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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줄자 정부 소비쿠폰 재개…재유행 불쏘시개 우려 "너무 성급해"

확산 줄었지만 아직 '롤러코스터'…5월 이태원·8월 사랑제일교회 악몽도
수도권은 아직 1.5단계…일상과 방역 조화 적응할 시간 줘야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음상준 기자, 이영성 기자, 김태환 기자 | 2020-10-17 06:30 송고
지난 14일 오후 부산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검사를 받고 있다. 2020.10.14/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지난 14일 오후 부산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검사를 받고 있다. 2020.10.14/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중단됐던 소비쿠폰 지급을 재개한다.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민생경제 위축에 따른 것이지만, 이를 둘러싼 우려도 크다.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이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완화와 맞물려 국민들에게는 긴장 완화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감소 추세로 평가되지만 롤러코스터를 탄 듯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어 언제든 대규모 확산도 가능한 상황이다.

◇"소비쿠폰 추진"…거리두기 완화에 내수 활성화 시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제1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됐던 8대 소비쿠폰은 방역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종합 점검 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지난 7월말 영화, 전시, 체육, 외식, 농수산물 등 8대 소비쿠폰을 준비했으나, 수도권 발 코로나19 확산에 이를 중단한 바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된 만큼 이에 발맞춰 소비쿠폰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이외에도 11월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코리아세일페스타도 예정대로 진행해 내수 활성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확산 줄었지만 아직 '롤러코스터'…5월 이태원·8월 사랑제일교회 악몽도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소비활성화 정책이 또 다른 유행의 불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최근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소 추세로 평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7명에 그쳤지만, 그 전날인 15일에는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 50명이 넘는 확산자가 쏟아지면서 일일 확진자가 단숨에 110명까지 늘었다.  

8월 중순 수도권발 유행은 8월 27일 441명을 고점 이후 9월 20일 82명을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4차례(9월 23일 110명, 9월 30일 113명, 10월7일 114명, 10월15일 110명)나 세자릿수로 튀어오르기도 했다.

집단감염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는 지난 1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6일 낮 12시 기준 58명의 누적 확진자가 쏟아졌다. 서울 중랑구 이마트 상봉점에서도 누적 7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가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음을 보여줬다.

과거에도 정부가 방역 수준을 낮추고 소비 진작 의지를 내비쳤을 때 확산이 일어났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대구·경북 중심의 확산이 잦아들어가자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 의지를 내비쳤고, 풀어진 긴장감은 5월 초 어린이날 연휴 이태원 클럽 발 확산으로 이어졌다. 7월말 소비쿠폰을 준비하고 8월17일 임시공유일을 지정하자 사랑제일교회 등 수도권 발 유행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도권은 아직 1.5단계…일상·방역 조화 적응할 시간 필요 "너무 성급해"

전문가들은 소비활성화 정책은 일견 필요하지만,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조치를 실시한지 1주일도 채 안돼 소비쿠폰 등의 정책을 언급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봤다. 국민들이 '일상' 속 '방역'을 조화롭게 해나갈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12일 거리두기 1단계를 완화했지만, 수도권에서는 2단계에 준하는 일부 조치를 유지했다. 확산 감소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수도권에서는 고위험시설 이외에도 음식점과 결혼식장, 종교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16종에 대해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화했다. 여전히 식당과 카페 등에서는 띄어앉거나 칸막이 설치가 의무이며, 대면 예배는 좌석의 30% 이내만 허용된다. 사실상 1.5단계인 셈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의 방역수칙을 현장에서 제대로 지키는지 지도감독을 지속하면서 분위기를 세팅해 놓은 이후 소비쿠폰을 풀든지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한번에 풀어버리면 8월과 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소비쿠폰 관련해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내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논의를 통해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석 연휴와 한글날 연휴가 끝난 지 아직 1주 정도밖에 안 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잠복기를 고려한다면 완전히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음주 정도까지는 방역수칙을 더 철저히 지키고 긴장감을 풀지 말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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