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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연 NHN여행박사 창업주 "정리해고에 감성호소? 거북…그럴거면 넘겨달라"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0-10-24 10:48 송고 | 2020-10-24 10:51 최종수정
신창연 NHN여행박사 창업주 / 사진출처 = SBS 스페셜   
신창연 NHN여행박사 창업주 / 사진출처 = SBS 스페셜   
"그 알량한 1억 때문에 폐업을 각오하고 정리해고를 할 바에는 몇 억을 내가 책임질 테니 그 자리를 나에게 넘겨달라."

신창연 NHN여행박사 창업주가 최근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NHN여행박사의 행태를 비판했다. 

신 창업주가 20년간 일군 여행박사를 NHN에 넘긴 후, 목소리를 낸 것은 2년 만이다. 그가 이렇게 나선데엔 양주일 NHN여행박사 대표가 대규모 인원 감축을 앞두고, 사내 조직장들에 슬픈 심경을 호소하며 보낸 '취중 편지'가 발단이 됐다.


신 창업주는 23일 뉴스1과 통화에서 "회사 사정이 어려워진 이유를 전부 코로나19로 돌리면서, 대표이사의 감성적인 취중 메일 한 장으로 모든 것을 덮어버려서는 안 된다"며 "경영진의 책임이 동정 받는 수단이 되는 것은 못내 보기가 거북했다"고 밝혔다.
 
NHN여행박사는 올 들어 여행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최근 25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감행했다. 지난 13일까지 10명을 제외하고 전 직원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양주일 대표는 '취중'임을 밝히며, 조직장들에 보낸 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소회와 여행업계가 처한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입장을 호소했다. 양 대표는 편지에 "마음 같아서는 (퇴직 위로금을) 두 달, 세 달 급여로 하고 싶지만 100만원이 100명이면 1억원"이라며 "그놈의 그 알량한 돈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 대표의 이 입장은 오히려 일부 퇴직자들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여행박사 퇴사자들에 따르면 사측은 일방적으로 '일주일 내' 희망퇴직서를 요구했고, 이를 내지 않을 경우 1개월 치 급여인 위로금도 주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신창연 창업주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신창연 창업주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신 창업주는 14년 전 겪었던 여행박사가 상장폐지와 파산 등의 위기를 직원들과 함께 극복했던 일화를 밝히며, NHN의 여행사 운영 방식과 직원 관리에 대한 행태를 꼬집었다.
 
신 창업주는 "당시 주말에 전 직원들을 모아놓고 콧물 질질 짰다"며 "'회사 통장에 돈은 말라간다' '지금 관두는 사람의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겠지만, 남아 있는 사람은 상황이 극복 될 때까지 연봉 1원 만 받고하자'라며 눈물을 보였다"고 말했다.

회사 대표의 진심 어린 눈물 때문이었을까. 회사에 남은 120명의 직원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렇게 모인 23억5000만원으로 여행박사는 재도약을 기약했다.

신 창업주는 "(자신이 양 대표였더라면) 몇 개월이 걸리든 직원 한 명씩 만나든지, 정 안되면 마스크 쓰고 강당에서 치열한 토론이라도 해봤겠다"며 "다 같이 뼈를 깎는 각오로 연봉 90%를 낮춰서라도 이 회사를 살릴 사람들은 남게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 창업주는 그렇게 20년간 몇 번의 합병과 파산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일궈온 여행박사를 2년 전 NHN에 넘겼다. 이를 두고 항간엔 '돈을 보고 여행박사를 버렸다' '신 대표는 운이 좋다' 등의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신 창업주는 "여행박사는 내 삶의 전부였다"며 "(대기업의 인수에) 엄청난 기대를 하고 아무런 미련 없이 뒤도 돌아보지 완벽하게 여행박사를 떠났는데, 이대로 허무하게 죽이려 했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창연 NHN여행박사 창업주는 "자기 자식을 부잣집 양아들로 보냈는데 어느 날 이 아들이 쫓겨나서 길거리에 나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라며 "자식을 삶이니 내버려 둬야 하는가? 다시 데리고 와야하는가? 새 아버지가 키우겠다면 데리고 가시고 버리겠다면, 내 집 앞에 버리라는 것"고 전했다.

신창연 창업주는 "그 알량한 1억 때문에 폐업을 각오하고 정리해고를 할 바에는 몇 억을 내가 책임질 테니 그 자리를 나에게 넘겨달라"고 덧붙였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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