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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당한 뒤 돌연사' 중학생 父 "왜 숨졌는지 진실은 아직…"

국민청원 25만명 호응…가해학생 3명 송치에 국감까지
마르지 않은 눈물…"억울함 풀어주겠다는 약속 지켜야"

(영광=뉴스1) 황희규 기자 | 2020-10-10 07:00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아들에게 억울함 풀어준다고 약속했어요. 왜 아들이 숨졌는지 진실을 밝히고 싶어요."
전남 영광의 한 대안학교 기숙사에서 동급생들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중학생 고(故) 김태한군의 아버지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김군 아버지는 10일 <뉴스1>과 통화에서 "국정감사를 통해 국회의원이 해당 학교에 미흡한 부분을 지적해주는 등 저의 억울함을 대변해줘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 학생 3명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으나 성폭행, 폭행에 대해서만 입증이 됐다"며 "왜 아들이 숨졌는지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김군이 숨지기 전 아버지는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아들에게 "억울함을 풀어줄게"라고 약속했다.
아버지는 아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다.

그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됐던 7~8월 1인 시위를 위해 피켓을 들고 전남도교육청과 영광교육지원청 앞을 매일같이 출근했다.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뜨거운 땡볕 아래 피켓을 들고 묵묵히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던 중 아버지는 청와대 누리집(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글을 통해 아들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8월18일에 마감된 청원은 국민 25만명의 동의를 받고 교육부 차관의 답변을 듣게 됐다.

아버지는 "태한이 말이 진실이었다는 것이 이제야 입증되고 있어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고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하늘나라에서는 이승에서의 아픔은 모두 잊길 바란다"며 "이제 신경 쓰지 않고 아빠한테 모두 맡긴 뒤 하고 싶은 거 했으면 좋겠다"고 흐느꼈다.

앞서 김군은 지난 6월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 기숙사에서 동급생 3명에게 여러 차례 성추행과 모욕, 폭행을 당했다.

가해학생들은 기숙사 취침 시간만 되면 김군을 성폭행하고 "부모와 학교에 알리지 말라"는 협박도 일삼았다.

같은달 19일 학교에 신고한 뒤 7월3월 김 군은 입원 중이던 병원 중환자실에서 스트레스성 급성 췌장염으로 결국 숨졌다.

해당 학교 교장은 "교육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학교법인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건 발생 당시 해당 중학교 교장은 정직 3개월, 교감 B씨는 감봉 1개월, 학생부장 C씨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h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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