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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70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겁난다" 접종 발길 '뚝'

불안감 가중…동네의원 등에 문의전화 '빗발'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2020-10-21 15:41 송고
21일 서울의 한 의료기관 독감 예방접종 접수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감 백신 접종을 받은 후 사망하는 사례가 국내에서 5건 발생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사망과 백신간의 인과 관계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2020.10.21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1일 서울의 한 의료기관 독감 예방접종 접수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감 백신 접종을 받은 후 사망하는 사례가 국내에서 5건 발생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사망과 백신간의 인과 관계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2020.10.21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대구에서 70대 남성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한 후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쯤 대구 동구에 사는 78세 남성 A씨가 집 인근의 의원에서 독감 예방 접종을 한 후 이상 증세를 보여 오후 1시30분쯤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12시간 만인 21일 0시5분쯤 사망했다.

파킨슨병, 만성폐쇄성질환, 부정맥 심방세동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A씨는 식사 도중 이상 증세를 보인 뒤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인천과 전북 고창, 대전, 제주 등에 이은 전국 다섯번째 사망 사례다.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남성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구지역 동네의원과 의료기관 등에는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표하는 시민들의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대구 동구의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사망자 발생 소식에 시민들의 독감 백신 접종 관련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3~4배 가량 늘었다"며 "백신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일일이 설명하고 있지만 문의가 너무 많아 다른 업무를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중구 동산동 A내과 의원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의원 직원은 "며칠 새 전국적으로 사망자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문의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며 "특히 대구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에는 단 1명의 접종자도 없다"고 했다.

평일 오전 8시40분 접수를 받아 9시부터 진료를 하는 대구 북구 고성동 B의원은 오후 3시쯤 접수자들로 가장 붐빌 때지만 이날 상황은 달랐다.

이 의원의 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독감 백신 접종과 관련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져 걱정"이라며 "오후들어 문의 전화만 올 뿐 병원을 찾는 접종자는 없다"고 말했다.

잇따른 사망자 발생으로 백신 접종을 미루는 시민도 늘고 있다.

대구 중구에 사는 진모씨(44)는 "건강과 안전을 위해 투여한 백신이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하는 것 아닌지 걱정돼 좀 더 상황을 지켜본 뒤 접종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고모씨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일 주사를 맞을 계획이었지만 전국에서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대구시의사회 한 관계자는 "(사망자가 백신을 접종한) 의원의 백신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며 "질병관리청과 대구시가 사망과 예방접종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 내원객들에게 접종될 백신이 놓여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2020.10.20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0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 내원객들에게 접종될 백신이 놓여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2020.10.20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한편 현재까지 대구시 조사 결과 숨진 A씨는 2015년부터 동네 의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받았으며, 그동안 이상반응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무료로 접종한 독감 백신은 ㈜엘지화학의 '플루플러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주'이며, 최근 논란이 된 유통 경로 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현재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5건의 독감백신 사망사고 중 이 제품을 맞고 사망자가 나온 것은 대구에서 처음이다.

'플루플러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주'는 질병관리청이 노인을 대상으로 공급한 무료 접종용 백신이며, A씨가 접종 받은 의원에서는 지난 13일 이 제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는 이 의원에서 같은 백신으로 접종받은 97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A씨가 접종 받은 의원에서 확인된 백신 접종자 58명 가운데 특이한 이상반응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질병관리청과 함께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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