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대검 국감 15시간만에 종료…與총공세-윤석열 작심발언 응수(종합)

[국감초점]尹행보에 공수 뒤바뀐 여야, 국감내내 고성…새벽1시 넘겨 종료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이세현 기자 | 2020-10-23 01:58 송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2일 오전 10시 시작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는 여당의 총공세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특유의 직설 발언이 오가는 15시간여 공방 끝에 23일 오전 1시가 넘어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윤 총장의 답변태도, '부하' 등 사용 단어까지 문제삼으며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윤 총장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조목조목 자신을 변호했고 "패 죽인다" 같은 거친 표현을 써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윤 총장을 대하는 태도가 여권 수사를 계기로 표변했음을 지적하며 두둔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라임은 금융사건이었다가 검찰 비리 게이트 아닌가 싶을 정도"라며 "뇌물받았단 걸 대검 반부패부장 (보고) 패싱하고 뭉개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윤 총장은 "오픈된 사건은 담당부장이 대검 반부패부장에게 이메일로 보내도록 돼 있지만 초기 첩보단계에선 검사장이 직접 와 보고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보고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연루 의혹이 제기된 여야 정치인 수사에 관해서도 "시기 차이는 있다"면서도 같은 절차로 보고받았고 자신이 수사를 지휘했다고 했다. 또 "라임 사건은 철두철미하게 수사했다"며 "통신·계좌 추적이 완벽하게 됐고 수사가 마지막 단계"라고 부연했다.

옵티머스 사건 공방은 좀 더 이어지게 됐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전파진흥원이 수사의뢰한 사건에서 옵티머스가 무혐의 처분을 받는 바람에 피해를 막지 못했다며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총장에게 “해당 사건을 보고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윤 총장은 "사건이 부장(검사) 전결이어서 보고가 올리오지 않았다"면서 "제가 몰랐다고 해도 좀 더 살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이날 옵티머스 사건 관련 불기소 처분을 납득할 수 없다며 종합감사 전에 불기소의견서에 원용된 수사사무관 작성 의견서와 사건 처리과정에 대한 경과보고서 등의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검사 비위 보고 은폐 및 여야 정치인 편향수사에 대해 추 장관이 이날 국감 중 감찰지시를 내린 것에 대해서는 "대검 감찰부는 총장 소관 부서로 사전협의돼야 발표할 수 있는데 이건 일방적"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이 라임 사건, 자신의 가족·측근 관련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취지의 수사지휘를 한 것에도 소신발언을 내놨다.

윤 총장은 "사기꾼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중형의 선고가 예상되는 그런 사람 얘기 하나를 갖고 총장 지휘권을 박탈하고 검찰을 공박하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도 했다.

이에 추 장관이 SNS로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장관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글을 올리며 두 사람 간 갈등은 지속될 모양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총장이 부하가 아니면 장관과 친구냐, 상급자냐. 대통령이랑도 친구냐"고 몰아세웠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왜 부하란 단어가 나왔나"라며 "장관이 거역이란 단어를 먼저 썼다"고 맞받았다.

윤 총장의 답변 태도를 두고 소병철 민주당 의원과 장제원 의원 간 설전도 오갔다. 소 의원은 검사윤리강령을 언급하며 윤 총장이 언론사 사주를 만난 의혹을 재차 언급한 것에 윤 총장이 웃자 "심각하게 물어보는데 '허 참' 이러면 어떡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장 의원이 "이런 게 어딨느냐"고 소리치자, 소 의원은 남은 질의시간을 정지시켜달라면서 "부당한 게 있으면 발언권 얻어서 말하라"고 고함을 쳤다.

윤 총장은 가족 관련 사건을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어야 한다는 김종민 의원 지적엔 "제가 여기 앉아서 장모를 수사해라 할 거면 그냥 나가야 한다. 그건 위선"이라고 맞받았다.

이후에도 윤 총장은 '수사지휘가 외압이냐'는 윤호중 법사위원장 질의에 "위법하고, 공정하지 않고, 부당하다고 말했다. 저도 일선에 그렇게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 취임 뒤 이어진 소위 '검찰 학살 인사'에 대해서도 "인사안은 다 짜여 있었다.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이 없다"고 직격했다.

윤 총장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해선 "저도 인간인지라 굉장히 번민했지만 그 상황에선 부득이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7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한 언론을 통해 검찰 수사가 조 전 장관 낙마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한 것도 반박했다.

거침없는 답변에 국감 곳곳에서 설전이 일었다. 김용민 의원이 윤 총장에게 표적수사와 제식구 감싸기, 보복기소를 했다면서 사례를 줄줄이 거론하자 그는 "답변 기회 안 주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면 하 참…"이라고 탄식했다. 김 의원이 항의하자 윤 총장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렇다"고 했고, 이어진 사과 요구엔 "못한다"고 굽히지 않았다.

윤 총장은 과거 자신을 지지해준 여당이 현재는 달라진데 대해 "참 부질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정치와 사법이란 것은 크게 바뀌는 게 없구나, 내가 그냥 편하게 살지 이렇게 살아왔는지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는 소회도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0.10.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0.10.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윤 총장은 이날 퇴임 후 행보에 대해 의미심장한 발언도 남겼다. 그는 "퇴임하고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느냐"고 김도읍 국민의림 의원이 묻자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에 "정치 아니라고 얘기 않는 걸 보니 할 수도 있단 소리로 들린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에 앞서서는 지난 4월 총선 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는 뜻을 전달했다며 어떤 압력에도 사퇴하지 않고 임기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그는 "저는 또 임기 동안 할 일을 충실히 하는게 임면권자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 대한 책무라 생각하고 흔들림없이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sh@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