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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패닉바잉'…구로·금천구 건축물 매입 연중 최대

외국인 구로·금천구 건축물 매입 건수 전월 대비 82.5% 급증
"중저가 지역 매수세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까지 가세해 부담↑"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20-10-25 07:00 송고 | 2020-10-26 18:08 최종수정
서울 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 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에서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구로·금천구 지역의 외국인 건축물 매입량이 지난달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집값·전셋값 상승이 장기간 계속되자 외국인들도 덩달아 '패닉바잉'(공황구매)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구로·금천구 건축물(아파트·단독·다세대·오피스텔 등) 거래량은 73건으로 집계됐다. 전월(40건)보다 82.5%(33건) 늘면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올해 최고 기록이던 6월 거래량(58건)보다도 26%(15건) 더 늘었다.

구체적으로 금천구의 외국인 건축물 매입량은 지난달 36건으로 전월(13건) 대비 3배가량 급증했고, 구로구도 37건으로 전월(27건) 대비 37% 늘어 타지역에 비해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구로·금천구는 서울에서 중국인 등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행정안전부의 서울 지자체별 외국인 거주비율 통계(2018년 기준)에 따르면 금천구는 13.1%로 25개구 중 2위였고, 구로구는 12.5%로 3위였다.

업계에선 국내 집값·전셋값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되자 이들 지역 외국인들도 늦기 전에 집을 사자는 '패닉바잉' 행렬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이용한 투자수요 가능성도 있다. 현재 내국인들의 경우에도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 시장은 관망세로 매수가 줄었으나, 중저가 지역은 매수세를 유지해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외국인들까지 국내 건축물 매입에 나서면서 해당 지역 주택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집값 부담도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구로구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2.37%(19일 기준)로 25개구 중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며, 금천구도 1.20%로 평균(0.57%)를 크게 웃돌고 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금천구 A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중저가 지역의 경우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차라리 집을 사자는 수요들이 유지되고 있다"며 "제한된 물량을 놓고 외국인 수요까지 가세하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8월 외국인 건축물 매입량 연중 최고치(123건)를 기록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9월 78건으로 줄어 매수세가 주춤해진 모습이다. 8월 당시 고가 아파트 시장의 규제 여파로 내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진 틈을 타 외국인 자산가들이 알짜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였으나, 고가 주택의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외국인이 국내 주택을 사들이는 것을 두고 내부에서는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시각들이 커지고 있다.

비거주 외국인이 고국에 여러 채의 집이 있더라도 국내에 1채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엔 국내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는 과세규제에 적용받지 않는다. 외국인은 해외자산 보유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아 다주택자라고 해도 사실상 이에 대한 규제가 불가능하다.

또 외국인은 자국 또는 글로벌 은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국내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대출 규제로 한국인 매수자의 돈줄이 막힌 상황에서 비교적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주택시장이 외국인에겐 기회의 땅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외국인의 투기성 매입을 막지 못한다면 규제의 '역차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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