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향/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지난 15일 종영한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극본 조현경/ 연출 오경훈)는 배우 임수향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만든 드라마였다. 임수향은 극 중 서진(하석진 분)과 서환(지수 분) 형제의 사랑을 받으며, 스스러 성장해나가는 오예지 역을 맡으며 깊은 감정 열연을 펼쳐냈다.특히 오예지는 서진과 서환의 사랑을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삶에 한 발자국 내딛는 모습을 보이며 감동을 선사했다. 정통 멜로의 감성과 함께 마지막까지 의미있는 엔딩을 만들어낸 '내가 가장 예뻤을 때'였다.

최근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마치고 인터뷰를 가진 임수향은 이러한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임수향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 대해 "초심을 되찾는 느낌으로 했다"라고 얘기하며 특별한 의미를 되새겼다.

배우 임수향/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 뉴스1

<【N인터뷰】①에 이어>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보통의 멜로와 결과 구성이 달랐는데.

▶일단 예지는 두 사람 사이에 있다. 처음에 작품 들어갈 때는 욕을 먹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이유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색깔이 좋았다. 문학소설 같기도 하고, 물론 연기하는데에는 문어체의 대사가 많아서 힘들기도 했다. 밑바닥에는 자극적인 소재들이 깔려있고, 그림은 청량한 느낌들이 묘했다. 그리고 청순함을 가장한 섹시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감정선이 다인 드라마다. 묘한 심리 상태를 잘 묘사해야하는 작품이었고, 제가 너무 많이 나와서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스무살 때 처음 데뷔했을 당시 찾아뵀던 연기 선생님을 찾아갔다. 선생님한테 대본 분석 같이 해달라고 하고, 저도 제가 하던대로 연기하면 안되겠더라. 그래서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대본을 통으로 다 외웠다. 그래서 현장에서 대본을 안 들고 있어도 머리 속에 다 있게끔 준비했다. 그런데 과몰입이 돼서 너무 많이 우는 거다. 그런 부작용이 있기는 했는데 그런 식으로 준비를 했다.-어떤 것에 눈물이 많이 났나.

▶이 여자의 삶이 너무 기구했다. 감정의 골과 깊이가 너무 깊었다. 저 뿐만 아니라 김미경 선생님도 대사를 하다가 눈물이 난다고 하더라. '눈물이 난다'라는 게 지문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몰입이 돼서 눈물이 났던 경우가 많았다. 이 드라마는 너무 많이 울었다. 저희 감독님도 찍으면서 너무 많이 우셨다.

-몰입하는 만큼 캐릭터에 빠져나오기 힘들지는 않았나.

▶제가 '신기생뎐' 할 때는 호프집도 못 갔다. 맨날 꽃꽂이를 하고 있었다. 거기에서 빠져나오는데 1년이 걸렸다. 근데 지금은 공과 사를 구분하는 방법을 체득을 해서 옛날보다 어렵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사람이니깐 맨날 우는 연기를 하다보면 일단 기력이 없다. 그리고 예지를 떠나보내는 게 힘들었다. 그래도 옛날 보다는 배우로서의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어떤 노하우인가.

▶현실과 드라마 세계를 조금씩 구분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를 지키면서 연기를 해야한다. 특히나 저 같은 경우는 사연 많은 역할을 많이 했으니깐 감정 소모가 심하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나와는 다르다. 캐릭터라는 걸 인식하면서 촬영을 하기 시작한거다. 그치만 촬영하는 동안에는 힘들기도 했다. 워낙 촬영이 타이트해서 임수향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이번 작품은 좋았던 게 사랑을 워낙 많이 받았다. 예지는 나중에 깨닫지만 저는 알지 않나. 그래서 조금 위안이 됐던 것 같다.

배우 임수향/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 뉴스1

-하석진 지수와 호흡은 어땠나.

▶저는 너무 좋았다. 저는 이번 현장 너무 좋았다. 석진 오빠 같은 경우에는 부부 연기를 같이 해서 그런지 뭔가 의지되는 부분이 있었다. 오빠와는 정말 부부같다라는 느낌도 있었다. 지수와는 동생이고 장난도 같이 많이 치고 해서 그런지 편하면서 묘한 긴장감도 좀 있었다. 저희 드라마가 자기 거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잘해야지 시너지가 나는 작품이어서 그런지 배려를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

-연기하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제주도에서 과거와 현재를 같이 찍었다. 그런데 바로 전 신에서 지수랑 멜로를 찍고 다시 석진 오빠랑 멜로를 찍으니깐 현타가 오더라. 석진 오빠가 살짝 째려보면서 가면서 '좋았어?'라고 농담하고, 그런 가운데에서 초반에 어떻게 할지 모르겠더라. 약간 그런 것도 재밌었다. 지수와는 너무 많은데, 첫 촬영 때 기억이 남는다.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변한 부분이 있나.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그런것만 사랑이야?' '꼭 가져야만 사랑이야?' '가질 수 없어도 이 사람이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것도 사랑이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내 욕심이 아니라 이 사람의 진짜 행복을 빌어주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거까지 경험할 인생은 못 살아 본 것 같다. 근데 저는 그런 건 있다. 사랑을 할때나 연애를 할 때 막 헤어지고 나면 이 사람을 미워하거나 안 보거나 한다. 하지만 저는 추억을 항상 미화시킨다. 주변에서 '왜 그러냐' 하면 항상 그 사람은 좋았었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사람 생각도 하기 싫어'면 내 20대의 한 부분이 부정되는 것 같기도 해서 항상 좋았던 것만 생각하는 것 같다. 화났던 것도 자고 일어나면 기억 못하는 스타일이기도 한데 그래서 친구로 남는 경우도 있다. 격렬하게 사랑했던 사람인데 원수처럼 되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픈 거다.

-실제 연애할 때는 서진, 서환 중에 어떤 분들을 만났던 것 같나.

▶둘 다 만나야 되는데,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못 고르겠다. 근데 저는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 같다. 아무튼 연예계 생활하면서 불안정할 때가 많다. 주변에 많이 흔들리기도 하고 저한테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좋기는 한 것 같다. 버팀목이 되줄 수 있는. 어렸을 때는 서진 같은 사람이 좋았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서환이 같은 사람이 낫지 않을까 한다.

<【N인터뷰】③에 계속>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