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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③ 임수향 "임성한 작가님, 은인으로 생각…신작 연락은 아직"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0-10-23 08:00 송고
배우 임수향/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배우 임수향/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지난 15일 종영한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극본 조현경/ 연출 오경훈)는 배우 임수향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만든 드라마였다. 임수향은 극 중 서진(하석진 분)과 서환(지수 분) 형제의 사랑을 받으며, 스스러 성장해나가는 오예지 역을 맡으며 깊은 감정 열연을 펼쳐냈다.

특히 오예지는 서진과 서환의 사랑을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삶에 한 발자국 내딛는 모습을 보이며 감동을 선사했다. 정통 멜로의 감성과 함께 마지막까지 의미있는 엔딩을 만들어낸 '내가 가장 예뻤을 때'였다.
최근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마치고 인터뷰를 가진 임수향은 이러한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임수향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 대해 "초심을 되찾는 느낌으로 했다"라고 얘기하며 특별한 의미를 되새겼다.
배우 임수향/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배우 임수향/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 뉴스1
<【N인터뷰】②에 이어>

-2회에서 비현실적인 보름달 장면도 화제가 됐는데.

▶달이 그렇게 클 줄 몰랐다. 감독님한테 계속 '달이, 달이, 달이' 라고 했었다. 그런데 감독님은 드라마는 과장이고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그래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도 저렇게 큰 달이 있을까, 우주에 있는 것 같아요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상징이라고 말씀하시더라. 서진은 태양이고 환은 달이라고 소개했다. 서진과 예지가 굉장히 달을 슬프게 바라본다. 어떻게 보면 환의 존재가 굉장히 크다라는 숨은 뜻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예지한테 있어 진과 환에 대한 사랑이 어떻게 달랐나.
▶서진은 갈 곳이 가족이 필요했던 예지한테 , 나쁜 남자로 끌리지 않았나 싶다. 남자로서 진을 사랑했던 것 같다. 이 남자의 거칠고 단호한 끌어당기는 매력에 빨려들어갔던 거다. 사실은 그 당시 예지는 가족이 너무 가지고 싶었고 도망가고 싶었을 텐데 자기를 지켜줄 어른 남자였을 거다. 하지만 마음적으로는 서환하고 더 통하는 거다. 서환은 소울메이트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걸 사랑인지 자각을 못하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런데 남편이 7년 동안 떠나있고, 내 곁을 나와 같은 마음으로, 힘든 것도 공유하고,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환을 보면서 사랑이 더 커졌던 것 같다. 그리고 항상 관계적으로는 환과는 제제되는 지점들이 있었다. 학생과 선생, 형수와 시동생, 그러니깐 안 되는 사랑이었던 것 같다.

-언제 예지가 성장했다고 생각하는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는데 계기는 환이와 진이, 엄마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엄마인 것 같다. 엄마가 나를 버렸고, 나는 버림 받았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은데 사실 엄마는 나를 지키려고 한 거였고, 내 편이 생겼다는 것을 깨닫고 바닥쳤던 예지의 자존감이 올라간 것 같다. 예지는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던 사람인데 자존감은 바닥에 있던 인물이었다. 그 굴레에서 벗어난 거다. 그러면서 진이를 떠나보낼 수 있게 된 거고, 환이를 떠나보낼 수 있게 된 거다. 왜 예지가 진을 떠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지한테는 자존감이 없었던 거다. 하지만 예지가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살아나갈 수 있었던 건 엄마의 사랑이 가장 컸다.

-실제 임수향이라면 서진과 서환 중 누구를 선택할 것 같나.

▶저는 둘다 아니다. 저는 '거기서 그냥 나와라, 더 살지 말고 나와라'라고 생각했다. 젊고 어리고, 예쁜데 왜 거기서 그렇게 살고 있냐라고 생각했는데 저라면 결국 예지 같은 선택을 하기는 했을 것 같다.
배우 임수향/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배우 임수향/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 뉴스1
-도움이 됐거나 배웠던 점이 있었나.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생각했을 때, 사실은 이 드라마를 하기 전에는 '스무살 때 예뻤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내린 답이 '지금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나는 늘 예쁘다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러니깐 항상 그 시대를 살고 있는 나는 괴롭다. 행복할 때도 있지만 아프고 힘들고 나는 왜 이러지라는 생각도 하면서 살아가지만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너무 예뻤던 거다. 그걸 그 당시는 모르고 살아가다가 지금에서 아는 걸 보니 지금도 나는 예쁘구나라는 걸 깨닫는 것 같다. 작품을 통해서 인생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 느낌이다.

-임성한 작가와의 인연도 있는데 신작에 대한 이야기는 없나.

▶사실 연락이 안 오셨다. 작가님이 예전에 한 번 같이 하자고 연락을 주셨던 적이 있었다. 그때 제가 '신기생뎐' 끝나고, 부득이하게 함께 하지 못했다. 저는 항상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저를 처음으로 믿고 주연으로 써주신 분이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분이니깐 감사하다. 본방사수할 예정이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도 있을 것 같은데.

▶코미디하고 싶다. 또 전문직 여성을 해보고 싶다. 사극도 해보고 싶다.

-어느덧 데뷔 10년차가 됐는데.

▶저는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시켜만 주면 내가 다 씹어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에 부딪히면서 좌절했던 시점도 있었다. '너무 이 일이 버겁다'라고 생각했던 시점도 있었다. 나는 내가 행복한 게 목표인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것까지 행복한 일을 찾지 못했다. 지금 드는 생각은 내가 그때 포기하지 않았던 게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14살 때부터 꿈이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질리지가 않았다. 보통은 회사에 들어가면 현타가 오지 않나. 내가 진짜 하고 싶은게 뭔가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나는 이 일을 하는 게 너무 좋고 약간은 일 중독이고 평생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일할 수 있는 것에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올라가고 있지 않나. 그게 너무 감사한 것 같다. 그걸 요즘 느꼈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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