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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군대] 온라인 달군 '병사 벌금제'…예비역이 분노한 이유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020-10-18 14:50 송고 | 2020-10-19 16:13 최종수정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습니다.(자료사진) /뉴스1

현역 복무를 하는 병사에 대해 '벌금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 예비역들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에 반박과 비판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병사의 주적'라는 게시글이었다. 이 글에는 병사 벌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한 사람의 발언 내용이 담겼다.

그는 병사들의 책임감 없는 행동을 처벌하는 아이디어 중 하나로 벌금제를 제시했다. 또 병사들의 월급이 많이 인상됐기 때문에 벌금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의견도 내놨다. 올해 병사 월급은 병장 기준 54만900원이다.

해당 내용은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많은 예비역들이 병사 벌금제 주장에 분노하면서다. 한 네티즌은 "불쌍한 20대 청년들 강제징집해서 1년8개월 공노비처럼 부려먹었으면 됐지 바라는 게 많다"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자의가 아닌 강제로 군대에 끌려와서 온갖 노역과 고욕을 치르는 병사들에게 최저시급도 안되는 쥐꼬리만 한 돈이나 줘놓고 이마저도 빼앗으려 하는 말도 안 되는 작태"라고 적었다.

© News1 

하지만 군 공식 통계를 보면 군인의 일탈행위는 병사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병과 간부 가리지 않고 매해 반복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육군본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육·해·공군에서 발생한 성범죄 관련 기소자는 총 1265명이다. 계급별로 보면 병사가 723명(57.1%)으로 가장 많았고, 준·부사관 357명(28.2%), 장교 168명(13.3%) 등 순이었다.

단순 범죄 수는 병사가 가장 많지만, 계급별 구성 비율을 감안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올해 기준 국군 병력 규모는 약 55만5000명으로, 그중 간부 비율은 35.9%(장교 7만명, 부사관 12만9000명)이다. 나머지 병력의 64.1%는 병사들이다. 계급별 인원을 고려하면 범죄율은 병사보다는 간부가 더 높은 셈이다.

상관을 대상으로 한 '하극상 범죄'도 병사의 전유물은 아니다. 육군에서는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총 353명이 상관모욕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됐다. 그중 간부 간 하극상 사건은 35%, 간부와 병사 간 하극상 사건은 65%로 각각 집계됐다.

예비역들은 군대 내 문제 원인을 병사들에게 찾으려는 태도가 벌금제 주장의 가장 큰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또 병사 월급이 인상되긴 했지만 여전히 최저시급보단 낮은 수준이라며, 이마저도 벌금으로 뺏어가려는 발상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다. 

물론 병사들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장교와 부사관의 고충을 이해하려는 목소리도 있다. 정당한 지시를 불이행하는 병사들이 오죽 많았으면 벌금제까지 필요하겠냐는 것이다. 

우리 군은 벌금제와 유사한 '감봉' 징계를 올해 8월부터 새롭게 시행하고 있다. 기존 영창제도가 폐지되면서 병사에 대한 징계 종류는 △강등 △군기교육 △감봉 △휴가단축 △근신 △견책 등 6개로 다양화된 상태다.


wonjun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