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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에 빚대신 성행위 강요 메시지 반복전송…법원 "위력행사"

고등군사법원 "피해자 자유의사 억압됐다는 증명 없어"
대법 "채무변제 여력 없는 피해자에 성행위 강요한 것" 파기환송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2020-11-15 09:00 송고
대법원 전경.© 뉴스1

미성년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채무변제나 이를 대신할 성행위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서 협박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냈다면 간음을 위해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에게 징역 1년3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조씨는 2019년 7월 미성년자 피해자에게 2회 성매수 대가로 15만원을 줬으나, 피해자가 1회 성행위를 하고 나머지 1회를 응하지 않자 15만원 전부를 변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찾아가서 만나지 않도록 약속지켜요" "내돈 먹고 튀면 큰책임질줄아쇼" 등 16회에 걸쳐 트위터 메시지를 보내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간음하기 위해 위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는 또 50만원을 급하게 빌린다는 피해자의 트위터 메시지를 보고 연락해 60만원을 빌려주면서 총 75만원의 채무에 대해 변제를 1회 연체할때마자 이자 명목으로 2회 성행위를 하는 내용의 차용증에 사인하게 하고 이를 근거로 피해자에게 14회에 걸쳐 메신저 메시지를 보내 성행위를 요구했으나, 피해자를 만나기 전 경찰관에게 체포돼 미수에 그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인 보통군사법원은 조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3개월의 실형을선고했다.

반면 2심을 맡은 고등군사법원은 "위력행사와 간음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장소적 간격이 있는 경우 조씨의 위력행사가 간음행위의 수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이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한다"며 "조씨의 행위로 인해 간음행위 자체에 대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위계 등 간음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3개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했다.

고등군사법원은 또 "조씨가 성매매 또는 지연이자 명목으로 피해자를 간음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간음을 위한 구체적인 일시·장소를 정하지 않는 등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할 당시 피해자를 간음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뿐 실제로 간음행위에 이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의도를 드러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는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것이 많기는 하나 순수하게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채무변제와 이를 대신한 성행위 중에서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고, 채무변제 여력이 없는 피해자에게 성행위를 강요하는 것과 같아 성행위를 결심하게 할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조씨의 변제 요구나 성행위 요구는 물론 자신의 집을 알고 있는 조씨가 집 앞 사진까지 찍어 올리고, 계속 통화를 시도해 무서웠고, 빨리 채무변제를 하고 조씨를 떼어내고 싶었으며, 스스로 경찰에 신고할 생각까지 하였다고 진술했다"며 "이같은 점을 종합해보면 조씨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성행위를 결심하게 될 중요한 동기에 대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위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조씨는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성행위의 시간과 장소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조씨와 피해자는 성매수 당시에도 트위터를 통해 연락해 서로 의사가 합치하면 곧바로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이 사건 당시에도 피해자가 조씨의 요구에 응하면 곧바로 시간과 장소를 정할 수 있었다"며 "성행위를 위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범행계획의 구체성이나 조씨의 행위가 성교행위의 수단인지 여부에 있어 중요한 사항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조씨의 청소년성보호법위반(위계등간음)의 점에 대해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에는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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