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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핼러윈 방역 호소했지만"…젊은이들 쏟아진 불금 밤거리

공염불된 방역당국 모임자제 호소…헌팅포차 등 만석에 대기줄까지
경기도·수원시·경찰 합동점검…출입자명부·테이블 간격 등 점검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2020-10-31 00:06 송고 | 2020-10-31 09:43 최종수정
핼러윈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술집 앞에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2020.10.3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핼러윈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술집 앞에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2020.10.3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언니! 예쁜언니! 부킹하는 룸 한 번 안가실래요?"

'턱스크' 상태의 20대 남성이 거리를 지나는 젊은 여성들에게 연신 말을 건넸다. 발걸음을 재촉하는 여성의 앞을 가로막은 채 손에 든 막대사탕을 나눠주며 가게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다른 한 손에는 소형 무전기가 들려 있었다.

핼러윈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이른바 '불금'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이날 오후 11시쯤 경기 수원시 인계동 무비사거리 일대는 차량과 인파가 뒤섞여 마비될 정도로 번잡했다.

헌팅포차와 부킹펍 등은 이미 만석 상태였고,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도 길게 이어졌다. 입장객 중에는 아예 마스크를 지참하지 않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핼러윈 분장을 한 이들은 거리 한쪽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담배를 피웠다.

한 주점 안에서는 생일축하 음악이 울려퍼졌고, 내부 손님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신나게 춤을 췄다. 마스크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핼러윈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밤 경기 수원시 인계동 무비사거리 일대. 차량과 인파가 뒤섞여 혼잡을 이루고 있다. © 뉴스1
핼러윈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밤 경기 수원시 인계동 무비사거리 일대. 차량과 인파가 뒤섞여 혼잡을 이루고 있다. © 뉴스1

이들에게 방역당국의 '모임자제 호소'는 통하지 않았다.

모 클럽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20대에게 코로나19 감염 걱정은 없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돌려 회피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또 다른 20대는 "오늘 오래간만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서 나오게 됐다"며 "주변에 (코로나19) 걸린 사람도 없고, 제가 걸릴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 사복차림의 공무원 명찰을 단 합동점검반이 한 클럽을 찾았다. 출입자 명부를 살펴보고, 열체크·마스크 착용여부·테이블 간격 등을 점검했다.

업주에게는 방역에 신경써달라고 신신 당부했다. 이 업주는 점검반이 돌아가자 다소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점검반은 경기도·수원시·경찰 등으로 구성됐다. 점검반은 이날 5개 팀을 구성해 인계동과 수원역 일대 번화가에 소재한 유흥주점 등 고위험시설 107곳을 살펴본다.

시·도 공무원은 행정명령 이행 실태 점검과 이용자의 마스크 착용 계도를, 경찰은 방역조치 불응자와의 물리적 충돌 방지 등 사법집행을 담당한다. 점검반은 새벽 3시까지 점검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 핼러윈 데이 당일인 31일에도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점검반 관계자는 "기본적인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위반 업소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관용(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원칙을 적용해 집합금지, 사업주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핼러윈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거리가 핼러윈을 즐기기위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0.10.3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핼러윈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거리가 핼러윈을 즐기기위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0.10.3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한편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핼러윈 파티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모임 자제를 호소했다.

"젊은층 시민들께 호소합니다. 핼러윈 관련 모임이나 행사를 자제해 주십시오. 핼러윈 데이가 코로나19 대규모 감염확산의 발원지가 되는 것을 막아주십시오. 3밀 환경 (밀폐 · 밀집 · 밀접한 곳),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노출되지 마십시오. 시민 한 분의 건강이 수원시 나아가 대한민국의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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