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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조주빈 무기징역 구형…전자발찌 45년 요청도(종합2보)

"전무후무한 범죄집단"…"반성문 감형 열쇠되나" 피해자 탄원서
조씨 "인간 존엄성 크게 고민 안해 …제 과오 갚아가겠다"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2020-10-22 16:17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검찰이 22일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공유방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주빈(25)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 심리로 열린 조씨 등 6명에 대한 결심 공판기일에서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 전자장치 착용 45년과 신상정보공개 고지 및 아동·장애인 관련 시설의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다수의 구성원을 조직하고 성착취물을 유포한 전무후무한 범죄집단 '박사방'을 만들었다"며 "우리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박사방'에 성착취물을 지속적으로 다량 유포했고, 구성원들과 함께 보면서 피해자들을 능욕하고 희롱했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고, 피해자들은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공범 천모씨와 강모씨에게는 징역 15년을, 임모씨에게는 징역 14년, 장모씨는 징역 10년, 이모군에게는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이들에게는 모두 신상정보공개,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에 취업제한을 함께 명령해달라고도 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발언 기회를 얻어 피해자가 보낸 탄원서를 낭독했다. 탄원서에는 "반성문이 어떻게 형량 감형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건가. (피해자는) 언제까지일지도 모르는, 잊혀지지 않는 피해사실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반성만으로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무마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적혀있다고 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분들 의견을 들으니 제 죄의 심각성에 대해 한번 더 상기하게 됐고, 제가 당연히 응당 해야할 사과나 반성도 그들에게는 아픔이 될 수 있겠구나, 그만큼 내가 큰 잘못을 했구나 생각하게 됐다"며 "범행 당시 저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거 같다"고 울먹였다.

이어 "사람을 수단 삼아 범행을 저질렀던 것 인정한다. 저는 아주 큰 죄를 지었다"며 "제가 벌인 일에 대해 변명하거나 회피할 수 없어 책임을 져야하고,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며 속죄해야 마땅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달게 벌을 받겠다. 고통 끼쳐 정말 죄송하다"며 "제가 벌인 과오를 제 손으로 갚아가는 삶을 살겠다.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했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조씨 아버지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제 자식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피해자분들께 엄청난 피해와 아픔 준 것에 대해 아버지로서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저는 아버지지만 제 자식이 저지른 죄에 대해 옹호하거나 할 생각이 없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다만 지은 죄가 엄청나게 중하고, 피해자분들이 다수이고 그 분들이 아픔을 겪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저도 딸자식이 있어 공감하지만, 한 인간의 죄를 지나치게 사회 전체로 몰아버려야 될까, 마녀사냥식의 그런 부분은 지양되지 않아야 할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판장께서 그 가여운 인생 소멸시키지 않을 선처를 부탁드리면서 국민 여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씨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여성 아동과 청소년 8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하고 퍼뜨린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성인을 포함한 피해자 17명을 협박하는 방법으로 성착취 영상물 등을 촬영하고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팔거나 퍼뜨린 혐의도 있다.

또 지난해 10월 피해자 A양(15)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박사방 회원으로 하여금 A양을 직접 만나 강간미수와 유사성행위를 하게 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3월과 12월 공익요원인 강씨 등 2명으로부터 여성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부정한 목적으로 제공받은 혐의, 지난 1월 박사방에 대한 방송을 막을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자살 예정 녹화를 하게 하는 등 피해자 5명에게 박사방 홍보영상 촬영 등을 강요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도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박사방 회원으로 하여금 협박편지를 우체통에 전달하게 해 피해자 3명에게 나체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와 지난해 12월 중요인사 관련 정보가 들어있는 USB를 주겠다고 거짓말해 1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0월에는 성착취 피해여성을 시켜 텔레그램 상 박사방과 적대 관계에 있는 피해자의 신상을 알아내고 강제추행죄로 허위 고소한 혐의도 추가됐다.

조씨는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추가기소돼 첫 번째 기소된 사건과 병합돼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 21일 검찰은 조씨와 강씨를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로 또 추가기소했다. 재판부는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는 따로 진행하기로 하고 일단 진행중이던 기존 사건의 변론을 종결해 22일 결심이 이뤄졌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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