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코로나 백신 수송, 화물 넘어 항공업계 단비되나

대한·아시아나, 백신 수송 대비 전담 TF 개설
4분기 화물운송 성수기…여객기 개조 등 역량 극대화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20-10-11 06:31 송고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함께 급증할 항공 운송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화물사업본부 내에 백신 수송 업무 전반에 걸쳐 필요한 사항들을 준비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백신 등의 의약품을 실은 특수 컨테이너가 이동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2020.10.7/뉴스1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함께 급증할 항공 운송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화물사업본부 내에 백신 수송 업무 전반에 걸쳐 필요한 사항들을 준비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백신 등의 의약품을 실은 특수 컨테이너가 이동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2020.10.7/뉴스1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운송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연말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운송 역량이 글로벌 백신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화물사업본부 내 화물영업 및 특수 화물 운송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는 향후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함께 급증할 항공운송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대한항공은 TF를 통해 △백신 종류에 따른 보관 온도 확인 및 운송 시 필요한 장비 및 시설 분석 및 확보 △백신 출발·도착·경유 지점의 필요 시설 점검 및 전용 공간 확대 △비정상 상황 대비 안전·보안 절차 재정비 및 모니터링 강화 △직원 교육 등 백신의 수송 전반에 걸쳐 필요한 사항들을 준비 중이다.

백신은 2℃에서 8℃ 사이의 온도에서 운송 및 보관 되어야 한다. 종류에 따라서는 -70℃ 이하의 온도 유지가 필요해 백신 운송을 위해선 항공사의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대한항공측은 "의약품 및 신선식품류의 수송 비중도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연간 총 수송 화물 물량의 10%를 의약품 및 신선식품류가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운송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자사 화물터미널에 약 100톤의 온도조절 화물을 수용할 수 있는 1292㎡ 규모의 냉장·냉동 시절을 보유 중이다. 추후 백신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내년 중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1872㎡ 규모의 신선화물 보관시설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코로나19 백신 운송 준비에 착수했다. 역시 전담 TF를 구성해 해외 지점을 대상으로 백신 보관 특수창고 현황을 파악 중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공항에 온도 조절이 가능한 850㎡ 규모의 냉동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아시아나항공 및 조업사 직원들이 화물기로 개조한 A350 항공기 기내에 수출화물을 탑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뉴스1
지난 9월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아시아나항공 및 조업사 직원들이 화물기로 개조한 A350 항공기 기내에 수출화물을 탑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뉴스1

백신 보급은 국가 안보 문제로 대부분의 백신 생산이 자국 내에서 이루어지고 일부 물량만 항공편으로 국제 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전 세계에 필요한 백신 수송을 위해서는 8000여대의 B747 화물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지난해 6월 IATA로부터 의약품 운송을 위한 자격인 'CEIV Pharma'를 취득한 바 있다. 이는 의약품 항공 화물 운송업체의 전문성을 증명하는 국제표준 인증으로 세계적인 운송 전문가들이 의약품 운송 절차, 보관 시설, 장비 및 규정 등 280여개 항목을 까다롭게 평가해 인증서를 발급한다.

더욱이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백신 화물 운송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경쟁자가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수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인구의 약 절반인 40억명이 코로나19 백신을 2회 투여 받는다고 가정하면 80억도즈의 백신이 수송돼야 하는데 이 중 20%인 16억도즈만 항공편으로 운반된다 해도 1600편의 추가 항공화물 수요가 생기는 셈"이라며 "백신 수송 수요가 글로벌 항공화물 수급에 주는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백신을 포함한 화물 운송 맞춤 전략이 4분기 빛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상 4분기는 화물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이 있는 계절적 성수기로 불린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화물운송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B777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인천~미국 콜럼버스 항로에 투입했고,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세계 처음으로 A350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공급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이 전보다는 하락한 게 사실"이라며 "다만, 백신이 개발되면 화물수요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선점하기 위해 운송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award@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