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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 손잡은 국민의힘·정의당…이례적 동행 왜

여연 간담회에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참석…김종인, 1인 시위 심상정 찾기도
김종철號 정의당, 범여 벗어나 '정책별 공조' 확인…국민의힘, 여당의 노동 정책 빈틈 파고들기

(서울=뉴스1) 김진 기자, 유경선 기자 | 2020-11-11 06:25 송고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왼쪽)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2020.11.1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중대한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의 책임을 강하게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정의당과 국민의힘이 손을 잡았다.

범여 이미지를 벗고 '홀로 서기'에 나선 정의당, 민주당의 '정책 빈틈'을 찾는 국민의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정당의 이례적인 동행은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전날 주최한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인사들 사이로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참석한 것이다.

강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지난 6월 대표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취지를 설명했다. 초당적 논의를 제안한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의당이 발의를 했든, 국민의힘이 발의를 했든 공감대가 형성되면 입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 직후에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는 심상정 의원과 김 위원장이 마주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릴레이 시위는 정의당 소속 의원들이 지난 9월7일부터 이어 온 것으로, 김 위원장은 당대표급 인사 중 처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심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생명에 대한 문제이니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시라"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저희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의미가 있는 일이고,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심 의원이 전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노동자 사망사고와 같은 산업재해나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사회적 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에 최고경영자(CEO) 형사처벌까지 포함한 강한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의당은 차별금지법·전국민고용보험제·그린뉴딜 등과 함께 21대 국회 5대 입법과제로 이를 추진해 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다섯번째)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세번째),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왼쪽 네번째) 등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1.1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사안마다 날을 세우던 정의당과 국민의힘이 손을 잡은 배경에는 법안의 중대성뿐 아니라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의당은 개혁 입법을 찬성한다면 보수 정당이라도 얼마든지 개별적인 협력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십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철 대표가 취임한 후 민주당보다 훨씬 혁신적인 정책을 통해 '민주당 2중대' 오해를 벗는 것은 물론 여야 모든 정당들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 현실화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당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호응하는 듯하던 민주당은 최근 들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치권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촉구했지만, 당 내부 기류는 점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일부 내용을 담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정의당으로서는 국민의힘고의 공조를 취하면서 민주당을 향해 태도 변화를 한층 압박하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산업안전은 당파의 문제가 아니다. (김종인 위원장의 초당적 협력 제안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갈음한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의미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사태'에 이어 또 다른 민주당의 '노동 정책 빈틈'을 파고드는 모습이다.

이스타항공 창업주는 논란 끝에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직 의원으로, 국민의힘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민주당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도부는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이스타항공 노조를 찾았고, 국정감사에서 관련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다만 실제 양당의 논의가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사회적 재해까지 포함한 법안의 적용 범위, 형사처벌 대상 범위 및 수위 등 쟁점이 다수여서 김종인 위원장의 의지가 있더라도 당내에서 이 같은 '급진적'인 법안을 수용할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정의당 내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이 보수정당의 '약한 고리'인 노동친화적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전략적 좌클릭'을 했을 가능성도 주시 중이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노동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실제 행동으로 보여줄 의지가 있는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