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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서 은밀하게 빼돌린 수백억…어디로 흘러갔을까

법인 여러 곳 통해 자금 이동…檢, 계좌추적 등 자금 흐름 쫓아
김재현 대표 등 옵티머스 관련자 수십억~수백억원 입금 정황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2020-10-30 14:15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투자금액만 약 1조2000억원에 이르는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관련 법인들을 몇 단계 거치는 방식을 통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 관련자들의 개인 계좌에도 입금된 사실이 수사를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비자금으로 의심받는 수백억원 대의 자금들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에 검찰의 수사력이 모아지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자금의 용처에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수표 등을 통해 김 대표 등 주요 관련자들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 등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2년여에 걸쳐 투자자 2900여명을 상대로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공사대금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인 뒤 약 1조2000억원을 편취했다.

애초부터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할 생각이 없던 이들은 펀드 자금으로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나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혹은 개인적인 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 자금이 흘러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순한 흐름이 아닌, 여러 관련 법인들을 통해 복잡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옵티머스 사태 관련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사모사채 발행사를 통해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관련 법인을 경유하는 등 수차례 자금이체 과정을 거친 후 투자를 진행"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1차적으로 흘러 들어간 곳은 금감원 등에 의해 지금까지 확인된 곳만 4곳으로, 대부디케이에이엠씨(약 279억원)와 아트리파라다이스(약 2031억원), 씨피엔에스(약 2052억원), 라피크(약 402억원) 등이다.

이렇게 옮겨진 펀드 자금은 다시 '트러스트올'이라는 업체로 흘러들어간 뒤, 다시 부동산 개발 투자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트올이 일종의 '경유지' 역할을 한 셈이다. 트러스트올의 대표는 대부디케이에이엠씨의 대표이자 옵티머스의 2대 주주인 이모씨다.

특히 트러스트올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무실의 복합기 대여료를 대납해준 업체이기도 하다. 이 대표 측은 해당 의혹이 불거졌을 때 "미납 사용료가 단순 누락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옵티머스 사태 자금 흐름에 등장하는 회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 대표 등은 셉틸리언과 이피플러스라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투자를 받거나 인수합병에 참여하기도 했다.

셉틸리언은 김 대표의 부인과 윤석호 변호사의 부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절반씩 지분을 가진 회사다. 옵티머스는 셉틸리언의 자회사 화성산업을 통해 지난해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한다. 해덕파워웨이는 화성산업에 인수하기 전 옵티머스에 약 370억원을 투자한 곳이다.

이피플러스는 스킨앤스킨의 자금 횡령 과정에서 등장한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 등은 펀드 돌려막기가 한계에 봉착하자 자금 조달을 위해 이피플러스를 내세워 마스크사업을 명목으로 스킨앤스킨으로부터 150억원을 횡령했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김 대표 등이 직접적으로 가져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KBS 보도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 자금에서 김 대표 등 관련자들의 계좌로 입금된 금액은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별도로 수표로 인출된 금액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는 이날 옵티머스 핵심 관계자 8명의 계좌로만 939억원이 흘러 들어갔고, 해당 자금이 수표 또는 현금으로 인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옵티머스 부실 펀드 자산 마감가를 조정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관련자 조사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이후 관련자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은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 27일 "사채 발행회사로부터 환매 자금의 일부가 입금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마감 처리 업무를 위해 은행 내부 관리 시스템인 증권수탁시스템상의 전체 미운용자금 수치를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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