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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퐁당퐁당'·비수도권은 '전면등교'…등교 '격차' 커지나?

서울, 학생 30명 이상 과밀학급 3000여곳…초1도 주2회 등교하기도
"코로나 내년까지 영향…간이 교실이라도 설치하고 등교수업 늘려야"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2020-10-20 14:01 송고
경기도 수원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거리를 두고 등교하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기도 수원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거리를 두고 등교하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각급학교 등교수업이 19일부터 확대됐지만 비수도권은 사실상 전면 등교를 시행하는 반면 과대학교와 과밀학급학교가 많은 수도권은 등교 일수를 늘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이에 따른 지역·학교별 학습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부산을 제외한 강원·충북·충남·세종·대전·전북·전남·광주·경북·대구·경남·울산·제주 등 비수도권 13개 지역은 모든 학생이 매일 학교에 나가는 전면등교를 시행하고 있다.

대전은 전교생이 1000명 이하, 대구는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 미만이면 밀집도 기준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등 지역별로 학급·학교당 학생 수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하면 전면 등교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학교 밀집도를 3분의 2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고 전교생이 30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에 대해서만 구성원 협의에 따라 전면 등교 시행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내놨다.

다만 돌봄 공백과 학습 격차 문제가 심각한 초등학교 1학년에 대해 서울과 인천은 매일 등교를 시행하고 경기도 주4회 이상 등교수업을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과대학교·과밀학급학교 문제로 초등학교 1학년 등교수업 확대도 여의치 않은 학교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광주의 A초등학교는 학급을 홀수반과 짝수반으로 나눠 요일별로 분반 수업하고 있다. 1~2학년의 경우 홀수주에는 홀수반이, 짝수주에는 짝수반이 하루 더 등교수업을 받아 일주일에 평균 2.5일 학교에 나온다. 나머지 학년은 일주일 중 하루가 원격수업의 날로 지정돼 주당 2회씩 등교한다.

A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849명이고 학급당 학생 수도 평균 31.9명에 달해 분반 수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 광진구 B초등학교는 학년에 관계없이 모든 학급을 홀수반과 짝수반으로 나눠 일주일에 2~3회씩 등교수업을 진행한다. 10월 넷째주에 홀수반이 2번 등교하고 짝수반이 3번 등교했다면 11월 첫째주에는 짝수반이 2번 등교하고 홀수반은 3번 등교하는 식이다. B초등학교는 전교생은 1520명, 학급당 학생 수도 평균 30.4명이다.

반면 서울 광진구 C초등학교는 1학년은 매일 등교하고 나머지 학년은 주3회 등교수업을 진행한다. C학교는 전교생은 841명,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24명이다.

B초등학교와 C초등학교는 불과 9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학교 밀집도에 따라 등교수업 일수에 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서울 광진구 한 초등학교의 학사 운영 계획. 학급별로 분반 수업해 일주일에 평균 2.5일 등교한다.(홈페이지 캡처)© 뉴스1
서울 광진구 한 초등학교의 학사 운영 계획. 학급별로 분반 수업해 일주일에 평균 2.5일 등교한다.(홈페이지 캡처)© 뉴스1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학급 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학교는 87개교 2968학급에 달한다. 전체 학급 수의 8.4%에 달한다. 전교생 1000명이 넘는 곳은 177곳이다. 

경기 지역도 상황은 심각하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 초등학교의 66.9%가 학생 수가 25명이 넘었다.

교육계에서는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습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등교수업이 확대됐지만, 지역이나 학교 상황에 따라 등교 일수가 차이나는 상황이 길어지면 학습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엽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감염병 상황이 전보다 안정되면서 비수도권은 전면 등교가 대세인데 수도권은 물리적 한계 때문에 등교수업을 확대하지 못하는 학교가 있어 학습 격차가 나타날 수 있다"며 "다목적실을 교실로 전환하는 등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학교에는 기간제 교원을 한시적으로 추가 배치해 등교수업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등교수업을 안전하게 시행하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뒤따라야 하는데 교육부의 내년 예산 계획을 보면 이를 위한 배정이 전혀 안 됐다"며 "과대학교나 과밀학급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없이는 등교수업 확대가 어렵기 때문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해가 계속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상윤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서울 봉은초등학교장)은 "과대학교와 과밀학급학교에 대해서만이라도 운동장에 컨테이너 박스로 간이 교실을 설치하고 퇴직교원이나 미발령 교사, 기간제 교사 등을 투입하면 등교수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의 본질과 관련된 부분이니 만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예산 지원이 필수"라고 밝혔다.

경기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기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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