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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이 닮았어요"…통계도 놀란 그마을 '쌍둥이 4가구'

완주 운주면 굴착기 기사 4명 '판박이 인생' 화제
형아우 인연 맺고 보니 아내 2명 다닌 회사도 같아

(전북=뉴스1) 김동규 기자 | 2020-10-30 16:13 송고 | 2020-10-30 17:33 최종수정
전북 완주군에 거주하는 박동춘, 이현주씨 부부가 쌍둥이인 한결, 한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완주군제공)2020.10.31/ © 뉴스1

전북 완주군 운주면 주민들 사이에는 “쌍둥이를 낳으려면 굴착기 기사를 해야 한다”는 말이 농담반 진담반 회자하고 있다. 이러한 말이 나온 것은 모두 쌍둥이 아빠인 권혁태씨(57), 박동춘씨(50), 강호씨(48), 임철권씨(36) 때문이다.

300세대 정도 거주하는 운주면 장선리와 완창리에 사는 이들은 나이 차이가 있어 최근까지 서로 잘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5년 전 ‘완주 기네스’에 응모한 것을 계기로 만났다. 이야기 도중 공통점이 너무 많은 판박이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서로 깜짝 놀랐다.

우선 이들의 직업은 모두 굴착기 기사이고, 자녀가 모두 이란성 쌍둥이라는 점이 똑같다.

맏형 격인 권씨가 1996년에 가장 먼저 이란성 쌍둥이를 얻었고, 6년 뒤인 2002년에 강씨, 다시 10년 뒤인 2012년에는 박씨와 임씨가 각각 이란성 쌍둥이를 낳아 행복하게 키우고 있다.

통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운주면 전체 인구(올 6월말 기준 1120세대에 1985명)에 굴착기 기사를 50명이라고 전제할 때, 특정 동네에서 같은 업종에 몸담고 있는 4세대가 이란성 쌍둥이를 낳을 확률(독립시행의 확률)은 대략 0.0019%정도에 불과하다. 확률 상으로 ‘1만분의 2’에 가까운, 극히 발생하기 힘든 사례다.

이들 4인의 공통점은 더 있다. 같은 초·중학교(운주초, 운주중)를 나와 고등학교는 충남 논산시에서 졸업했고, 서로 반경 2km 안에 본가를 두고 고향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도 똑같다고 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강한 운명의 끈이 서로를 묶어 놓으며 50대의 박씨와 40대의 강씨, 30대의 임씨는 매달 1회 정도 모임을 가질 정도로 돈독한 우의를 과시하고 있다. 박씨와 강씨는 아예 사무실도 같이 쓰고 있다.

박씨는 “맏형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모임에 참여할 수 없지만 막내 격인 철권이가 분위기를 고조시키곤 한다”며 “두 동네에 특히 쌍둥이가 많다는 역학적인 분석은 없지만 쌍둥이 아빠라는 공통점을 알기 전보다 훨씬 더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에 거주하는 임철권, 김단비씨 부부가 쌍둥이인 한은, 지은양과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완주군제공)2020.10.31/뉴스1

얽히고설킨 복합한 운명이라도 그 이면엔 필연이 있는 것일까? 강씨의 부인 노해정씨와 박씨의 부인 이현주씨는 2003년께 대전의 한 백화점 1, 2층에서 수년 간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최근 확인되기도 했다.

남편을 따라 운주면에 들어왔고 같은 지역에 살며 함께 이란성 쌍둥이를 낳은 필연에 두 사람은 ‘언니 동생’하며 친자매 이상으로 잘 지내고 있다.

박씨의 부인 이현주씨는 “같은 곳에서 태어나 비슷한 삶을 영위하며 자녀까지 같은 쌍둥이를 낳고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신기했다”며 “우연과 같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돕고 격려하는 모습을 볼 때 흐뭇하다”고 말했다.

한편 완주군은 2015년 개청 80년을 기념해 완주기네스 128건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다시 개청 85년을 기념해 완주기네스 재발견을 주제로 ‘직업도 같은 쌍둥이 아빠 4명’을 포함한 150건의 기네스를 재선정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