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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막판 뒤집기 가능할까…WTO 총장 '운명의 날' 하루 남았다

상대 후보 아프리카에 EU 지지까지 얻어…유명희 판세 다소 불리
투표 아닌 '컨센서스'…합의 안 되면 '임기 나누기' 등 추가 가능성

(세종=뉴스1) 권혁준 기자 | 2020-10-27 13:35 송고 | 2020-10-27 14:11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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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WTO 선출 최종 라운드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164개 회원국의 선호도 조사는 마지막 날을 남겨뒀다.
WTO는 스위스 제네바 현지시간으로 27일까지 유명희, 응고지 오콘조-이웰라(나이지리아) 등 두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뒤 컨센서스(전원합의제)로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WTO는 늦어도 11월7일 이전에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다만 선호도 조사에서 한 후보의 지지가 압도적이라면 좀 더 빠르게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유명희 본부장은 최종 라운드 진출 이후 유럽으로 건너가 지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EU의 표심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외신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은 결선에서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콘조-이웰라는 사실상 과반수를 확보했다. 오콘조-이웰라의 출신 대륙인 아프리카 55개국에, EU 27개국을 더해 82개국의 지지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도 유 본부장의 당선을 막기 위해 오콘조-이웰라 지지를 선언했고, 중국도 아프리카 후보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다.

유 본부장의 입장에서는 나머지 회원국들의 지지를 모두 받는다고 해도 80개국을 넘기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러나 이것이 곧 '낙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WTO는 사무총장을 선출할 때 164개국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WTO가 출범한 1995년, 그 전신인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시절인 194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지금까지 총장 선출 과정에서 투표가 실시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컨센서스가 불가할 경우 투표한다'는 내용은 사실상 명목상으로 존재할 뿐이다.

8대2 이상의 압도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마지막까지 의견 조율을 통해 변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충분한 이유다.

특히 유 본부장이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WTO 체계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왔지만 그럼에도 세계 최강의 지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유 본부장의 지지세가 다소 처진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만일 컨센서스가 끝내 무산된다면 새로운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 있다. 두 후보가 연임을 포기하고 임기를 절반씩 나눠 맡는 방안 등이다. 앞서 1999년 선거에서 선진국이 지지한 마이크 무어 전 뉴질랜드 총리와 개도국 지지를 받은 수파차이 파니치팍디 전 태국 부총리가 합의에 실패해 두 후보가 3년씩 나눠 맡은 전례도 있다.

이 조차도 여의치 않을 경우 WTO 총장 선출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8월31일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선장'없이 유지되고 있는 WTO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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