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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靑안보실장 첫 미국 방문 마쳐…비핵화 협상재개 물꼬 트나

어제 오후 인천공항 통해 귀국…"편안하게 다녀왔다"
종전선언·北열병식·방위비 등 현안 논의한 듯…종전선언 공감대 등 성과

(서울=뉴스1) 김현 기자, 김서연 기자 | 2020-10-18 15:35 송고 | 2020-10-18 17:20 최종수정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면담을 시작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2020.10.16/뉴스1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취임 후 첫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어떤 성과물을 가져왔을지 주목된다.

서 안보실장은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해 14일(현지시간)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15일(현지시간)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 등 미국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잇달아 만난 뒤 17일 오후 5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서 안보실장의 이번 방문은 지난 7월 국가정보원장에서 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첫 미국행(行)이었다.

서 안보실장은 인천공항에서 방미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편안하게 다녀왔다", "거기(미국)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서"라는 답변만 한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서 안보실장은 이번 방미 기간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비핵화를 비롯한 북한 관련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미 양자간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

서 안보실장 등 청와대가 구체적인 면담 의제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는 북미 및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제안한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설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인 것에 대한 한미간 상황 인식 및 평가를 공유하고 대북 정책에 대한 조율도 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더해 최근 이수혁 주미대사의 '미국 선택' 발언 논란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한미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현안 등도 논의 테이블 위에 올랐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 안보실장의 이번 방미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던 만큼 북미간 깜짝 합의인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깜짝 이벤트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서 안보실장의 이번 방미가 북한의 열병식과 양자 현안에 대한 한미간 신경전으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됐던 시기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상황 관리'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지난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전보좌관과 한국의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 출입문 앞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미 NSC 트위터) © 뉴스1

청와대 안팎에선 서 안보실장이 첫 방미를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종전 선언’에 대한 한미간 공감대를 재확인한 게 성과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 실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면담을 마친 직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 논의 여부에 대해 "종전선언 문제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이제까지 항상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던 문제였고, 그 부분에 대해 한미 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가 없다"며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따로 놀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문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선후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또는 비핵화와의 결합정도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문제일 뿐이다. 너무 다른 해석, 과다한 해석은 안 하는 게 좋다"면서 방미 기간 "종전선언을 놓고 특별히 깊이있게 얘기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한미간 종전선언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물론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와 밀접하게 연계돼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비핵화 과정에 있어 종전선언의 선후 문제 등에 대한 한미간 이견을 거듭 시사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그간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 과정의 시작점인 ‘입구’라고 강조해 왔던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종착점인 ‘출구’에 초점을 둬 왔다.

이와 관련, 서 안보실장과 면담을 했던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 재개 시점을 '내년 도쿄 올림픽 전후'로 제시한 것을 두고 서 안보실장의 방미와 무관치 않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애스펜연구소 공개 화상 대담에서 '현시점에서 미국의 대북전략은 무엇이고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도쿄올림픽 참가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된다"며 "올림픽 이전이나 도중, 이후에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북한 주민들의 번영과 더 나은 경제적 시기로 이끌고 현명한 감축과 비핵화를 향한 추가적인 조치로 이끄는 협상을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 것을 계기로 북미 및 남북 대화의 물꼬를 만들었던 것처럼 내년 도쿄 올림픽을 전후해 북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해 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상당 기간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한 이벤트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 주미대사의 발언 논란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으로 인해 한미간 긴장도가 높아졌던 게 서 안보실장의 방미로 수그러드는 분위기가 됐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서 안보실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미 성과에 대해 "가장 기본적으로는 굳건한 한미동맹이 얼마나 깊이 있게 잘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확인한 성과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서 실장은 이 대사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 대사한테 직접 확인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약간의 오해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선 "크게 깊이 있는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합리적으로, 또 상호 수용 가능한 선에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