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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복 많은 정세균, 이번에 '독감총리'…대구행 심정으로 백신도 접종

10월21일 예방접종…"전문가 판단 믿고 접종하자" 대국민 메시지
대구서 코로나 방역 지휘, 호우 피해점검 때도 답은 '현장에서'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2020-10-24 07:00 송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세종시 연동면 보건소를 찾아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2020.10.21/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세종시 연동면 보건소를 찾아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2020.10.21/뉴스1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이후 사망자가 연이어 발생하며 국민 불안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으로서 직접 예방접종을 받았다.
국민들에게 예방접종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말로만 설명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생각에서다. 

정 총리는 지난 21일 세종시 연동면 보건지소를 방문해 예방접종 현장 상황을 점검을 한 뒤 본인도 예방접종을 받았다. 애초 정 총리는 예방접종을 비공개로 받을 계획이었으나, 최근 국민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공개 일정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이후 정 총리는 지난 23일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방역당국에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으실 수 있도록 충분한 조치와 신속한 설명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 "과학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는 전문가의 판단을 믿고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예방접종을 지속해야 한다는 방역당국의 견해에 힘을 실어줬다. 백신접종 후 사망자 수가 20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 총리 본인이 직접 예방접종을 마친 뒤 국민들에게 접종을 권고하는 메시지를 냈기 때문에 당국이 국민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무책임' 논란을 조금은 희석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정 총리 취임 이후 닥친 주요 문제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것들이었다. 취임과 함께 확산된 코로나19는 정 총리의 재임기간을 관통하고 있다. 지난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은 남부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총리로서 역량은 정부가 가지고 있는 위기 대응 시스템이 잘 가동되도록 공무원들을 지휘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실무적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민심을 살피는 능력이다. 'K-방역'의 신화를 이룬 것도 국민들이 마음으로부터 동감하고 자발적인 행동에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 총리가 코로나 위기 초기 대구지역의 급격한 확산을 목도하고 직접 대구에 내려가 방역대책본부를 꾸린 것도 본부장이 위기의 현장에 함께하고 있다는 맏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정 총리는 지난 2월 중순부터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대구로 내려가 약 3주간 현장에서 방역 대응을 총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8월11일 오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철원군 이길리 마을회관을 찾아 피해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8월11일 오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철원군 이길리 마을회관을 찾아 피해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 총리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중앙과 지방을 구분하지 않고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대구에서 현장지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이튿날부터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등 필수적인 일정을 제외하고는 3주간 대구에서 정부의 방역대응을 이끌었다.

급격히 늘어나는 환자와 커지는 시민들의 불안은 하루하루 다른 정책이 필요한 급박한 상황이었다. 

정 총리는 병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증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도입, 마스크 공급부족 해결을 위한 '마스크 5부제' 등을 지체없이 시행했다. 

올여름 역대 최장기간 집중호우와 잦은 태풍으로 큰 수해가 발생하자 피해현장을 강행군하면서 물에 잠긴 집과 논밭을 살폈다. 특히 지난 8월 초에는 대전 서구(8월1일), 한강홍수통제소(8월2일), 경기 이천(8월3일), 충북 충주(8월5일), 강원 춘천(8월6일), 충남 아산(8월8일), 전남 곡성·담양(8월9일) 등 거의 매일 현장일정을 소화하면서 대책을 마련했다.

정 총리는 빽빽한 현장 일정을 소화하면서 체력이 부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렸을 때 왕복 1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등교했다"며 웃어 넘겼다. 

정 총리의 이런 솔선수범 행보는 '접시론'으로 대표되는 소신과도 맞닿아 있다. 정 총리는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산업부 장관에 취임하면서 "일을 하다가 실수해 접시를 깨뜨린 경우에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일을 하지 않아서 접시에 먼지가 쌓이게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취임사에서도 접시론을 언급했고, 지난 4월부터 매주 진행하는 '목요대화'도 노동계, 의료계, 종교계, 경제계 등 각계각층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으로 실행하겠다는 취지다. 총리실은 코로나19와 독감백신 논란 다음에 또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지만 현장중심주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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