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개미 무덤 된 빅히트 '고평가 논란' 공모가는 어떻게 결정됐나

기업가치 평가 기준 PER 아닌 EV/EBITDA…비교 기업도 논란
"공모가 산정 방식 조사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20-10-23 06:15 송고 | 2020-10-23 09:12 최종수정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열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2020.10.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열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2020.10.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 후폭풍이 거세다. 주가가 상장 직후 반짝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 형성된 후 상한가)' 대비 반토막 나자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공모가 산정 방식을 조사해 달라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전날(22일) 빅히트는 1000원(0.56%) 오른 1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후 6거래일만에 처음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상장 직후 반짝 '따상' 가격인 35만1000원과 비교하면 48% 떨어졌다. 다만 공모가(13만5000원) 대비 수익률은 33% 수준이다.

빅히트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희망 공모가 밴드가 결정된 직후부터 시작됐다.

공모가는 몇단계의 과정을 거쳐 결정된다. 우선 비상장 기업이 상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공개(IPO)를 밟아야 하는데, IPO 주관사는 발행사 등과 협의해 희망 공모가 밴드를 정한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사종목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등의 지표를 참고해 결정된다. 이후 기업설명회(IR)과 수요예측을 통해 기관들의 수요를 조사하고 경쟁률과 증시 상황 등을 고려해 희망 공모가 밴드 내에서 최종 공모가가 결정된다. 

다만 빅히트의 경우 희망공모가 밴드가 산정을 위한 기업가치 평가 단계에서 통상 사용하는 PER이 아닌 상각및세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나왔다. 

EV/EBITDA는 기업의 시장가치(EV)를 상각및세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이용해 어느정도의 현금흐름을 창출 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통 설비 투자와 감가상각 규모가 큰 제조업 기업가치 평가에 주로 사용된다. 그런데 엔터테인먼트사인 빅히트가 EV/EBITDA를 사용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또 비교 대상으로 삼은 기업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빅히트가 비교회사로 삼은 기업은 △JYP엔터테인먼트(23배) △YG엔터테인먼트(42.94배) △YG PLUS(63.25배) △네이버(33.26배) △카카오(49.37배)다. 동종업계인 엔터테인먼트사 외에도 IT 대표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포함됐다. 이들의 EV/EBITDA 평균도 42.36배로 평균적으로 EV/EBITDA가 높은 기업들이라는 것이다.  

비교 대상에서 SM엔터테인먼트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이유로 제외됐는데, SM의 올해 상반기 기준 EV/EBITDA는 4.43배다. 만일 SM을 포함할 경우 EV/EBITDA의 평균은 36.04배로 낮아진다. 이 경우 희망 공모가 밴드가 더 낮게 책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빅히트의 희망공모가 밴드는 10만5000원~13만5000원이었다. 최종 공모가가 결정되는 수요예측에 국내외 총 1420개 기관이 참여하면서 1117.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최상단인 13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97.25%가 공모가 희망밴드 최상단인 13만5000원을 써냈다. 

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뉴스1

주관사는 "EV/EBITDA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비교가치를 산정해 기업의 수익성을 잘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업활동의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연결해 총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콘텐츠 및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각종 상각비 처리 등의 차이에 의한 효과를 배제하고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EBITDA)으로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히트는 IP 사업화 인프라 및 플랫폼 투자와 적극적인 M&A 등을 통해 기업 규모 및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PER 지표는 기업 규모 및 장기적인 성장성보다 특정 기간의 이익에 기반해 산출되고 타 지표 대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빅히트의 기업 가치 평가방법으로는 한계점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빅히트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 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자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한 투자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빅히트의 공모가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를 밝혀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궁금해하는 빅히트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고 기준은 무엇인지 명명백백 밝혀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빅히트의 현재 주가는 증권가가 제시한 목표주가보다도 낮다. 빅히트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16만원), 삼성증권(20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21만2000원), IBK투자증권(24만원), 한화투자증권(26만원), 현대차증권(26만4000원), 유안타증권(29만6000원), 하나금융투자(38만원) 등이다.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25만1500원이다.


jung9079@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