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무소속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제10차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2020.10.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김태호 무소속 의원은 29일 야권이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반문(反文)연대를 골격으로 한 '빅텐트'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국내 정치 상황을 "아픈 현실"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겠다는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김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포럼) 초청 강연에서 "들끓는 민심의 요구와 갈망을 우리 쪽으로 물꼬를 틀기 위해서는 새 판을 짜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울타리를 낮추는' 대선 경선 기조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마포포럼을 이끄는 김무성 전 의원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이 이 같은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정권교체에만 뜻이 맞으면 누구든 들어와서 같이 경쟁하게 하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범야권의 인재가 모일 수 있는 완전 자유경선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온힘을 모으겠다"며 "또 그게 비대위 최고의 업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또 "심지어 비문(非文), 금태섭, 김경율, 안철수도 이 무대에 올라올 수 있게 해야 한다"라며 "비대위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역할은 누구나 올라와서 실력을 보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플랫폼에 대해서는 "제3당을 시사하는 게 아니다"라며 "범야권 대연대의 힘을 키워갈 수 있는 방식이 공천 방식이고, 그 방식은 완전개방형 경선"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플랫폼 위에 누구나 올라와라, 실력을 보여라 (라고 해야 한다)"라며 "시민과 국민이 후보를 선택하게 하고, 그 후보가 우리 당의 후보가 돼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본인도 그 레이스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좀더 확실해지면 말하겠다"면서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 평가받고 싶은, 그래서 꼭 이기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또 자신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실을 참 아픈 마음으로 보고 있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 길이 '광야의 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발 내디디려 하고 있다고 평가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016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대표실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2016.4.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과거에 대한 반성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김태호의 수준에 대해서 고백한다"라며 과거 자신이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던 당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돌출행동을 했던 것에 대해 "내 욕심이었다"라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그 당시 김무성 대표가 최고의 차기 대권 지지도로 평가받고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존재감도 없었다"라며 "김무성 대표 날리고, 유승민 대표 날리면 그 다음이 누구겠느냐 (기대한 게) 내 수준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칼을 함부로 쓰면 조폭이고 잘 쓰면 소중한 생명도 구할 수 있는데, 그 칼을 어떻게 쓰겠다는 생각보다 어떻게 칼을 잡을 수 있느냐에 모든 목표를 걸고 달려들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정치 변화'에 대한 자신의 청사진은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은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이 계속 정권을 바꿨지만 민족 문제는 같은 뜻을 갖고 컨센서스(합의)를 이루고 얘기했다"라며 "(우리는) 양극화와 관련된 경제 및 배분의 문제는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컨센서스가 없으면 해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야와 이념의 색을 뛰어넘는 컨센서스가 없으면 해결될 수 없다"라며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로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 개헌이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신념이 이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3선의 김 의원은 지난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아직까지 당에 복귀하지 않고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복당을 신청한 김 의원은 "아직 (당으로부터) 특별한 메시지를 받은 적은 없다"라며 "(복당은) 시간의 문제인 것 같고, 더 중요한 건 범야권 연대 속에서 큰틀에서 한 자리에 모여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마포포럼(더 좋은 세상으로)은 김 전 의원이 보수 진영의 '킹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며 꾸린 포럼이다. 김 의원 전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 포럼에서 대권 도전의 뜻을 밝혔다.
내달 5일에는 염재호 전 고려대학교 총장이, 12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초청강연이 예정돼 있다. 19일에는 서울·부산시장 후보가 한 명씩 초청될 계획이고, 26일에는 유승민 전 의원이 강연을 벌인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제10차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서 김태호 무소속의원의 강연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0.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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