라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노마드존'은 고속도로와 가깝고 이동이 편리한 곳으로 구성됐습니다. 시청점, 서초점, 신논현1호점, 신논현2호점, 삼성4호점이 해당되죠.

저는 회사가 위치한 종로(을지로점)와 주로 취재원을 만나는 강남(역삼3호점, 신논현1호점), 그리고 집 근처인 성수동(서울숲점)에서 쓸 수 있는 '위켄드존'을 선택했습니다.

패파패스를 신청하면 노트, 펜 등이 담긴 웰컴키트와 함께 출입증(목걸이 카드)을 받게 됩니다. 이 출입증으로 여러 지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데요. 어떤 날은 오전엔 서울숲에서, 오후엔 신논현1호점에서 업무를 봤습니다. 오전엔 강북, 오후엔 강남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 셈이죠.

패파패스의 좋은 점은 드라마 스타트업의 샌드박스처럼 멋진 실내 인테리어를 갖춘 사무실에서 (14명의 공간 디자이너가 설계에 참여했다네요.) '건물 밖을 나가지 않아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회사나 카페가 아닌 패스트파이브로 출근해 라운지에 있는 커피 기기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고 (생맥주도 무제한입니다.) 샐러드 자판기에서 점심을 해결하고는 라운지에 있는 안마 의자에서 낮잠을 잤습니다. 복합기와 프린터기도 구비돼 있었는데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상품을 소개해야 하는 영업직에게 유용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숲점에는 의류 케어기기 'LG스타일러'도 한 편에 있었는데요. 옷을 넣어두고는 라운지 중간에 있는 상품 체험공간에서 이니스프리 화장품을 무료로 써볼 수 있었습니다. 지점마다 상이하지만 일부 기업이 홍보를 위해 자사 제품을 전시해두곤 한다네요.

패스트파이브 을지로점에 있는 택배 배송 기기. 패스트파이브 이용자는 제휴 가격으로 저렴하게 택배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 뉴스1 송화연 기자
패스트파이브 을지로점에 있는 택배 배송 기기. 패스트파이브 이용자는 제휴 가격으로 저렴하게 택배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 뉴스1 송화연 기자

서울숲점과 을지로점에는 택배 배송 기기도 마련돼있었습니다. 커뮤니티 매니저(상주직원)에게 물어보니 패스트파이브에는 쇼핑몰 창업자도 입주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인근에 수제화거리가 위치한 서울숲점에서는 쇼핑몰 종사자로 보이는 분들이 택배 발송을 준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우편물을 24시간 받아주는 무인 우편물 공간도 마련돼있었습니다. 패파패스 이용자도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패파패스의 또 다른 장점을 꼽자면 카페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고작 몇천원을 내고 장시간 카페를 이용할 때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 좁은 책상의 답답함, 눈치싸움을 끝에 확보해야 하는 콘센트, 등받이 없는 의자의 고통…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마 많은 분들이 카페에서 일을 해보셨을 겁니다. 저는 집에서 일 하자니 자꾸만 눕고 싶고, 카페에서 일하자니 주변 소음 때문에 업무 집중이 안되고, 스터디 카페는 너무 고요해서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패스트파이브도 '우리의 업무 방식과 스타일은 다양해지는데 일하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패스트파이브 관계자는 "카페를 전전하며 일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는 이용자를 위해 패파패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는데요.

저처럼 집과 회사를 떠나 '제3의 업무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패스트파이브를 이용하는 이용자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하루에 커피 두 잔 값이면 저도 카페보다는 패파패스를 이용하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커뮤니티 매니저가 상주하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입주자에게 최적의 업무환경을 지원하는 일종의 '길잡이'인데요.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장애, 복합기 및 프린트 에러 등을 처리하고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있으면 해결방안을 찾아줘 패스트파이브 이용자가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단순히 공간 운영만 담당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속한 지점 이용자의 업종과 성향을 파악해 연결해주는 '걸어 다니는 소셜미디어'의 역할을 합니다.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북클럽이나 강연을 기획해 운영하기도 한다네요. 제게 건물 곳곳을 친절하게 소개해준 인물도 이 커뮤니티 매니저였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패스트파이브 라운지에 구비된 생맥주·커피 기기와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체험 공간. © 뉴스1 송화연 기자
(위에서 아래로) 패스트파이브 라운지에 구비된 생맥주·커피 기기와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체험 공간. © 뉴스1 송화연 기자

패파패스 이용자가 기존 패스트파이브 이용자에 비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적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오산이었습니다. 패파패스 이용자는 라운지뿐 아니라 미팅룸을 이용할 수 있고 패스트파이브가 주최하는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된다고요?"라는 제 질문에 커뮤니티 매니저의 답변은 항상 "그럼요"였습니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지난달 '공유오피스에서 오피스플랫폼으로'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프리랜서부터 수천명이 일하는 대기업까지 오피스와 관련한 모든 수요와 공급을 패스트파이브가 연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패파패스는 제게 김 대표의 자신감을 이해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렇다면 패파패스 가격은 얼마나 될까요. 패스트파이브는 오는 11월19일까지 패파패스를 6개월 계약하는 1인 기업에게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이벤트 기간 중 패파패스의 가격은 △에브리데이는 월 27만2333원(365일 24시간 이용 가능) △위켄드는 월 9만7300원(주말만 이용 가능)입니다. 저처럼 맛보기로 패파패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패스트파이브 홈페이지에서 무료 상담도 받을 수 있답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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